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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편집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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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난은 특히 독자 여러분의 난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이나 건설적인 비판 등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담없이 적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함께걸음" 탄생은 퍽 이나 의미를 갖는 일이라 하겠다.

"빈 의자"라는 노래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원초적으로 외롭고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생각할 때 남에게 빈 의자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아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를 표현하고 나를 이해해 주기 바라면서도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는 인색한 것이 요즈음 우리들이다. 이제는 그런 얄팍한 이기심에서 벗어나 보다 큰 자아형성을 위해 아픔을 겪어내고 알을 깰 때라고 본다.

그리고 꿈을 가지자.

현재는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지만 미래는 우리에게 뿌듯한 기쁨과 보람을 가져다 주리라는 소박한 꿈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묵묵히 한 걸음씩 걸어가는 그런 것이 우리에게 제일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애인들과의 만남은 다시 한번 나의 자리를 찾아서 반성할 수 있도록 해준 좋은 계기였다고 본다. 천천히 걷더라도 함께 걷기를 희망하는 모든 친구들에게 "함께 걸음"은 빈의자, 즉 좋은 벗이 되었으면 한다.

경제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드릴 수 없지만 장애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띄워본다.

「참 좋은 세상을 꿈꾸는...」함께 걷는 모든 분들의 꿈과 저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구에서 작은꼬마



편집부 여러분들께

우리 장애인들을 위해 오늘도 얼마나 노고가 많으신지요.

다름이 아니옵고 장애인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밀알들 교육지를 읽고 이곳 지역 사람들만 알고 있기에는 그 사랑과 희생과 행복과 기쁨이 너무 아까워서 알려 드리려고 펜을 들었습니다.

저희 마을에는 관절염으로 인하여 목, 어깨, 허리, 엉덩뼈는 물론이고 팔 다리의 관절과 손가락과 발가락의 작은 관절 하나까지 모두가 마치 막대기처럼 굳어서 언제나 누워 살 수 밖에 없는 청년이 살고 있어요.

금년 81세 되신 노모 한 분과 같이 살며 노모의 보살핌을 받고 살았는데 노모께서 빙판에 넘어져 환자를 더 이상 보살필 수 없을뿐더러 노모마저 누구의 보살핌이 있어야 할 형편에 놓였지요. 청년은 밥도 떠 넣어 주어야 받아먹을 수 있고 소변은 물론 대변까지도 자리에 똑바로 누운 채로 보고있고, 항문까지 닦아주어야 하는 등 하나에서 열까지 누구의 보살핌이 있어야 한답니다. 거기다가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나라에서 주는 양곡을 지급 받아 두 모자가 겨우 생계를 이어 갔습니다.


그런데 청년의 그런 소식을 기독교 방송을 통하여 들은 이금안 이라는 아가씨께서 청년에게 일생을 희생하겠다며 서울에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청년이 병석에 누운 지는 18년째라고 하며 이금안 씨가 이 가정에 온 지는 6년째가 되었다고 해요. 이금안 아주머니께서는 이곳에 온 동기가 첫째는 자기 자신을 이 땅위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하며 이렇게 자신의 힘으로는 더 이상의 생존이 불가능한 사람을 보살피는 일이 우리들 건강한 사람들의 일이고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이금안씨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할 것 같아서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이금안씨 께서는 이곳에 와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려운 고생을 하였답니다. 집을 비우고 밖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하청업체로부터 일감을 가져다가 이른 새벽부터 밤 12시가 넘도록 일을 해야 천원 벌이 밖에 되지 않은 일도 수없이 하였고 아기를 업고 한약을 구하러 나섰다가 머리에 고드름이 달리고 아기가 동상에 걸리기까지 고생해 가며 약을 구해 다가 청년에게 주고 비탈진 산에 올라가 땔감을 구하여 아궁이를 지피고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해서 닭, 토끼, 개를 길러 그것들이 다 자란 후엔 돼지를 구입하여 기르고 해서 생계를 꾸려 가고 있지요. 하지만 그 아주머니의 얼굴은 항상 미소가 가득하고 기쁨으로 넘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금안 집사님의 가정이 마을에서 제일 화목하다는 말들을 하고 있을 만큼 화목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는데 그들을 마치 가족처럼 친절하게 대접해 주고 있어서 전국에 있는 많은 장애인들로부터 끊임없는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어떤 장애인들은 이금안씨와 한 자리에 모여 살면서 함께 일을 하자고 부탁해 오기도 한다더군요.


이분 내외는 결혼식을 올렸다고 해요. 그리고 마을에 주부들이 어떤 생활고로 남편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다가도 이금안씨를 생각하면 그런 짜증을 금방 버리게 된다고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갖은 고생을 해서 약간의 자금이 마련되면 양로원이나 재활원 같은 데도 가끔 방문하고 있지요.

저희 마을에는 조그마한 사찰이 있는데다가 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2명밖에 없었는데 이금안 집사님이 이곳에 오심으로써 현재 마을 전 가구의 절반 정도가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보사부 장관을 비롯하여 몇몇 기관으로부터 표창장도 받았다고 해요.

