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 신체장애인복지회와 30억 천만 땅에 얽힌 의혹 >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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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문제다] 신체장애인복지회와 30억 천만 땅에 얽힌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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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복지단체가 비리의 온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발생한 신체장애인복지회 사태는 관계자들로 하여금 우려를 넘어 개탄을 금치 못 하게 하고 있다. 신체장애인 복지회와 30억 천안 땅에 얽힌 의혹은 무엇인가. 그 내막을 추적해 본다.

<업무집행정지 소송 내>
  6월1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부지원 607호실 이날 이곳에서는 범상치 않은 재판이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다. 사단법인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회장 양성용·49세·이하신장복) 전 이사 임종균씨가 해임에 불복해 신장복 현 집행부를 상대로 업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는데 이날 공판은 그 3차 피고 측 증인 심문이 있을 예정이었다.
  원래 이 재판의 기일은 지난 7월20일 오전 10시30분이었다. 그런데 "돌연한 변수"가 생겨 재판은 연기되었고 연기된 날짜가 바로 이날이었던 것이다.
  재판에 나오기로 한 중인은 자타가 인정하는 신장복 제 2인자 박종우 씨였다.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그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증언에서 작년 9월30일 총회의 적법성을 들어 임씨의 해임이 정당했음을 주장할 것이 분명했고, 예측이 가능한 이러한 박씨의 주장은 재판부에 의해 고스란히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했다.
  어쨌거나 임씨의 해임을 결의한 작년 총회는 적법성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이미 보사부의 인정을 받은 바 있었던 것이다.
  신장복의 입장에서 보면 이 재판은 결코 질 수 없는 재판임이 분명했다. 만약 재판에서 져 업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진다면 결과는 현 집행부의 무조건적인 사퇴는 물론, 재작년 3월30일 총회의 무효화에 이어 작년 총회마저 무효화되는 지경에 처해 2년 5개월이라는 기간동안 신장복이 집행한 모든 사업이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는 심각한 사태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잇단 총회 무효>
  여기서 잠시 이 재판의 배경에 깔린 복잡한 사연을 추적해 보자.  90년 3월30일 열렸던 신장복 정기총회가 무효라는 보사부의 유권해석이 신장복에 통고된 것은 작년7월 16일이었다. 당시 보사부는 천안복지회관 건립 문제와 관련, 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또한 관계기관에 끈질기게 질의서를 발송한 전 평택지회장 김창현(70세)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지역대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된 총회는 무효"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90년 총회에서 선출된 박홍성 회장을 비롯, 6명의 이사와 두 명의 감사는 자동적으로 자격을 잃게 되었다.
  그런데 이에 앞서 7월9일 해병대 대령 출신으로 회장에 선출돼 1년3개월을 재직했던 박홍성씨는 이미 이사들의 회장불신임 결의를 받고 회장직을 사임 한 상태였다.
  김원갑(육사 13기·전한국도로공사사장)이사를 비롯, 5명의 이사와이병화 감사는 서면으로 제출한 회장 불신임결의서에서 회장 박씨가  아침 10시에 출근, 하루종일 신문이나 보다가 퇴근해 있으나 마나한 회장으로  복지회가 마치 자기 개인 회사인양 망하든 말든 회장자리만 지키고 앉아 매월 금1백만 원 가까이 봉급만 타먹고 본회가 적금 들어 논 금 3천만 원을 모두 탕진하였을 뿐 아니라  이사회의 결의도 없이 복잡하고 중대한 천안복지회관 건립문제에 있어 이춘호에게 복지회의 재산권을 대리 행사케 한 행위  복지회관 임대분양으로 발생한 이득을 이춘호 개인에게 몽땅 몰아줌으로써 본회 이득을 완전히 포기한데 대한 책임,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박회장이 법적으로 문제가 복잡한 상태로 회를 이끌고 있으며 공공단체의 리더로서는 경험과 상식이 없는 무능력자임이 확인되었다"며 무자비하게 탄핵하고 있다.
  7월16일 이후 한동안 신장복은 김원갑 회장 권한대행 체제 하에 운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김 권한대행 체제는 처음부터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얼마안가 그 자신도 탄핵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양성용씨가 전권장악>
  신장복 내부에서 쿠데타를 주도한 인물은 당시 서울 지부장을 맡고 있던 양성용 씨였다. 양씨는 신장복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재력을 과시하며 특유의 달변으로 지부장들을 설득해 신장복을 완벽하게 장악하는데 성공하는데, 그 계기는 작년 9월20일 열렸던 임시총회였다.
