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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1] 장애인올림픽은 얼굴마담인가?

본문

수영선수들의 경우 삼육체육관에 50M 수영장이 없어서 안양의 삼성국민학교로 가는데 바닥이 울퉁불퉁한 시멘트라서 선수들의 무릎이 까지기도.

IOC 총회에서 "써울 꼬레아" 가 불려지고 나서 들떴던 서울올림픽의 성화도 꺼지고, 시내 곳곳엔 곰두리가 초라하게 서 있다. 그 나라 복지수준의 척도로 볼 수 있는 장애인 복지 분야로서 장애인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이다. 장애인 올림픽대회(Paralympics)는 일반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4년마다 올림픽 주최국에서 함께 개최하기로 돼있는 관례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제 8회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의 시작은 꽤 오래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의료목적으로 실시되어온 후 영국의 구트만 박사가 장애인 치료와 재활에 스포츠의 탁월한 효과를 밝혀낸 후 상이용사를 중심으로 1984년 제 4회 체육대회를 영국에서 연 이래로 1960년 제 17회 로마올림픽에서 제 1회 장애인올림픽이 시작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모두 7회에 거쳐 대회를 진행해왔다.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힘차게" 라는 구호가 보여주듯 장애인 올림픽은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이며 한계를 뛰어넘는 감격의 장이다. 스포츠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것 보다는 스포츠를 통한 인류공존의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라 볼 수 있다. 극복의 대잔치, 도전자의 결단이므로 "장애인 올림픽은 일명 복지올림픽" 이라 보기에 충분하다.
그럼 장애인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후 우리의 준비와 진행상황은 어떠햇는가,
1984년 6월 4일 서울장애인 올림픽대회 조직위원 (SPOC, 이하 조직위로 부름)가 재단 법인체로 설립되었다.
10월 15일에서 24일까지 열리는 대회개막식에는 서울올림픽 때 공연된 작품 7개, 장애인들의 작품 2개로 구성된다. 대회기간 중에는 장애인작품전시회, 장애인 연극공연 등 행사와 ICC총회 등 국제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성화 봉성도 주자 280명 가운데 휠체어 주자 88명을 포함하여 장애인 주자 192명이 참가하여 마니산에서 김포가도→여의도→시청→서울역→삼성교를 거쳐 주경기장을 이어진다.
이번 대회는 소련·중국·유고·폴란드·헝가리 등 65개국이 참가하게 되며 선수·임원·국제기구요원·경기기술임원·보도진 등 모두 5,523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3억 장애인의 마음과 마음을 묶을 이번 대회의 준비 과정을 세부적으로 짚어보기로 하자.

 Ⅱ
△ 훈련소 : 시각장애인복지관·보훈병원·삼육재활원·홀트복지회관·정립회관 등에 분산되어 훈련 중이다. 3∼4월의 평가대회를 통해 선발된 245명의 선수들은 10월 10일 까지 합숙강화훈련을 받게 된다.
△ 코치, 감독진 : 대한체육회·산하단체·특수학교들 중에서 선발됐으며 전체 코치는 30여명이다. 보수는 감독이 45만원, 코치 35만원, 보조코치 24만원이다. 여기서 보조코치는 선수촌 훈련도중에 입촌을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출퇴근을 하기도 한다. 장애인 스포츠에 접근해 보기는 극히 적다.
△ 좌석표 : 판매수량은 47,000매로 이중 휠체어 석은 200매이다. 1인에 5매 이내로 구입가능하며 이중 휠체어 석은 3만원에 보조자 1인 2만원이다. 극히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10월 1일의 판매실적 47,000석 중 2만2천 석이, 10월 5일 에서야 개폐회식 입장석이 매진되었다. 이중 1/4은 4당과 기업체에서 구입해서 그나마 매진되었는데 이 표가 혹시 강매형식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또한 있다.
△ 선수선발 : 매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입상자, 시설에서 추천 받은 자, 국제대회 입상자 중에서 평가전을 거쳐 238명의 선수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홍보가 부족해 참가하고자 했어도 시기를 놓친 경우도 있다.
△ 경기종목·경기장 : 육상, 수영, 축구, 농구, 배구, 탁구, 사이클, 역도, 유도, 양궁, 사격, 펜싱, 론볼링, 보치아, 골볼, 당구 등 16개 종목으로 서울종합운동장, 올림픽공원 상무종합경기장, 정립회관체육관 등 16개소에서 벌어진다. 하지만 경기장 시설이 미흡하고 경기장 주변의 교통이 불편해 쉽게 경기장까지 오기가 힘들다.
△ 선수지원비 : "선수훈련비는 매달 15만원씩으로 책정되어 있다. 식비는 하루 9,000원 정도" 라고 하는데 선수들의 말을 빌리면 조직위에서의 책정과 어긋나고 있다. 조직위에서는 올림픽 이후 연금·격려금을 보사부와 계속 협의 중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
△ 조직위 : 36개 기관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으며 올림픽 이후 소속기관이 있는 직원은 복직이 되지만 자체 채용직원에 대한 사후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 자원봉사자 : 4918명이 대회기간 중에 경기운영 등을 돕게된다. 이중 2011명은 서울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다. 교육기간 동안 교통비로 2,000원 5,000원 정도 지급되며, 교양교육은 2번 정도를 받았다. 주부들이 90%이상을 차지하며 여자수가 월등히 많다. 교육 일정은 11회로 잡혀 있지만, 이제까지는 특별한 교육이라기 보다는 기초적인 소양강좌를 들었다. 조직위의 자원봉사 배치가 서툴러 사진붙이는 일 정도만 하기도 하고, 일이 없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 측에서 손이 모자란다고 하고 조직위원에서는 자원봉사를 제대로 활용못하고 있다. 3,4일 전에 통보하여 지방에 있는 자원봉사자는 일정이 맞지 않아 자원봉사자로 지원했지만 교육 일정이 맞지 않아 빠지는 경우도 있다.
△ 홍보 : 지금까지 서울시민걷기대회 2회, 대회유치기념음악회 3회, 디자인전 1회 정도를 해왔다. 86년부터 홍보를 하고 프랭카드, 선전물을 세우고 있다. 아직까지는 홍보도 미흡하고 일반인의 관심도 낮다.
△ 대회 개막식 출연자 : 국민학교나 단체시설 등에 간식비 정도를 보존하고 버스편을 제공한다. 또한 개회식 출연작품 9개중 2개만이 장애인들의 작품이며 7개는 하계올림픽 때의 작품을 그대로 연출한다.
△ 선수촌 : 가락동에 장애인올림픽 선수촌 10개동을 세우는데 3개동 476세대는 휠체어 장애인 전용숙소로 설치된다. 비상경사로 손잡이가 달린 화장실, 자동문, 친교장소 등이 마련되며, 외국 선수는 1인당 200불을 받게 된다.