더 많은 얘기가 아직도 많지만 생략하고 시간 허락하신다면 이금안씨를 방문하여 취재해 주셔서 이 사랑을 교육지에 실어 많은 장애인들에게 또 다른 소망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앞으로 「함께 걸음」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수철 (전북 옥구군 옥산면 쌍봉리 1구)



예기치 않게 참 좋은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잡지 "함께 걸음"이란 책이름은 지체자유자(?)인 나에게도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친구의 얘기를 통해 비로소 나는 나 자신이 그동안 단지 지체자유자였을뿐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장애인이었다는 소중한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 장애인라고 말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우리 인간이 늘상 범하는 오류의 바탕에는 항상 모든 현상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를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시야로부터 연유된 것이 많은 듯하다.


이러한 인간의 피상적인 시야와 피상적인 사고방식은 결국 육체적인 장애만을 장애로 보고 그들에 대한 정상인으로서의 우월감을 "값싼 동정"으로 포장해서 선심을 쓰는 척 하려는 정신장애인들을 많이 양산해 놓았다.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보지 못하는 눈뜬 장님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감은 눈으로도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감은 장님이 오히려 비정상인으로 간주되어 동등한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정상인"과 엄연히 구분되어지는 "제외된 인간" 으로서 지체자유자 편의 위주로 만들어진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동정이나 받으며 살아가야하는 현실은 실로 커다란 오류가 아닐 수 없다.


신체 장애는 단지 "불편함" 그 자체일 뿐이지 그것만으로 단순한 동정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모습만으로 그사람들을 비하시켜 보려는 소위 정상인들의 지체부자유자들에 대한 인식의 개선도 중요 하지만, 지체장애인들 스스로도 자신들을 정상인들과 은연중에 구분지어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분을 깨뜨림으로써 비로소 그들은 지체자유자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고, 그러한 자신감은 곧 우리모두가 추구하는 동등한 인격적 가치를 쟁취하기 위한 노력에 초석이 되어 줄 것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지체부자유자도 지체자유자도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단지, 우리 스스로가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닫지 못함으로 해서 우리는 이따금씩 아픔을 느끼게 되고, 그러한 아픔들로 인해 참 좋은 세상을 목마르게 소망해 보게 되는 것이다.

"함께 걸음"과 더불어 좋은 친구의 꿈이 알알이 영글어 이 사회의 밝은 햇살로 모든 이에게 골고루 내리쬐이길 기대해 본다.

/김주분 (서울 동작구 상도 2동 358-18)



미국은 장애인을 위한 제도와 장치가 무척 잘 돼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피상적으로 보고 느낀 것이지만 모든 종류의 권리와 혜택을 일반인들과 똑같이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건물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밴(Van)이라는 차가 정기적으로 학교를 순회하면서 장애를 입은 학생들을 태워다 줍니다. 이 차는 휠체어를 탄 사람의 경우 거의 움직이지 않고 앉은 채로 기계로 끌어올려 차에 태워집니다.  어떤 학생은 개인적으로 이런 장치를 자기 차에 설비하여 타고 다니기도 합니다.

특히 저희가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은 학교 내와 시내에서 어디든지 주차가 가능한 장애인을 위한 허가증 (Handicapped Permit)이라는 주차증서입니다. 학교가 넓고 큰 만큼 학생들이 많아 낮에는 거의 주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차를 멀리 세워두고 자전거로 이건물 저건물 다니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 허가증(Permit)이 있기 때문에, 아주 복잡하여 장애인을 위한 주차장소 (모든 주차지에 이 장소가 반드시 몇 군데 있습니다.)까지 찰 경우를 제외하고 쉽게 주차할 수 있습니다.


또 현재 저희는 학교안 주거지(Village)에 살고 있는데 이 주거지 (Village)를 배정 받을 때만해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배정 받을 수 있는 순번이 40위 정도로 매우 늦어 주거지 관리소(Housing Office)에서 절대로 집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싸고 넓은 학교안 주거지 (Village)를 원했지만 훨씬 비싸고 좁은 학교 밖 아파트를 얻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 다시 찾아가 핸디캡이 있음을 밝혔더니 몇 달이 걸린다던 주거지(Village)가 며칠만에 배정되었고, 또 2층이라는 소식에 1층을 달라고 했더니 즉시 그 자리에서 바꾸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1년여 몇 백불을 절약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은 한국의 "학생 기숙사" 와는 전혀 다릅니다. 꽤 깨끗하고 넓은 아파트와 비교될 정도로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환경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또한 한국도 장애인들이 속히 이러한 권리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여러 가지 설비가 갖추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장애인" 의 더욱 적극적인 활동과, 더 넓은 사회 참여와, 더 높은 목소리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숨은 희생과 기도가 이날을 앞당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장애인을 위한 좋은 제도와 설비는 장애인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일 뿐 임을 암니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장애인이나 일반인이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속에 내재한 아픔(complex)를 해결하고 인간관계의 평등을 성취하기 위하여 경험적인 지표를 이 사회에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주 : 이 글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창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시다 지난해 미국으로 유학가신 이태명·이혜란씨 부부가 본 연구소에 보내온 편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태명, 이혜란 (Lee Hyeran 300-12 Diamond Village Gainesville FL 32603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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