  작년 9월20일 신장복은 양성용씨의 주도 하에 각도 지부장과 약간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뉴서울호텔 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열었다.
  이날 임시총회는 애당초 공석중인 회장 및 이사선출, 그리고 정관개정 등을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8시간의 난상토론 끝에 비상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총회결과가 원래목적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토의과정에서 내내 집행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날 수습대책위원장에 선출된 이가 바로 양성용씨였다. 형식은 수습대책위원장이었지만 사실상 양씨가 신장복운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양씨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불과 10일 후인 9월30일 정식총회를 열고정관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겸임임원을 선출, 그 자신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각 시도 지부장을 이사로선출한 후 10월11일 보사부에 법인등기까지 마침으로써 향후 사기 행각을 벌이는 데 있어서 신장복을 발판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재판은 전적으로 양성용 회장이 자초한 결과였다. 양 회장은 작년 9월30일 총회에서 본인에게 통고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앞에서 언급한 임종균 이사를 해임시킴으로써 스스로 화를 불러들였다.    임종균씨는 81년 신장복이 창립될 당시 주도적으로 관여한 창립이사였다. 임씨는 잘 알지도 못하는 양회장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해임되자 발끈해 소송을 낸 것이다.

<임종균씨 운영 맡을 것으로 예상돼>
  오전 10시가 지나자 관계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천안 땅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김창현씨, 지난 6월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차 증인심문 때 임씨측 중인으로 나와 작년 총회가 무효임을 주장했던 김아무개씨, 그리고 임씨측 관계자 천아무개씨, 이들은 모두 기자와 익히 안면이 있는 인물들이었다.
  개정시간인 오전 10시 30분이 됐지만 박종우씨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별수 없이 기자는 그 이유를 복도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관계자들을 붙잡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 박종우씨는 왜 안 나타나나?
  "저쪽(신장복을 가리킴) 변호사가 오늘 아침 사임 계를 제출했다고 들었다"
  김아무개씨가 6월22일 공판 때와는 달리 무척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 사임 계를 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저쪽에서 재판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하긴 풍비박산이 났으니 그럴 만도 하지‥‥‥‥"
  - 양성용 회장의 구속과 이번 재판이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다."
  - 재판을 포기했다면 신장복 스스로 작년 총회가 무효라는 것을

신체장애인복지회 어떤 단체인가?

신체장애인복지회는 지난 1981년 10월21일 법인인가를 받아 창립됐다. 창립 당시 회장은 한태연씨로 그는 악명 높은 유신헌법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씨 외에 이응열, 입종균씨등 비장애우 이사 5명이 참여해 모양을 갖춘 신장복은 곧바로 이권에 개입하는데 처음 수익사업은 지하철 자판기 운영이었다.
  당시 이사 임종균씨에 따르면 자판기 운영사업에서 경비 빼고 한달 1천5백만 원의 수익금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어 신장복은 포항제철 고철사업에도 진출, 명의만 빌려주고 현재 1년에 3천만 원 가량을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국전기통신공사에 수의계약으로 용접봉을 납품하기도 해 이권에 혈안이 죄어있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기자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실체도 없는 신장복 산하 중앙재활원을 내세워 (주) 한신유통 연금프라자라는 유령회사를 설립, 전국에 걸쳐 매장을 분양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신장복은 직원구성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노출, 보안사 준위 출신인 김철규씨가 사업부장, 해병대 장기하사 출신인 박종우씨가 사문총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등 회장 이하 복지전문가가 한명도 없는 상태에서 복지회를 운영해 왔다는 것이 다.
  보사부 자료에 의하면 신장복은 현재 12개 지부에 2만5천3백70명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보사부에서도 인정했듯이 보고된 회원 대부분은 등록장애인 카드를 도용한 것으로 회비를 내는 실제회원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정했다는 말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작년 총회는 무효다. 총회 참석인원 조작은 물론 심지어는 서류와 도장까지 위조했다. 이 모두가 양회장 주도 하에 이뤄졌다."
