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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노래] 동창회, 만나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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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녀석들 보고파서
한달 치 부식비를 들고
만류하는 아내를 뿌리치고
생전처음 호텔 문을 열었다.

테니스나 볼링보다
골프에 취미를 붙였다며
비싸게 웃던 친구 뒤에서
프레스에 손가락이 잘려
저절로 주먹 쥐어진 나의 손은
부끄러움에 땀이 베이고

자신의 부를 과시하듯
배를 두드리며
육식은 몸에 안 좋다며
고기를 원수 보듯 하는 친구
가계부 걱정에다 남편 없다고
라면 하나 끊여 식은 밥 말아먹고
있을 아내와 아이들 생각에
내내
고기엔 젓가락 한번 가보질 못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고
양심 속이지 말고
선하게 살아야 한대이
당신 삶의 진실 같은 칼날 세워들고
이슬 털며 소꼴하러 가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동창회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떠나보내야 하는
송별회가 되고

구부려 잠이든 아내 곁에서
힘없는 목을 꺾어 무릎에 묻을 때
불현듯
그 옛날 선생님 말씀
우등상보다는
개근상이 더 값지다고.

*회사((주)동진)에 근무하는 어느 장애인 아저씨로부터 동창회 얘기를 듣고 적어 보았다.
혹, 우리들도 정신문화보다 물질문화를 우위에 두지는 않는지..


<만나는 분들에게>
/글 오미오(부천 혜림원 보육사)

싸늘한 가을 한낮에
겁없이 달려나가
안면이 있다 하는
많은 분들에게
무모한 도전이
무언지도 모르는 채
혜림원 친구들에게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언제 어느 날, 몇 시에
우리 혜림원 친구들
생일잔치 해줄 거예요.
떡 좀 해주실 수 있을는지요.
과일 좀 사주세요.
케익도 문제네요.
우유, 김밥, 잡채 등
혜림원 친구들
합동생일잔치 할거거든요.
작은 것 하나라도
부탁할게요."네"
라고 말하는
나의 마음은
부끄러움이 무언지도 모른다.
오로지 생일이
무언지도 모르는
친구들을 위해
온 얼굴 철판을 깐 듯
만나는 분들에게
부탁을 해댄다.
싫다고 거부하는
분들 앞에선
떳떳이 서있지도 못하고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눈물방울 흘리며
야속한 마음 안고
돌아 나오는 발길 속에
가슴속까지 찢기는
아픔의 통증을 안고
내가 왜 서러워하는지
주님! 언제까지
내가 이래야 되나요
하소연 한마디
오늘도 생일잔치
준비로 뛰고 뛰지만
많은 분들
번번이 거절
하지만 모두가
협력하여 선을 이루리라.

*이 글은 혜림원 친구들 10월 29일 생일잔치로 계란, 떡, 과자, 우유를 부탁하고자 웬만큼 사신다는 분들을 만남으로 부탁을 드리자 거절하는 가운데 슬픔으로 괴로워하며 아파하다가 없는 자들이 더 많은 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서 거절하신 분들을 위해 기도 드리다가 써 내려간 글.

작성자한관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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