 Ⅲ.
우리 선수들은 5군데서 합숙을 하며 훈련을 받는다. 6시에 기상을 하고 9시 30분∼11 : 30분까지 오전운동, 2 : 30분∼5 : 30분까지 오후 운동이라는 계획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장비지급이 늦어지고 여타의 부족함 속에서도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복지수준이 향상되리라는 기대로 묵묵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코치들이 올림픽을 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각 연맹에서 몇 달간 뽑혀온 경우가 많기에 장애인 체육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해 전무한 상태에서 온데다가, 봉급도 낮은 수준이다. 보조코치는 20만원 조금 넘으니 차비며 잡비를 빼면 정말 자원봉사거니 생각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코치가 "나는 지금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지도한다. 전문적인 장애인스포츠라는 측면이 아니고 올림픽을 여는데 의의가 있고 참가하는 것에 만족한다는 식이다. 단기적으로 왔다 떠날 곳으로 생각하는 코치·감독이 처리해야 할 잡다한 업무는 그나마 훈련에 열중할 수 없게 만든다. 일례를 들면 선수들이 입을 유니폼의 색상을 정하고 디자인 지정까지 일일이 하다보니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 장비도 지급이 안되어 계속 요구를 해도 깜깜무소식이고, 훈련을 위한 기초적인 자료수집마저 안되어 외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구하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어느 코치는 토로하기도 한다.
한 감독은 심지어 이렇게 생각한다. "그전에는 구멍가게, 만화가게 등을 전전하던 사람도 있고, 빈둥대며 지내던 사람도 많아요. 선택받은 사람들 아녜요?  행복 한거죠."라면서 이나마도 감지덕지 해야지 무슨 불평은 이라는 표정도 드러낸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어느 감독은 10시 넘어 나왔다가 선수들 훈련 모습을 휙 보고 12시 넘으면 가버린다. 이런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있으면서 어떤 선수는 감독들이 장애인을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훈련만 스파르타식으로 엄하게 시키고, 관심도 없으면서 간섭만 한다는 얘기를 털어놓는다. 물론 극단적인 얘기들을 나열하였으므로 일반적으로 모든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비 등이 없고, 연금문제등이 걸리면서 열심히 연습하는 선수들의 마음 한구석에 그늘을 만들고 있다. 물론 어느 코치의 한마디는 마음 뿌듯함도 느끼게 한다. 체육대학을 졸업한 후 다른 좋은 조건의 직장도 있었지만 장애인 스포츠에 한 견인차의 역할을 하고 싶어 시설로 들어와 일하게 됐다고 한다. 이제 눈을 뜨기 시작한 우리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건강한 시각과 관심은 가슴 뿌듯하기도 하다. 선수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신체를 만져보고 그에 맞도록 연습하는 사이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얼굴 밝게 연습에 열중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연습장을 보면 굉장히 연습시설, 장소가 열악함을 알 수 있다. 연습공간 부족으로 육상선수들은 하루는 안양, 하루는 수원으로 빈 운동장을 찾아 매일 오후 차를 타고 떠난다. 왕복 3시간 가량 차를 타고 오면 피로하고 체력이 딸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수영선수들의 경우 삼육체육관에 50M 수영장이 없어서 안양의 삼성국민학교로 가는데, 바닥이 울퉁불퉁한 시멘트라서 연습하러 간 4명의 선수들이 모두 무릎이 까지기도 했다. 또한 보치아와 배구는 연습장소가 부족해서, 서로 시간을 엇갈려가며 체육관을 사용한다. 보치아는 10∼12시, 2 : 30∼5 : 00까지 사용하고, 배구는 11시∼1시, 4 : 30∼7 : 00까지 사용기간을 정함으로써 필요할 때에 연습하기도 힘들고 체육설비도 불편한 실정이다.