  - 앞으로 신장복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모든 권한이 임종균 이사에게 넘어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임이사의 처리 여부에 따라 신장복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이어진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임이사가 소송에서이길 경우 임이사는 법적으로 신장복의 유일한 이사로 인정받게 돼 나머지 이사 선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데, 이는 사실상 임이사가 신장복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는 권한을 합법적으로 위임받는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신장복의 재판포기라는 믿기지 않는 사태전개는 곧 사실임이 확인됐다. 11시가 지났지만 애초에 잡혀있던 재판은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11시10분경 그제서야 복도에 나타난 임종균씨를 통해서도 기자는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씨가 내민 8월 7일 김호준(부회장겸 부산지부장)씨를 비롯, 각도 지부장 7명이 참석해 연 신장복임시이사회 회의록에는 "현 임원진을 선출한 작년 총회가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법원의 결정에 따라 새로이 총회를 구성하여 하자 없는 임원을 선출하기 위해 소송을 포기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렇다면 신장복 현 집행부는 왜 굴욕을 넘어 치욕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이러한 소송포기라는 최악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최근에 전개된 신장복 사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성용 회장 구속돼>
  신장복의 "아킬레스건"은 양성용 회장의 구속이었다. 지난 7월4일 토요일 양회장은 백주대낮에 사무실에서 검찰수사관에 의해 연행돼 7월14일 사기, 엄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기자가 양회장의 구속 사태를 감지한 것은 양회장이 구속되기 며칠 전인 지난 7월10일이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기자는 이날 열리기로 돼있던 3차 공판을 지켜보기 위해 서부지원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재판이 연기되었다"는 말과 함께"토요일 신장복 사무실에 검찰 수사관이 들이닥쳐 장부를 다 실어가고 양회장을 연행해 갔다"는 말을 관계자들에게서 전해 들었던 것이다.
  기자는 그 말을 들은 즉시 이"돌연한 변수"를 확인하기 위해 성산동 신장복 중앙회 사무실을 찾아갔다. 관계자들 전언은 사실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사무실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양회장은 부재했던 것이다.
  여기서 양회장의 구속사유를 살펴보자. 검찰 수사기록은 양회장이 "양의 탈을 쓴 이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말해주고 있다.
  (양성용은 92년 2월경 위 장애인복지회 서대문지회장으로서 2급 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복도(44세)에게 접근하여 장애인 복지를 위하여 일본에서 대대적 성공을 거둔 산소발생기를 수입, 판매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이미 보사부 승인까지 받고 일본의 특허권자로부터 산소 발생기를 독점 수입하여 통관절차까지 마쳐놓았다 라고 거짓말하며 동 사업추진비용 명목으로 위 김복도가 자신의 집을 담보로 빌린 1억6천만 원을 편취하고,
  91년6월경 위 장애민복지회 도봉지회 장이었던 서준석(36세)에게 북청음료(주)로부터 북청물장수라 는 생수의 총판매 권을 30억원에 따냈는데 전국 생수 공급을 위한 하치장 관리 사업을 하도록 해서 한 달에 5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보장 해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그 사업비 명목으로 1억5천만 원을 편취했다는 것이다.
  또한 92년 4월경에는 회사원인 원동률(44세)에게 경기 연천군 원당리 골재채취 허가를 받아준다며 1억2천만 원을 편취하고, 92년 2월경에는 장애인복지회사무실을 관악구 신림동에서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전하면서 복지회 재산인 종전 사무실 임대보증금 2천5백만 원을 복지회와 관련이 없는 안인식에게 임의로 교부하고, 현 복지회 사무실 을 월세로 얻는 등 장애인 복지회에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기자가 추적해 본 바에 따르면 양회장이 구속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은 신장복 서울시내 지회장 원아무개씨, 전지회장 임아무개씨, 피해자 김복도씨, 그리고 임종균 이사의 관계자 2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 중 임아무개씨는 양회장의 측근으로 현재 서울 암사동에서 장애인복지공단 및 중앙재활원 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양회장이 서대문지회장 자격을 박탈하고 재활원 인가마저 내주지 않자 그동안 크게 앙심을 품어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양회장은 그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믿었던 신장복 내부인의 배신으로 자멸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신장복은 양회장이 연행되기 전 이미 검찰의 내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자가 입수한, 박종우 사무총장을 대표인으로 지부장 및 관계자들의 서명 날인을 받아 신장복이 지난 7월1일 청와대에 발송한 진정서에는 "12개 시 도 지부, 백여 개 지회, 백만 회원들의 여망을 모아 이 진정서를 낸다" 며 "본회는 휠체어 전달 및 장애인생계유지, 사랑의 쌀 전달, 불우장애인자녀 또는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전달, 합동결혼식, 남북한 장애인 걷기 행진의 주최를 맡아 무사히 행사를 마치기도 한 단체" 인데 "지난 4월부터 검찰 수사관 두 명이 본회를 내사하고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며 "아무쪼록 수사를 못하게 막아주길 간청한다" 고 호소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진정서에 나와 있는 양 회장에 대한 평가 부분인데 "양 회장님은 우연히 본회와 관계되어 수많은 피해를 입고도 오로지 음지에서 일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이며 장애인에게 헌신하여 오늘까지 살아온 분입니다. 양회장님은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 가 안 될 많은 금전적 피해를 입고 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운운 하며 양성용 씨를 한껏 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성용은 누구인가?

