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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사람]김윤태 의정부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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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교수


<아산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장애인과 함께하는 보건의료인모임’>
― 우선 상 타신 걸 축하드립니다. 아산사회봉사상은 어떤 상인가요?
“정주영씨의 호를 따서 만든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상을 주기 시작한 게 1990년인데, 이렇게 시작을 해서 상 이름이 몇 번 바뀌다가 작년부터 사회봉사상 안에 의료봉사상이 들어가게 되었나 봅니다. 그리고 의료봉사상은 화도보건진료소의 이정신씨와 저희 ‘장애인과 함께하는 보건의료인모임’에서 받았습니다.”

― ‘장애인과 함께하는 보건의료인모임’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저희가 1995년도에 장애인무료진료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중계동에서 주말 진료를 시작했어요. 그 당시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장애인분과와 가톨릭의과대학 학생동아리에서 시작했는데, 얼마 후에 이화여대 약대학생회와 결합하여 이렇게 학생단체 동아리 두 곳과 인의협 자체 내에 있는 장애인분과 세 그룹이 모여서 장애인진료를 시작한 거죠. 거기가 시초였습니다.”

― 지금은 전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1종 의료급여 대상자면 무료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무료진료라는 것이 호응을 받았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료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겠죠?
“예. 있었죠.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의료봉사라는 것이 의료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도시빈민계층이나 농촌과 같은 지역에 한정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현재는 전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어 마음만 먹으면 의료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해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이동권의 제약으로 움직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들은 그분들의 의료소외문제에 초점을 두고 진료자체를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분들이 갖고 있는 의료적인 건강의 문제를 자기문제로서 똑같이 관심있게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진료를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죠. 복지관을 빌려서 2주에 한번씩 저희가 가게 되면 그 당시 작게는 20명에서 많게는 40명 정도가 진료를 받으셨습니다. 지금 저희가 진료하는 수서지역도 마찬가지지만 그당시 중계동은 서울시 단위지역 당 장애우 인구밀도가 손에 꼽힐 만큼 높은 곳이었습니다. 실제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건소나 시립병원 같은 근처의 병원 등을 다 이용할 수 있긴 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장애로 인해 야기되는 건강문제에 관심을 갖고 뭔가 지속적으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관리해 주는 병원이 중계동이나 지금의 수서지역에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기존의 병원과 다른 친절한 무료진료프로그램 때문에 그분들이 많이 참여하신 건가요?
“그런 건 아니예요. 친절이란 것보다는 기존의 의료보장제도 혜택을 다 이용하더라도 관리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예요.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집에 가면 약이 쌓여 있지만 그 약을 어떻게 먹고, 어떤 약이 도움이 되는지,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으니 먹지 말라고 하나 하나 챙겨주는 사람이 없단 말이에요. 비록 무료진료였지만 그러한 역할들을 저희가 하려고 노력했었어요. 결국 진료를 한다, 이런 것보다 자그마한 우리가 갖고 있는 시간을 그분들의 삶에서 함께 나누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죠. 그래서 그분들의 참여가 높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장애우의료서비스와 건강권>
― 단순의료적인 지원만이 아니고 삶 속에서 함께 하는 모습 때문이었군요.
“그렇죠. 거기에서 사실 저희가 배운 것도 많았어요. 장애우들이 가지고 있는 건강과 의료의 문제 이런 것들이 단순히 무료진료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궁극적으로는 장애인들이 누려야 되는 기본권인 건강권, 사회보장의 권리들이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누리지 못하는 현실과 그것에 존재하는 차별을 그곳에서 거기서 본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봉사활동이었지만 그 속에서 장애우건강권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우리 사회가 보장해 줄 때 실제로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의식까지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실제로 서비스를 받는 분들 중에 주로 1종 의료급여 대상자들이긴 하지만 사실상 병원을 옮겨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있고, 거기다 무료진료까지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예. 저희가 중계에서는 방문진료 위주가 아니었고 병원에서 외래진료하듯이 찾아오시는 분들 위주로 진료했었어요. 그러다 저희가 98년도에 수서로 옮기면서 방문진료 위주로 형태를 바꿨어요. 방문진료를 위주로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지금 얘기하셨던 그런 부분이었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은 기존의 의료보장체제와 비슷하게 외래진료 한번 더 늘리기보다는, 정말로 이분들한테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그분들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평가했어요. 그분들이 살고 있는 집에 직접 찾아가서 진짜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저희가 내린 결론은 의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 자원을 연계시켜주거나 외출하는 것을 도와주는, 가장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의료인들이니까 보건의료인으로서 갖고 있는 전문성을 통해 의약품 오·남용이라든가 많은 의료시설 내지는 서비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하는가하는 부분으로 접근하려고 했죠.”

