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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본 장애우 차별과 싸우는 공동체 전국연합 의장이노우에 게이찌

"한·일간 장애우 연대를 제안한다"

본문

[인터뷰]

 

"한·일간 장애우 연대를 제안한다"

일본 장애우 차별과 싸우는 고동체 전국연합 의장

이노우에 게이찌  


<이노우에 게이찌 약력>

1942년생 , 뇌성마비 장애우, 대학을 중퇴하고 친구들과 함께 오사카 시내에 장애우 자립작업장인 인쇄소를 설립해 24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 인쇄소를 발판으로 84년 공동련을 조직해 현재까지 의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사는 곳은 오사카 근처 사R까이시이다. 가족으로는 아내와자녀 둘이 있다.

<공동련이 하는 일>

1.노동력․후생성․건설성을 상대로 장애우가 지역에서 사는데 필요한 각종 대책 건의와 권리로서 복지를 요구하는 사업

2. 장애우 자립작업장 내 장애우 노동조합 구성 모색과 자립작업장을 확대하는 사업

3. 자립작업장 상호간의 긴밀한 교류사업, 매년 전국대회 개최

4. 공동 상품 개발사업

 

 

  국제화 시대를 맞아 장애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즈음 때맞춰 일본 내 장애우 단체인 "장애우 차별과 싸우는 공동체 전국연합(이하 공동련)"의장 이노우에 게이찌씨가  한국에 왔다. 그의 이번 방문은 KNCC(한국교회협의회)산하장애우 운동위원회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공동 초청 형식으로 8월에 예정되어 있는, 공동련 산하 2백여 회원들의 방한을 사전협의하기 위한 것이다
  예정되로라면 8월 중순경 서울에 올 일본 장애우들의 대규모 방안은, 방한 목적으로
한·일 장애우 교류의 물꼬를 트고, 특히 양국의 장애우 노동문제를 장애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힘으로서 장애계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이노우에 게이찌 씨를 만나 방한 목적과 일본 내 장애우 자립작업장의 실태를 들어보았다. 일본의 장애우복지 상황 악화되고 있다.

 

 

-먼저 공동련이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달라
=공동련은 일본 내 각 지역에 있는 장애우 자립작업장의  연합체라고 보면 된다. 좀더 자세하게 말한다면 자립작업장에 일하는 장애우들의 노동자 조직, 즉 일종의 노동조합같은 거다. 현재 일본에는 전국적으로 3천2백여 개의 장애우 자립작업장이 있으며 공동련은 그 중에서 2천여 작업장에 조직망을 갖고 있다.

-공동련은 언제 어떤 계기로 생기게 됐나
=공동련이 생긴 것은 84년 10월이다. 당시 내가 이 조직의 결성을 주도했는데 처음에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일반회사에 취업이 되지 않아 오갈데 없는,정신지체 장애우를 포함한 중증장애우들과 함께 하고 이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자립작업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월말마다 각지를 전전하면서 모임을 갖고 각 자립작업장이 처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동련이 한국 방문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사실을 말하자면 이렇다. 지금 일본의 장애우 복지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고령자, 즉 노인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지면서 장애우 문제를 따로 부각시키는 게 아니라 노인문제에다 곁들여 장애우 문제를 부각시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노인문제나 장애우 문제는 같은 복지문제지만 서로의 성격이 다른만큼 다른 정책이나 다른 제안들이 나와야 하는데 무조건 노인문제에다 장애우 문제를 결합시키다 보니 장애우 복지는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공동련도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지금 벽에 부딪쳐 있는 형편이다. 몇 년 전부터 전환되지 않는 상황들이 회원들로 하여금 지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어려운만큼 시각을 돌려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즉 세계의 장애우 현실을 견학함으로써 우리의 나아갈 바를 모색해 보기로 했는데 대상 국가로는 장애우 복지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보다는 지금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나라에 가서 배워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방한을 추진하게 됐다.