양성용씨는 지난 91년 1월 당시 서울 지부 운영위원 오아무개씨의 소개로 신장복에 발을 들여놓게 췄다.
  양씨를 구속한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1백5십만 원짜리 전세방에 살면서 특별한 재산이 없음에도 회장이 된 후 기사가 딸린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보좌관 채용, 호텔에서의 잦은 회동과 숙식 등의 생활을 하고 고위층과의 관계 등을 내세우며 대단한 재력가, 실력가로 행세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보사부에 보고 된 양씨의 전락은 대학원 졸, 나병환자 후원최장, 옥전(주) 대요이사, (주)만당건업 대표 등 화려함 일색이다. 그런데 그에 걸맞지 않게 양씨는 80년 업무상 횡령으로 징역2년의 실형을 살고, 85년 사기로 벌금 50만원을 내는 등 11범의 전과가 있는 인물임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양씨는 구속되기 얼마 전에도 (주)복지연합공단을 설립, 이사장겸 회장을 겸임하며 또 다른 사기행각을 벌이려다 이번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임종균씨 정체 불분명>
  기자는 8월 10일 오후 임종균씨를 따로 만났다. 임씨와는 그간 몇 차례나 대면을 가졌지만 그는 자신의 전력에 대해서는 끝내 밝히기를 거부하는 인물이었다. 관계자들도 임씨의 과거에 대해서는 "모른다"로 일관했다.
  기자가 겨우 알아낸 그의 전력은 예전에 대한노인회에 근무했고, 신장복 창립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것 정도였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물어보자 그는 "토건업"이라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한 적이 있을 뿐이다. 그만큼 그는 정체가 불분명하고 베일에 싸인 인물인데, 그런 그가 신장복을 좌지우지하게 됐다는 것은 또 무엇을 뜻하는가,
  - 재판이 왜 이렇게 됐는지 그 간의 과정을 말해 달라.
  "어제(8월9일) 신장복 지부장과 이사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들은 작년 총회가 무효라는 사실을 인정 할 터이니 결자해지 하자고 했다."
  - 사실상 소송에서 이겼는데 소감은?
  "책임감이 무겁다.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내가 신장복을 맡게 되면 돈이 많이 들어갈 것이 분명 하다. 적어도 수천만 원은 있어야 할 텐데 그 돈이 어디서 나나, 그렇지만 당분간은 내가 맡아야 할 것 으로 생각하고 있다."
  - 천안 땅 문제는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
  "현 집행부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천상 내가 해결할 수 밖 에 없을 것이다. 천안 땅은 누가 회장이 되던지 찾아와야 한다.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그 말은 집행부가 개편되면 이춘호 천안 지회장을 해임하겠다는 말인가?
  "이춘호는 모가지다."

<천안 땅 개인소유로 둔갑해>
  이제부터 장애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신장복이 오늘날 이 지경으로 전락하는데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시가 30억원 상당의 천안 땅에 읽힌 이전투구의 내막을 추적해 보자.
  신장복의 천안 땅은 천안시의 요지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맞은편에 있는 대지 739.2평방미터인데 이 땅은 현재 지하굴착공사만 마쳐놓고 있다.
