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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문제다 2] 경인장애인신문의 낯 뜨거운 기사 배껴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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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관련 주간신문 경인장애인신문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경인장애인신문은 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가 그 내막을 추적해 본다. (편집자 주)  

운영난으로 폐간 위기  주간 경인장애인신문(발행인겸 사장 김인종 · 41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
  다소 엉뚱하고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져보자.
  최근 경인장애인신문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히 몰락에 비견되는 경인장애인신문의 시련은 지난해 11월부터 잉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 촉매제로 작용했던 사유는 편집진 감원사태와 그에 따른 인원부족에서 기인한 파행적인 발행, 그리고 언론의 정도(正道)를 벗어난 지면 제작 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경인장애인신문의 기사 베껴 쓰기는 그 정도가 지나쳐 오래전부터 당사자인 장애우들의 지탄을 받아 왔다.
  때문에 경인장애인신문에 대한 장애판의 문제 제기는 다음과 같은 당위성으로 인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즉 장애우 복지를 앞당기기 위해 좀 더 확대된 열린 언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경인장애인신문의 존재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지만 신문이 장애우 현실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왜곡 시키고 있다면 그 신문은 있으나마나한 것이다.
  경인장애인신문 사태를 바라보면서 곤혹스러워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인장애인신문의 지금까지의 행보는 어느 모로 보나 후자의 위상에 근접해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의견을 종합해보면 경인장애인신문을 바라보는 장애판의 일치된 시각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데에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지적이 가능한 배경으로 관계자들은 경인장애인신문이 장애우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장애우 현실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채 창간 됐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그렇다면 경인장애인신문은 어떤 생성(生成) 과정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듯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일까 ?
  최근의 경인장애인신문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그 창간 과정을 추적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인 듯 하다.

<장애우 현실에 대한 이해 전무>

  경인장애인신문이 창간된 건 지난해 5월 3일이다. 인천시 도화동에 5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아파트, 빌라 전문 건설 업체인 한성건설을 운영하고 있는 김인증씨에 의해 창간이 이루어졌다.
   김인종씨는 사고로 한쪽 다리를 다쳐 의족을 착용하고 있는 장애우로 당시 지체장애자협회 인천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었다.
   편집인으로 창간에 참여한 지체장애자협회 인천 지부장 추송근(53세)씨에 따르면 90년 말 김씨가 자신에게 뚜렷한 이유 없이 신문을 창간하자고 해 어려운 실정을 들어 극구 말렸지만 김씨가 해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것이다.
  김씨가 신문 창간에 집착한 이유를 추송근씨는 "사람이 재력이 있으면 명예를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 모르긴 몰라도 김씨가 정치에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같다고 밝히고 있다. 추씨의 설명에 의하면 김씨가 구의원, 시의원, 나중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발판으로 신문 창간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김인종씨는 당시 자신의 재산을 공보처에 낸 서류에서 10억원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창간 당시 김씨의 장애우 현실에 대한 이해는 거의 전무했다고 하는데 "장애우를 단지 도움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밖에 여기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경인장애인신문이 창간호를 낼 무렵 제작에 참여했던 인원은 8명이었다. 편집인 추송근씨와 편집국장 구본영씨 그리고 취재부장 서정철씨는 장애우였고 나머지 5명은 비장애우였다.
  비장애우 직원들 중 사장 김씨는 자신의 친동생인 김모씨를 광고 국장에 기용하고 수양동생인 박모씨를 총무부장에 임명한 후 두 사람이 주축이 돼 신문사를 운영하게 함으로써 처음부터 갈등의 소지를 잉태시키기도 했다.  창간 이후 한 번 발행에 2백만 원을 들여 1만부를 찍어내며 별무리 없는 운영을 해나가던 경인장애인신문은 그러나 11월에 이르러 마침내 위기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일정 한 구독자도 없고 광고 수주도 힘든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때마침 불어 닥친 주택경기 침체 여파가 신문사 젖줄인 한성건설을 휘청거리게 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붇기" 한계를 드러나게 한 것이다.

<장애우 직원 감원시켜?>

  운영이 어렵게 되자 사장 김씨가 자구책으로 취한 조치는 직원감원이었다.
  정확하게 11월 11일 김인종 사장은 편집인 추송근씨를 비롯해 장애우 직원 3명을 일방적으로 감원시켰다. 명분은 "내년에 주택경기가 되살아나면 그때 다시 같이 일하자"는 것이었지만 내용은 사실상 해고였다.
  추송근씨는 자신이 해고된 이유에 대해 "김씨의 측근과의 마찰도 한 이유로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씨의 동생에게 장기적인 발전 계획서를 작성하라고 수차례 지시했지만 불응해 화를 낸 적이 있는데 이 일 때문에 김씨가 자신을 밉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8명의 직원 중 유독 장애우 직원만을 선별해 해고 시키자 경인장애인신문은 한동안 안팎의 비난 사태에 직면하게 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자 김인종 사장은 얼마 안 있어 자신의 두 동생마저 그만두게 함으로써 형평을 지켰다는 사실을 내외에 과시했다.
  그리고 감량 경영을 구실로 비장애우 김상학씨를 편집국장으로 문모씨를 새로 기자로 채용해 단두 사람에게 신문 제작을 떠맡기는 파행성을 연출한다.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이때부터 경인장애인신문의 기사 베껴 쓰기가 본격화 됐다는 것이다. 경인장애인신문사에서 취재부장으로 근무했던 서정철씨는"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생생한 기사를 만들 엄두도 낼 수 없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신문 저 신문에서 기사를 따와 짜깁기 식으로 신문을 제작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경인장애인신문은 월 1회 발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3월 16일 14호 발행 이후 4월 중순 현재까지 후속 신문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편집국장 김상학씨는 "인원 부족과 운영비 확보의 어려움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상학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6월경이면 한성건설이 공사에 들어간 게 마무리 돼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이고 그러면 정상발행을 하게 될 것 같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기사 베껴 쓰기에 대해서는 "원고가 몇 매 모자랄 때 발췌기사를 쓰기 위해 도용하는 정도"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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