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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삼애봉사상 수상한 이효훈씨

제 생활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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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30일 성동구 구의동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에서 열린 "제 1회 정립가족의 날" 행사에 열한 번째 "삼애봉사상"을 수상한 이효훈씨(35세, 지체 2급)를 만나 수상에 읽힌 뒷얘기를 들어보았다.
  이효훈씨는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와 85년 10월부터 바클레이즈 은행 서울지점 대부과에서 일하고 있다.

  - 수상 소감은.
  = 어제까지만 해도 이 상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마음을 정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활에 충실했던 것뿐이었으며 이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는 황연대 관장님의 권유를 받아들여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것이다.
  - 바클레이즈 은행은 어떻게 들어가게 됐으며 현재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 외국은행을 선택한 특별한 동기는 없다. 이력서를 낸 상태에서 은행으로 연락이 와 두 차례의 면접시험을 거친 후 입사하게 됐다.
  내가 일하고 있는 바클레이즈 은행은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곳이 아니라 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내가 있는 대부과는 이들 기업체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와 상환업무 등을 하고 있다.    - 일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 운 일은 없는지.
  = 돈을 다루는 모든 일이 그런 것처럼 은행도 일은 단순하지만 정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신경을 맙 이 써야 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어려운 일은 없다.
  - 장애우나 장애우단체 등 "이쪽 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 나는 중학교 때까지 학교 반 병원 반의 힘든 생활을 했으며 고등학교와 대학 때도 공부 이외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해 장애우 단체의 모임이나 다른 장애우를 만난 적이 없었다. 바로 이 점이 이번 수상을 꺼리게 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 계획은.
  = 상을 받았기 때문에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 물론 기회가 닿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뭔가 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남다르게 전력투구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2남1녀의 맏이라 부모님이 걱정하기는 하지만 결혼문제는 "아직……"이라고 말하는 이효훈 씨의 표정이 한 아름 품에 안고 있는 꽃다발처럼 밝고 환했다.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한국 찾은 연변 제1농아학교 허승일 교장

  지난 6월 22일 청음회관(관장 김완) 초청으로 특수교육관계자로는 처음 한국을 찾은 중국 길림성 연변 제 1농아학교 교장 허승일 (45)씨를 만나 중국의 청각장애우 교육현황과 한 중 특수교육의 교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 특수교육 전문가로는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방문목적은 무엇인가.
  = 중국에 있을 때부터 장시사람들(상인)을 통해 한국의 특수교육에 대해 간혹 듣기는 했지만 자세히 알 수가 없었는데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청각장애관련 회의에 참가했던 청음회관 측에서 우리의 얘기를 듣고 양국 특수교육의 발전을 위해 초청한 것으로 안다.
  - 연변 제 1농아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 길림성의 경우를 살펴보면 한족(중국인)학교를 포함해 22개의 농아학교가 있는데 우리 연변 제1농아학교는 중국 전체를 통틀어 하나밖에 없는 조선족 학교로 9년제이며 현재 재학생은 2백 명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연변의 90여만 조선족 중에 청각 장애인은 1만 3천여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수학교 입학률은 60퍼센트 정도다.
  - 중국의 청각장애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중국 전체적으로는 수화와 구화교육을 병행해서 실시하고 있으며 북경 등 대도시에서는 티브이를 통해 일반인에게 수화를 보급해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한국과 일본의 교재를 참고해 집중연구소에서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내용은 조선어문, 산수, 한어 등 일반교육과 함께 학생들의 실태에 따라 재봉과 공예, 미술 등 직업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장애인들만 취업하는 민정공사라는 공장에 취직해(성시의 경우 취업을 100퍼센트) 노동자로서 일을 하거나 장애인 대학에 진학해 음악, 미술, 안마, 기업관리 등 전문적인 공부를 더 할 수도 있으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임금문제 등의 차별은 없다.
  - 북한의 특수교육 실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 지난해 일반교육참관단이 다녀왔으나 특수교육 쪽에서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각 도에 한군데씩 모두 8개의 청각장애학교가 있으며 교원들의 대우나 교육수준은 대단히 높다고 할 뿐 자세히는 모른다.
  우리의 경우도 교원들에게 전원 무상 주택을 공급해 주는 등 특수교육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 