  애초에 이 땅은 장애인복지회관을 짓기로 하고 신장복이 지난 1987년 6월3일 토지개발공사 충남지사와 수의 계약을 체결, 매입한 땅이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5년여가 지난 현재, 이 땅의 소유자는 엉뚱하게 개인인 이춘호(48세)씨로 둔갑돼있다. 천안시 등기부등본에 의하면 올해 6월22일 자로 이춘호씨가 이 땅의 소유권을 획득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우 복지를 위해서 쓰여져야 할 복지회관 부지가 개인에게 넘어가게 되기까지의 과정상 절차가 앞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기자가 천안 땅 문제로 인해 신장복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지난 4월초이다. 우연히 지난해 보사부 국정감사 자료를 정리하다 기자는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김창현씨가 천안 땅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보사부에 수차래 진정을 낸 사실을 발견했다.
  그 날 이후 기자는 자세한 내막을 파악하기 위해 김씨의 연락처를 수소문했는데 노력이 헛되지 않아 5월9일 기자는 서울 조선일보 사옥 뒤 한 지하다방에서 김씨와 대면할 수 있었다.
  당시 김창현씨는 자신이 "복지회가 땅을 팔아먹지 말고 그 자리에 복지회관을 짓게 해 달라고 진정을 냈다"며 "그 땅 때문에 하대생 복지회 전회장이 구속돼 있고, 자신이 작년 4월27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 이사, 회장 이 다 물러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좀더 자세한 내막은 지금은 밝힐 수 없고 다음에 얘기해 주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한 후 자리를 떴다.

  기자는 김창현씨와 헤어진 후 오후에 성산동 신장복 중앙회 사무실을 찾았다. 거기서 사무총장 박종우씨를 만나 천안 땅에 얽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날 박씨의 설명에 따르면 "천안 땅은 이출호씨 물색-신장복 위임-이춘호씨 계약-이출호씨 돈 끌어들여 공사의 단계를 밟은 땅으로 중앙회에서 땅을 구입하는데 돈 한 푼 안 댔기 때문에, 명의는 복 지회로 되어 있지만 실제적인 모든 권리는 이춘호씨에게 넘어간 상태" 라는 것이다.
   "이춘호씨가 끌어댄 돈에 대한 이자만 해도 수억 원에 이를 것" 이라고 밝힌 그는 "건물을 지어서 팔아야만 문제가 해결되지 임대 정도로는 문제해결 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그만큼 채권자들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김창현씨 관계여부를 묻자 그는 "한마디로 김창현씨는 골치 아픈 존재"라며 "김씨가 최초  계약금을 자신이 냈다고 주장하며 땅의 반을 내놓으라고 여러 번 민사소송을 냈지만 번번이 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돼 패소한 바 있다"고 말했다.
  "천안 땅은 복지회관을 짓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토지개발공사에 의해 환수되는 땅이기 때문에 개인이 반을 내 놓으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말미에 "천안 땅이 현재 환수냐 짓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힌 그는 "짓게 될 경우 당연히 복지회 재산으로 편입될 것"이라고 말해 앞에서 복지회가 실제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애기했던 것과는 달리 짓고 난 뒤 권리를 행사할 의도를 분명하게 밝혔다.

<건물 지으면 1백억 원 이상 호가>
  기자는 6월3일 천안에 내려가 이춘호 지회장을 만났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신장복이 토지개발공사와 체결한 환매특약계약이 정확하게 5년이 지나, 마침내 해지되는 날이었다. 환매특약 해지는 이날 이후 땅의 소유권이 온전하게 이씨에게 넘어간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여기서 이씨와 나눈 대화내용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이씨가 어딘 인물인지를 알아보자.
   기자의 눈에 이춘호씨는 장애우 복지를 빌미로 자신의 부를 축적한 전형적인 복지사업가로 비쳐진다. 그는 한쪽 팔이 없는 장애우로 초등학교 중퇴가 최종학력일 정도로 배우지 못했지만 특유의 수완을 발휘, 천안시내에서 여러 개의 개인 사업체를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장애우복지를 내세워 한 노파에게서 약수터를 넘겨받아 지금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회장이 된 후 초창기에는 기업체와 관공서에 장갑, 식료품 납품을 도맡아해 재미를 보기도 했다. 87, 88년에는  역시 장애우복지를 위해 수익금을  쓴다는 명분 하에 독립기념관 쓰레기 수거 용역을 따내 용역회사를 설립, 직접 운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가히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그는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사기, 폭력 등 전과가 20범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기자를 놀라게 했다.