장애인 스포츠에서 장비가 50% 이상의 무기라고 볼만큼 그 비중은 크다. 그런데 연습장비 지급이 잘 되지 않아 선수들의 가장 큰 불만이 되고 있다. 입식농구다 육상이다 해서 필요한 체육용 휠체어가 부족하다. 신청해도 수개월이 걸리므로 그 장비에 익숙해지기 힘들고 시간이 부족하다. 보치아의 경우도 시합용 공으로 감각을 익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국선수들이 입촌할 때에 가져와야 시합 때 만져 볼 수 있는 형편이다. 필요한 장비를 신청하면 무슨과, 무슨과를 거쳐 이뤄져서 중간에 코치들이 죽어날 지경이다. 장비가 지급되지 않아 선수들이 하루 단식을 하려다 흐지부지되기도 했었다.
"페러림픽은, 그리고 메달수는 그나라 복지의 척도이다." 라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70여개의 휠체어 농구팀이 있는 일본, 30∼40년 전부터 시작되 미국의 장애인 스포츠는 우리와 수준부터 다르다. 일주일에 2번 이상씩 모여서 운동을 하므로 프로 수준이며 팀간에 시합도 하여 활발히 활동을 한다. 먹고 살기에 바쁜 우리에겐 부러운 일이다. 즉 선진 복지국가일수록 우수할 수밖에 없다. 어찌어찌해서 패러림픽이 치러졌다면 그 이후에 우리선수들은 어떻게 되나, 메달을 획득했을 경우 등이 당연한 걱정이다. 사후대책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는 선수들이 일회적으로 모였다가 짠 흩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 생각된다. 한번 조직위에서 설문지 조사를 해간 적이 있었다. 원하는 직장이 무엇인가를 확인해 간 후 대책은 감감무소식이다. 계속 보사부와 협의 중, ○○중이라는 말 선수로 뽑힌 후부터 계속 일관되어 왔으므로 확정되야 믿을 수 있다는 게 선수들 생각이다. "아예 말이나 꺼내지 않았으면 기대도 안하는 건데"는 한 장애인의 말, 직장을 팽개치고 선수를 하고자 한 우리 선수들에게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은 가장 큰 근심거리이다.
대회개최 100일을 앞둔 7월 7일 보통 사람 노태우 대통령이 정립회관을 방문하고 취업알선 및 보장을 약속하고 갔으니 일단 기대는 하지만 불투명할 미래는 마치 살얼음 같다.
뭔가 도움을 주고싶어 신청한 자원봉사자들도 나름대로 불만이 많다. 지원자가 많은데 비해 조직위 측은 적소에 배치를 못시키고, 일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가 와서 하는 교육도 소양교육 이상은 되지 못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패러림픽이 너무 서울올림픽에 가려져 푸대접을 받는 것 같아 속상해 한다.  눈물겨운 선수들의 연습관경을 보며 겉치레 형식으로 준비되는 듯한 패러림픽이 안타까운 지경이다.
일반인들도 패러림픽에 대해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다. "장애인은 서럽다."는 제목으로 몇 번 실린 신문의 짧은 기사에 별 다른 여론도 일지 않는다. 도쿄에서는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이후로 급속도로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집중됐다.
우리도 그렇듯 이번 패러림픽을 통해 10년 후의 복지를 끌어당기는 계기가 되도록 바란다.
 
 Ⅳ.
장애인올림픽은 하계올림픽의 한부분에 불과한가. 장애인 복지의 초석으로서 관심을 받으며 잘 치러지기를 바란다. 장애인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복지에 대한 인식전환의 계기점을 이룰려면 무엇보다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더불어 장애인체육회가 생겨서 지속적인 장애인체육을 주도해야 한다. 선수로 참가하고 싶어도 정보가 입수안되 참가하지 못하고, 자원봉사도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직위는 10월 24일이면 해체된다는 관료적 대강대강식의 사고에서 벗어나 성심껏 준비해야 하리라. 또한 전국체전처럼 장애인 선수들만 나와서 시합하는 동네잔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2인 삼각경기를 하는 모습의 곰두리가 껑충껑충 복지의 계단을 뛰어오르길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 기대한다.

작성자양미숙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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