뇌성마비 장애인문제 주체적으로 해결하겠습니다,
"바롬" 준비위원장 배용한씨

  뇌성마비연구회 "바롬"이 발기인대회 및 준비위 발대식을 갖고 출범했다. "바롬"은 뇌성마비 청년장애인들의 모임으로서 바른 생각·바른 행동을 실천하고 뇌성마비 장애우들의 삶의 개선을 위한 제반연구와 올바른 인식의 확보를 위한 홍보활동 및 타단체 장애우들과의 유대를 통해 장애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성격을 규정지어 놓고 있다.
  "뇌성 마비 장애인은 교육이나 취업, 결혼에 있어서 다른 장애인들보다 매우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뇌성마비 장애인은 특히 중증장애인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리고 뇌성마비 장애인이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문제를 우리가 주체적으로 나서 해결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고 "바롬"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초대 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배용한(29세)씨는 이 시기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장애인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튼튼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롬" 준비단계에서 기존의 뇌성마비복지회가 배타적인 입장을 취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힌 그는 "뇌성마비 장애인 복지를 위해 정부 예산을 쓰고 있는 뇌성마비 복지회가 하루속히 행사위주의 사업을 지양하고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분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뇌성마비 장애 우들이 당면한 시급한 현안이 "진로" 문제라며 "설혹 교육을 제대로 받는다 해도 사회진출 단계에서 좌절돼 또다시 시설이라든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때문에 월급은 둘째치고 우선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이 사회에서 자기의 역할이 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중증 뇌성마비 장애우 취업을 위해서는 연구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아무래도 생산능률이 떨어지는 점을 인정하고 정부에서 고용주에게 과감한 세금경감 혜택을 주어 고용을 촉진시키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회원 40여명으로 출발한 "바롬"은 최근 연이어 터진 백원욱씨 사망 사건과 최일권씨 공무원 임용 탈락 사건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등 성실한 문제 해결의 자세를 견지해 장애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애아 부모들의 만남의 장, 교회가 열어 주어야 합니다.
 "NCC 장애인운동위원회" 김임순 위원장

  "장애아를 갖고 있는 부모들의 아픔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교회는 부모들 얘기를 들어주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장애아 부모교육에 교회가 앞장서고, 장애아 부모들끼리, 또 비장애아 부모와 만나는 만남의 장도 교회가 열어주어야 합니다."
  지난 6월 15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장애인 운동위원회 선교 정책협의회"에서 만난 김임순 위원장은 교회의 자원활동과 장애우 선교 영역이 새롭게 설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목회자부터 인식이 바뀌어져야한다"는 것이며, "이번 협의회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목회자들 중심으로 모여 그 고민의 깊이가 더해 진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거제도 애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위원장은 애광학교를 개·증축하고 있다고 말한다. 1989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상금으로 낡은 학교 건물을 새로 짓기로 한 것이다.
  "총 1천여 평 규모에 18억이나 되는 막대한 자금이 드는 공사입니다. 상금의 수십 배나 되는 자금이 소요되지만 우리 학교를 찾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해요."
  중증 정신지체어린이 수용시설인 민들레의 집에 107명이, 교육·훈련이 가능한 장애어린이 110명이 재활원에 수용되어 있어 이들에 대 한 교육의 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올해 처음 고등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자립작업장에서 건실하게 기술을 닦고 있다는 그는 거제도라는 지역적 한계 때문에 하청을 받아 일하는 일거리를 많이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경남지역 각 곳에 흩어진, 버려진 장애어린들의 요람이기도 한 애광원에는 유독 중증 장애어린이들이 많다.
  "이 아이들의 교육과 직업 재활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문제입니다. 언제까지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려진 채 살수는 없지요."
  1952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전쟁고아들을 보호한 고아원으로 출발, 1978년 사회복지 시설 애광원으로 인가 받은 이래 김임순 장로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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