  그의 특별한 수완이 절정에 이른 것이 바로 천안 땅 매입과정이다. 그는 자신의 자랑대로 단돈 70원짜리 우표 한 장으로 시가 30억원 상당의 땅을 소유하게 돼 저력을 유감 없이 발휘한 것이다.

  다음은 이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땅은 어떻게 매입하게 됐나?
  "처음 지회장으로 발령 받아 임대료도 없이 가까스로 사무실 한 칸을 빌려 썼는데 결국 쫓겨났다. 그때 기필코 내 손으로 회관을 지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래서 신문 기사를 보고 토지개발공사에 공문을 보냈고 땅을 매입하게 줬다"
  - 땅 소유자는 복지회가 아닌가, 결코 개인에게 넘어갈 수 없는 땅으로 알고 있는데,
  "복지회 명의로 돼 있지만 내 돈이 10억 원 이상 투자돼 있는 상태이다. 중앙회는 땅에 관한 한 권리 가 없다. 그래서 내 이름으로 가등기해 놓은 것이다. 현재 중앙회는 대가로 9천5백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 돈만 준다면 별 탈치 없을 것이다"
   - 땅 때문에 빛을 많이 진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의 액수인가?
   "13억원 가량 된다. 이 빛은 환매특약이 해지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은행융자를 받아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 논 상태이다"
   - 땅 문제로 인해 검찰에 구속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토지개발공사와 계약을 체결할 87년 당시, 계약금이 없어서 대전 시내 현직 경찰인 표순서라는 사람에게 2천9백만 원을 빌렸다. 돈을 꾸어올 때 3개월 내에 갚겠다는 차용증서를 써줬는데 결국 갚지 못했다. 그러나 표씨는 별말이 없다가 89년 7월내가 소유권 이전 가등기를 하자 나를 찾아와 돈 2억원과 집 한 채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사기죄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거부하자 이번에는 사람을 보내 공사권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표씨가 내건 요구조건인, 3억원을 현찰로 주고 땅에 관한 권리를 양도한다는 각서에 내가 도장 찍기를 거부하자 그는 나를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6개월여 수감돼 있다가 병보석으로 나왔다. 이때 받은 충격으로 한쪽 눈이 멀어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
  - 김창현씨는 땅과 어떤 관계가 있나?
  "그는 토지브로커다. 수차래 소송을 냈지 만 뜻대로 안되니까 요즘은 귀찮게 안 할 테니까 1억원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그 근거로 각서를 내세우고 있지만 나는 각서를 써준 적이 없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달라.
  "빚을 갚고 난 뒤 임대보증금을 미리 받아 건축을 강행할 생각이다. 지하 3층 지상 8층의 빌딩이 완공되면 건물 자체는 시가 1백억 원 이상을 호가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내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씨는 어이없어 하는 기자에게 한술 더 떠 자신이 직접 "복지법인을 만들어 땅을 자신의 법인 재산으로 이관시킬 방법도 구상중이다"라고 치밀한 계산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의 사기극>
  이쯤에서 자료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신장복의 천안 땅에 얽힌 복잡한 내막을 재구성해 보기로 한다. 그 내막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 문제가 장애우 복지를 빙자한 한 편의 사기 극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지난 1987년 3월, 당시 신장복천안지회장 이춘호씨와 천안지회운영위원장 김창현씨는 토지개발공사 충남지사에서 고속버스터미널예정지 부근의 땅을 공익법인에 수의계약으로 싸게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을 접하게 된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서둘러 매입을 추진, 중앙회의 승인을 얻어 법인 등기부등본, 정관 등을 동봉해 토지개발공사에 매입의사를 밝혔다.
