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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한글과 컴퓨터 이사 정내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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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내 삶에 장애란 단어는 없습니다.

한글과 컴퓨터 이사 정내권씨

 

 

▲한글과 컴퓨터사 이사 정내권씨

아래아 한글 개발의 주역
 국내에서 한글을 알고 컴퓨터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아래아 한글」이라는 프로그램을 마주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워드 프로세서의 새로운 장을 열고 많은 사람들을 아래아 한글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50여명의 젊은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젊은 두뇌들의 진두지휘를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소아마비 장애우 정내권 씨다.
 25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제법 큰 회사의 개발팀 이사, 그 직함의 무게와는 달리 그는 컴퓨터 3대와 원형탁자, 군용 간이침대로 단촐하게 꾸며져 있는 방에서 한글 워드 프로세서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스물아홉살의 청년이다.
 "90년초 현재 한글과 컴퓨터의 이찬진 사장을 처음 만났습니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편화되지 않은 때였고 단지 몇몇 사람만이 개인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보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글 워드에 뜻을 모은 5명 젊은이들의 작은 출발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구멍가게로 시작한 한글과 컴퓨터는 5년만에 220억 매출을 목표로 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었다.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해
 누나 둘, 남동생 둘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돌 무렵 소아마비 장애를 가지게 되어 휠체어에 앉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지 못하고 친구가 없었던 어린 시절, 그 당시 그는 장애로 인해 겪은 가장 큰 아픔이 외로움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래서일까 정내권 씨는 유난히 작은 기계들이나 모형조립품들에 관심이 많았고 에디슨 전기나 기계에 관련된 서적들을 즐겨 읽었다.
 학교라고는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그는 84년 막 국내에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그때 처음으로 컴퓨터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그 작은 기계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는 요즘처럼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는 그냥 기계일 뿐이었죠. 컴퓨터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죠."
 이런 가운데 이찬진 사장과의 의기투합이 오늘날 「아래아 한글」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그 모습을 갖추어 우리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게 된 것이다.
 누나, 동생과 대림동에서 살고 있는 그의 하루일과는 일반 직장인과는 조금 다르다.
 개발팀의 특성상 출퇴근 시간을 제약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오전 11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오후 1시쯤이 되어야 출근을 한다. 그대신 퇴근 시간은 밤 12시를 넘기는 것이 보통이고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시작되면 방에 있는 간이 침대에서 새우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런 정내권 씨가 프로그램을 개발함에 있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전반적인 컴퓨터 기술의 흐름과 완성도이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도스용 아래아 한글 1.0부터 최근 발표된 3.0까지이고 최근에는 1년 반에 걸친 연구 끝에 윈도우용 아래아 한글을 발표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시도로 주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언론사 인터뷰로 장애 실감
 정내권 씨는 요즘 새삼스럽게 자신이 장애우임을 실감하게 된다고 한다.
 아래아 한글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낸 사람이 정규교육 없이 독학으로 공부해 온 휠체어 장애우라는 사실은 사회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와 함께 쏟아지는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 또한 그가 장애우로서 부각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님들이 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절 위하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특수학교에 다녔다면 정해진 교과과정에 따라 단순기술을 배웠을테고 폭넓은 공부와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규교육의 틀 안에 있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겠냐고 반문하는 그가 장애계와 관련을 가진 것은 두 번정도의 장애우 복지관 방문이 전부였다. 그리고 최근 공주대 교수의 부탁으로 시각장애우를 위한 컴퓨터센서 개발을 돕게 되어 컴퓨터를 통해 장애계에 첫 발을 딛게 되었다.
 "사회복지가 발전함에 따라 장애우에 대한 여러 가지 복지시책이 개발되듯이 컴퓨터의 발전 속에서 장애우용 프로그램이나 주변기기들은 개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발표된 윈도우즈 95에 장애우용 옵션이 장착되어 있는 것은 그 좋은 예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장애우용의 개발이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도록 계속적인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아 한글로 윈도우 시대 평정하겠다
 현재 한글과 컴퓨터사 건물내에는 문턱이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다. 그리고 각 층에는 항상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이며 각각의 통로도 휠체어 한대는 거뜬히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폭을 갖고 있다.
 "제 휠체어 때문에 일부러 편의시설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새 건물이라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었지만, 이런 시설들이 언제든지 장애우를 채용할 수 있다는 저희 회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능력만 있다면 그가 갖고 있는 신체적 장애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곳이 한글과 컴퓨터 사이다. 그리고 정내권 씨는 우리에게 그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2∼3 년쯤 후에는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할 생각입니다. 다만 결혼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제가 장애우라는 것이 큰 문제가 되겠죠."
 혼자서 차를 몰고 여행을 해보고 싶지만 항상 누군가 함께 다녀야 한다는 것이 지금 정내권 씨가 장애로 인해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이다.
 10년도 안된 소프트웨어의 역사이기에 아직은 할 일이 많다는 정내권 씨, 틈틈이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는 것이 일 만큼이나 좋다는 그는 "아래아 한글로 윈도우 시대를 평정하는 것이 지금 갖고 있는 가장 큰 계획입니다 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글/ 김성연기자

 

작성자김성연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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