<소외된 곳을 찾아서 - 장애우의료서비스>
― 단순히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신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를 통해 의료모임에 자원활동을 하게 되셨는지요?
“특별히 제가 장애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재활학과가 물론 전공이라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가 장애가 있으면서도 실제 장애문제에서 또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갖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 의식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70, 80년대 많은 민주화투쟁이 있었으면서도 장애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깜깜한 암흑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자신을 헌신했어도 실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더욱 소외되어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장애우문제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 내지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중심과제로서 인식한 분들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90년초에 인의협 활동을 하시고 95년도에 중계동에서 무료진료를 시작하실 때부터 계속 활동하셨는데 이번에 상 받으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었는지요?
“이번에 상 받으면서도 제일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어요. 95년도에 진료할 때 앞장서서 저희 대표로서 일해주셨던 안용태 선생님, 그분의 헌신이 없었으면 저희 보건의료인모임도 존립하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그 다음 대표를 맡아주신 허규열 교수님, 그분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사실은 그분들이 앞장서서 해 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계속적인 힘을 받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분들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어요. 모든 분들이 다 고마운 분들입니다.”

<장애우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대안 의료생활협동조합>
― 최근 이런 무료진료나 의료학교라는 것만으로는 의료문제를 주체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진 이들이 구상하고 있는 것이 의료생활협동조합 아닙니까? 다양한 방식의 생협이 있는데, 의료생협은 좀 생소한 느낌인데요.
“우리 나라의 의료생협 또한 10년이 됐어요. 많지는 않았고 안산, 인천, 안성 이렇게 세 곳에 있었죠. 최근에 조금씩 더 생겨나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합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굉장히 많습니다. 한마디로 지역주민들이 출자해서 일반생활협동조합처럼 의료에 관계된 조합을 결성해서 병원을 만드는 겁니다. 저희 역량으로서는 사실 지금 할 수 있는 내용은 개인의원 정도의 규모로서 시작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고요.”

― 구체적으로 일반의원과 의료생협에서 하는 일은 무엇이 다른지요?
“일반의원들은 아무래도 의원의 주체가 그 병원을 갖고 있는 의사거나 법인이 되겠지만, 저희 ‘함께걸음의료생활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의료생활협동조합은 소위 출자한 조합원들 즉, 지역사회에 계신 주민들이 의료기관의 주인입니다. 거기 계신 의사, 간호사와 같은 실무진들은 어떻게 보면 고용된 인력이고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겁니다. 생활협동조합의 근본정신이 의료쪽으로 그대로 이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소비자 내지는 조합원,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 활동하게 됨으로서 지역주민중심의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지요.”

― 그러면 의료만이 아니고 지역사회를 위한 또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건가요?
“그렇죠. 궁극적으로는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예방하는 한편 재활부분에서 지역사회에서 의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노인과 영세장애우 분들을 포함한 재활부분의 의료활동을 계획하고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개인의원들보다 좋다고 할 수 있겠지요.”

― 의료생협에 참여하려면 그 지역사람만 가능합니까?
“그렇지 않아요. 저희 같은 경우 지금 계획하고 잡은 것은 장애우의 건강권을 위해서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은 초기 투자자의 조합원으로 다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지역조합이라기보다는 단체조합으로서 시작하려고 정관이나 내용을 준비하고 있고요. 하지만 물론 지역을 상정해서 지역에서 활동을 하게 되겠죠. 준비 과정에서는 서울시내에서 아무래도 장애밀도가 가장 높은 하계지역을 조사하면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 언제쯤 개원하실 계획인지요?
“저희 계획으로서는 올해 3월에 법적인 요건을 갖추는 법인총회를 하고, 병원 개원은 5월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95년에 중계동에서 했던 진료활동이 1차적으로 의료생협으로 결실 맺었다고 보면 되겠네요.
“예. 외양상으로는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의 활동이 어찌 보면 아마추어적인 자원봉사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장애문제나 장애우가 갖고 있는 소외나 빈곤 문제 등을 생각할 때 이제서야 의료부분에 있어서도 본격적인 실천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의료생협을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서 좀더 함께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앞으로 의료생협이 병·의원을 만들게 되면 어떤 구체적인 변화가 이루어질까요?
“아직까지는 거기까지 그림을 그려보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의료생협 자체가 지역사회 내지는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의 의료문제를 실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추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얻어지는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후 우리 사회가 갖추어야 하는 일상적인 의료보장속에서, 특별히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쉽게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의료제도나 의료서비스가 확보되는 의료선진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애우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사회로>
― 어쨌든 의료생협처럼 자기의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정말 다가가서 함께 하는 이러한 작업들이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의 기본적인 건강권을 확보하는데 밑거름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지면을 빌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특히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중증장애우의 건강도 보장하는, 우리들이 생각하고 꿈꾸는 의료보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생각으로 의료생협에 모두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고요. 더 나아가 욕심이 있다고 한다면 전문의료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 실무자들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이제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우리사회가 많이 발전하고 민주화되면서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들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이주노동자나 노인, 또 장애때문에 집밖으로 나가기 힘들어 집안에 갇혀있어야만 하는 중증장애우들은 목소리를 내기가 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가 대변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진정으로 이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의료활동이나 다른 부분에서의 접근이 장애우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당당히 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적게나마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대담 김정열 편집주간/ 사진·정리 박광규 기자(kk-park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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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광규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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