  이 해 5월1일 토지개발공사는 땅을 신체장애인복지시설용지로 못 박고 대금 2억6천8백22만7백 원에 신장복에 매도하여 주겠다는 공문을 중앙회로 보내 땅을 둘러싼 내부의 이전투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당시 땅을 매입할 자금이 없었던 중앙회는 곧바로 용지매입 권리를 충남지부장 김종래씨에게 위임, 처음 분쟁이 촉발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춘호씨 주장에 따르면 앞에서 언급한 대로 자신 또한 계약금이 없어 표순서씨에게 돈을 빌려 김종래씨를 찾아갔는데 자신이 계약용 인감을 떼 줄 것을 요구하자 김씨가 대가로 5천만 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발끈한 이씨는 명패를 집어던지며 김씨와 한바탕 싸움을 벌였고, 김씨의 거부로 계약체결은 무산되는 듯했다. 이때 중재자로 나선 인물이 바로 김창현씨였다. 김창현씨는 자신이 계약체결의 당사자로 나서겠다고 이춘호씨를 설득한 후, 나중에 복지회에 찬조금 5천만 원을 주기로 하고 역시 김종래씨를 설득, 이 해 6월3일에 계약체결을 성사시킨다.
  이 과정에서 김창현씨는 김종래씨와 이춘호씨에게서 각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김창현은 토지대금을 대위지불하고 복지 회에서는 김창현에게 우선 법적인 절차를 이행하여 주고 그 후 소유권 이전 등기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수속을 해 주기로 한다는 것 등이다.
  이 각서를 근거로 김창현씨는 현재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춘호씨는 이 각서에 도장을 찍어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개발공사와 땅 대금을 6회 나눠 내기로 계약을 체결한 이춘호씨는 할부금을 내야할 날이 다가오자 곧바로 땅 매각을 추진, 이해 8월19일 중앙회 사무국장인 라용수씨와 공모해 회장 한태연씨에게서 땅에 관한 모든 권리 일체를 양도한다는 위임장을 받아내, 9월8일 천안에 거주하는 부동산업자 이석래씨에게 4억1천만 원을 받기로 하고 땅을 미등기 전매한다.
  이는 "부동산 및 기본재산을 처분할 때는 총회의 3분의 1의 승인을 얻어 주무장관의 허가를 받아야한다"는 신장복 자체 정관 28조를 스스로 위반한 것으로 두고두고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땅이 미등기 전매된 후 그 후의 사태전개는 그야말로 진흙탕을 연상시킨다. 당일 이석래씨에게서 계약금 5천만 원을 건네받은 이춘호씨는 토지개발공사에 2회 할부금 4천7백90만원을 불입하고, 얼마안가 중도금 6천만 원을 받아 사무국장 라용수씨에게 수고비조로 4백만 원을 건네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횡령한다.

  땅을 매수한 이석래씨는 할부금을 불입하고 88년 7월5일 다시 토지의 반 111평을 역시 부동산업자이일선씨에게 2억5백만 원을 받기로 하고 미등기 전매, 영문도 모른 체 땅을 산 이일선씨는 곧바로 할부금 5,6회분 8천1백52만3천원을 계약금을 대신해 토지개발공사에 불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석래씨와 시비가 벌어져 이석래씨는 이일선씨의 고소로 이 해 구속돼 징역 10월의 형을 언도 받음으로써 가히 점입가경의 극치를 이룬다.
  88년 11월26일 신장복 한태연 회장이 당시 송인학씨 등 장애우들 의 중앙회 사무실 농성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로부터 3일후 하대생씨가 2대 회장에 취임하는데 그는 땅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또 다른 진흙탕 다툼 예고>
  89년 4월26일 뒷전에서 구경만 하던 이춘호씨가 다시 전면에 나섰다. 그의 재등장은 또 다른 평지풍파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그는 살펴보아서 알 수 있듯이 땅값을 치르는데 자신의 돈은 단돈 1원도 보태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땅의 소유권을 주장, 이날 역시 부동산업자 현광인 씨에게 3억2천6백만 원을 받기로 하고 토지의 반 112평을 또다시 미등기 전매하는 것이다.
  그의 비상한 머리가 진가를 발휘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인데 그는 현씨에게서 땅값을 받아 처음 매수자 이석래씨와 접촉, 5억원을 변상해 주기로 합의하고 우선 2억6천만 원을 건네줌으로써 6월 26일 이석래씨에게서 땅을 포기한다는 포기 각서를 받아낸다.
