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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마당] ㅈ회장은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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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우의 정치세력화"
  연말 대통령 선거라는 상황을 앞두고 다시 떠올리게 되는 말이다.
  장애우 복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애우의 정치세력화가 필수적인 선결과제라는 전제에는 누구나 다 동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너무나도 당연한 주장도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됨됨이에 따라 반응과 결과가 달리 나타나는 지, 어느새 장애판에서 빛이 바래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모 장애인 협회의 ㅈ아무개 회장을 들 수 있다. 그는 그간 공개석상에서 장애우의 정치세력화를 단골 메뉴로 되풀이한 바로 그 장본인이다. 그 햇수만 따져보아도 벌서 수년 째에 이를 터인데 시쳇말로 ㅈ회장의 말빨이 도무지 먹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ㅈ회장 자신이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 모르는 체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ㅈ회장에 대한 그간의 장애판의 평가는 부분적으로나마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여러 가지 상반된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세한 평가는 한마디로 ㅈ회장은 장애판 이라는 저수지에서 놀 물고기가 아니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지난 행태와 뱃심, 그리고 웅대한 야망을 보건대 그는 좁은 저수지가 한없이 갑갑할, 그래서 정치판이라는 더 큰 대해를 꿈꾸며 어찌됐든 거기서 활개쳐야 할 그런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기자가 거의 욕설에 가까운  일부의 부정적인 평가를 무시하고 이런 과분한 칭찬을 늘어놓는 데에는 나름대로 까닭이 있다. 기자 또한 같은 장애우로서 행여 있을지도 모를 ㅈ회장의 비참한 몰락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충정의 발로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ㅈ회장은 왜 장애판을 떠나야 하는 것인가?
  여기서 최근의 일들을 중심으로 생각나는 대로 그 이유를 몇가지만 언급해 보자. 작년 11월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앵벌이 사태"가 일어났다. 그 계기를 제공한 이가 바로 ㅈ회장 자신이고 보면 그에 따른 책임도 당연히 ㅈ회장 자신이 져야 했다. 그러나 ㅈ회장은 정부에 의해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책임회피에 급급했고, 영세 장애우들의 애절한 사과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로 그는 자신의 사무실이 점거 당하고 자신이 위해서 일한다는 장애우들에게서 구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 상황이 그쯤 됐으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올바른 길임에도 ㅈ회장은 한동안 대리인을 내세운 후 채 육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복귀하는 뻔뻔스러움을 태연하게 자행한 것이다.
  ㅈ회장은 다시 회장으로 얼굴을 팔고 다니면서 그간의 사태에 대해 일언반구의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분 아니다. 그는 작년 사태 때 일부언론에 보도돼 세인들을 놀라게 했던 자신의 열 번이 넘는 사기, 폭력 등의 전과 사실에 대해서도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결정적으로 장애우들을 기만했다.
  ㅈ회장의 전과 사실은 많은 장애우들을 우울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의 전과는 어느 모로 보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서 얻은 별이 아니었다. ㅈ회장 개인이 이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한 범죄 행위와 연관된 별이었던 것이다.

  그의 별을 두고 주변의 비장애우들은 "장애우 단체의 장은 사기꾼이 하는 거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때마다 많은 장애우들은 쥐구멍을 찾고 싶을 정도로 수모를 맛보아야 했던 것이다.
  이밖에도 ㅈ회장은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뒤집는 어이없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ㅈ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장애우의 정치세력화를 역설하면서 자신의 단체를 비롯 "장애인이 직접 이끄는 단체가 장애인 복지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비장애우가 회장으로 있는 복지 체육회와 재활협회 등 법인단체를 비난해 왔다.
  그런데 작금에 이르러 ㅈ회장은 보사부 재활과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진, 그가 그토록 경원해 마지않았던, 태반이 비장애우가 회장으로 있는 법인 단체의 협의체인 "장애인 복지단체 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함으로써 어느 쪽이 그의 진심인지 의문을 품게 하고 있는 것이다.
  ㅈ회장의 이러한 시류에 영합하는 처세술은 최근에 이르러 다시 파문을 불러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술제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물론 대선을 앞두고 그의 지난 행태에 비추어 정치권과 연결된 그의 또 다른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들려오는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그의 단체는 우선 "말 많은" 예술제의 10월 개최를 예정해 놓고 있다고 한다. 예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수입을 놓고 이벤트 업자와 나눠먹는데 따른 비난이 일자 이번에는 업자를 임시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예술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예술제 개최와 관련해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예전과는 달리 정무장관실에서 민간행사의 대회장을 왜 정무장관이 맡아야 하느냐며 예술제의 대회장을 맡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명해 적잖은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ㅈ회장의 정치권과 연결된 행보는 아직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87년 당시 공개적으로 여당후보를 지지해 반대급부를 챙겼던 그의 성향을 볼 때 이번 대선 역시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장애판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ㅈ회장은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그가 품고 있는 의중이 무엇보다 궁금하지만 여기서 더 이상 ㅈ회장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문제의 본질은 이런 부차적인 것들이 아닌 과연 ㅈ회장이 장애인들을 대표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으로 모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해답은 다른 누구보다 ㅈ회장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명예로운 퇴진인가. 아니면 몰락인가. ㅈ회장이 선택해야 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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