  이춘호씨는 이 각서를 곧바로 하대생 회장에게 제출, 하대생 회장은 이사회도 열지 않고 7월 18일금 5억원에 한국신체장애인 복지회를 매도인으로, 이춘호씨를 매수인으로 하는 부동산 매매 계약서에 서명 날인한다. 그리고 당일 이씨에게 소유권 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준다.
  당시 하대생 회장이 이씨에게서 돈을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 의 여 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 한 사실은 하대생 회장이 이춘호씨와 사전에 공모해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 증거는 그 후의 사태전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89년 10월 이춘호씨는 매매 계약서를 근거로 신장복을 상대로 천안지원에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는데 당사자인 하대생 회장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10월 6일 복지회 전 직원을 해임시키고, 각 도지부에 업무중지와 동시 잠정폐쇄한다는 공문을 발송한 후 일방적으로 중앙회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해 버린다.
  이 틈을 이용, 이춘호씨는 일사천리로 소송을 진행시켜 신장복이 재판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90년 4월 3일 승소판결을 받아내는 것이다.
  3대 회장에 취임한 박홍성씨가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하고 90년 5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동년 7월 13일 박 회장 역시 뚜렷한 이유 없이 이춘호씨와 합의취하 함으로써 사실상 땅의 소유자는 이춘호씨로 굳어진다.
  이로 인해 박 회장은 이사들에게 불신임 당해 회장직을 사임해야 했는데 그 전말은 앞장에서 살펴본 내용 그대로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유야 어찌됐든 법원이 이춘호씨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천안 땅을 둘러싼 신장복 내부의 이전투구는 일단 마무리됐다. 그러나 그렇다고 상황이 완전히 끝났다고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무엇보다 이권에 눈독을 들인 관계자들이 순순히 물러날리 만무이기 때문이다.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김창현씨는 7월27일 소유권말소예고등기를 해놓고 다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표순서, 현광인씨 등 부동산 업자들도 땅을 가압류해 놓고 여차하면 소송을 할 채비이다. 신장복 새집행부의 핵심이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임종균씨도 땅을 찾아오겠다고 벼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임씨는 사태전개에 따라서는 이춘호씨를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강경한 대웅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춘호 씨는 "땅을 빼앗기면 현장에서 몸에 기름을 뿌리고 분신 자살할 것이다"라고 배수진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현 상황을 폭풍전야라고 규정 할 수 있는데 대응여부에 따라서는 또 다시 진흙탕 설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현행 제도 사기꾼도 복지회 회장할 수 있어>
  한편 감독기관인 보사부 재활과는 땅 문제에 대해 시종일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문제 해
결의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보사부 재활과는 89년 8월 21일 김창현씨의 진정서에 대한 회신에서 "관계법규에 의하면 법인재산의 처분은 주무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으므로 법인에서 임의로 처분할 수는 없으니 귀하가 걱정하시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기자가 땅이 이춘호씨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김 아무개 법인담당은 "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어쩔 수없이 우리도 승인을 해줘야 한다"며 "사적거래가 행정지도보다 우선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보사부는 전혀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누더기처럼 범죄행위가 덧씌워져 갈기갈기 찢어지고, 처음부터 그랬고 역시나 장애우 복지와는 관계없이 개인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신장복의 천안 땅에 대한 언급은 이 정도에서 그치기로 하자.

  말미에 기자가 지적해 보고 싶은 것은 왜 장애우 복지단체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고, 이런 파행적인 현상이 근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의 제기이다.
  다른 어떤 사안보다도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첫째이유로 장애우 복지단체가 운영만 잘하면 막대한 이권이 보장되는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인식이 이 사회에 팽배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후원금, 수익사업을 겨냥하고 사기꾼들이 벌떼같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 보사부의 무사안일행정을 들 수 있다. 최근신장복 사태에 대한 보사부 재활과의 입장은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즉 법인해산 조치를 취하면 지부에서 반발해 집단 민원소지가 생길 것이 분명함으로 섣불리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사부의 이런 인식은 제도상 원점으로 연결돼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기도 하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법인의 임원선출은 승인사항이 아니라 보고사항이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사기꾼도 신분을 속이고 어엿한 장애우복지단체 회장으로 행세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민법상 금치산자가 아니면 전과가 수십 개씩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결국 잘못된 제도가 사이비 복지사업가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장애우 복지단체의 임원만은 흠이 없는 깨끗한 사람으로 채워져야 한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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