-단순 방문인가, 아니면 국제 연대를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이나 스웨덴쪽 장애우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방한도 한 번 왔다 가는게 아니라 연대쪽 무게를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생계비를 버는 쪽에 더 비중 둬
-당신은 서두에 공동련을 소개하면서 공동련이 노동조합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에 덧붙여서 구체적으로 공동련의 조직형태에 대해 말해달라.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일본의 장애인고용촉진법에는 기업과 장애우 자립작업장이 정부에서 지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한 작업장이 5명 이상의 중증장애우가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을 지키면 중증장애우 1인당 한달 6만엔(46만원)의 지원금이 노동성에서 나온다. 그런데 고용촉진법은 이 지원금의 지급 기한을 3년으로 못박고 있다. 그럼으로써 장애우가 기업에 고용된 지 3년이 지나면 해고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악법은 장애우 자립작업장에 속해 있는 장애우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는데,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해서 한군데의 작업장에 중증장애우가 5명 이상일하고 있으며 6명째부터는 지원금을 영구 지급한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아까 내가 공동련이 노동조합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은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응을 하고, 바로 이 조항에 맞게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장애우 다섯명 이하의 소작업장이 모여 6명 이상이 되도록 작업소를 통합확대해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사업조합사업이라고 부르지만 이 사업의 기반에는 장애우도 노동자로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나는 노동조합운동이 라고 생각한다.

-자립작업장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한 작업장에 중증장애우가 몇 명 일하고 있느냐에 따라 차등이 있다. 가령 5명 이상이 일하고 있으면 일년에 570만엔(4천4백만원),10명이 일하고 있으면 780만엔(5천1백만원)의 지원금이 나오는 식이다. 그런데 이 지원금은 고용에 대한 보조금이 아니라, 시설 운영비로 지원된다. 즉임으로는 쓸 수 없고 작업장 운영비로만 쓸 수 있는 지원금이다. 이 지원금은 일본 후생성에서 나온다. 그리고 인건비 보조는 노동성에서 따로 나온다. 이런 식으로 후생성과 노동성으로 자립작업장에 대한 지원 채널이 나뉘어 있어 문제가 많다.

-한국에서 알고 있기로는 일본에 있는 장애우 자립작업장은 대부분이 그 곳에서 일하는 것이 생계수단이기보다는 , 생계문제는 장애연금으로 해결을 하고, 노동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가
=초기에는 일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 사실이다. 당시에는 어떻게든 편의시설을 확보해서 우리도 나가서 일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간으로서 일하는 의미를 맛봐야 하지 않겠는가, 해서 일 쪽에 의미를 강조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도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왜냐면 그대까지만 해도 연금을 비롯한 정부의 지원금이 금액은 작았지만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은 됐다. 하지만 물가가 폭등하는 등 상황이 점점 나빠지면서 실질적으로 우리 장애우들이 노동을 통해 돈을 벌지 않으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일의 의미보다는 생계비를 버는 쪽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공동련 가입 작업장은 생계비를 버는 수준에 가까운 일들을 하고 있는가
=산하에 여러 사업장이 있는데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는데가 있는 반면 과도기적인 형편에 놓여 있는 곳도 있는게 사실이다. 대게 작업장 역사가 좌우하는데 역사가 오래됐을수록 사업이 잘 되는 편이고 역사가 짧은 곳은 일감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정책 일본 답습, 명백한 잘못
-최근 한국에서는 장애우 고용에 있어 정부가 추진하는 연계고용제와 2배수고용제가 논란을 빚고있다.이 정책 또한 일본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관련지어 일본의 장애우 고용정책을 말해달라.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은 일본 것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일본의 경우 자립작업장을 관할하는 데는 후생성이고, 여타 장애우 고용은 노동성이 관리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일본을 답습해 장애우 고용에 있어 이원화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건 장애 당사자의 입장에서보면 명백히 잘못된 정책이다. 왜냐하면 이원화정책은 관료 탁상 행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정부에서 추진하는 2배수고용제는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실시되고 있는 정책이다.  또 일본에는 제삼센타라고 민간회사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가에서 3/1씨구 예산을 각출해서 자립작업장을 만들고 있는데 이게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연계고용제의 모델이 아닌가 싶다. 이 정책은 격리의 문제점과 아울러 결과적으로 경증장애우만 센타에 들어가고 중증장애우는 여전히 소외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나도 소외된 장애우중의 한 명이다.

-당신 개인이 생각하기에 일본장애우가 현 시점에서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장애우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어려움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부다. 탈시설화와 연관된 자립 문제, 생활기반 확보문제, 공공시설의 편의시설 문제, 고용 문제, 교육 문제, 등 모두 다 심각하다.

-마지막으로 한 일 장애우 교류를 추진하는 입장에서 한국의 장애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이번에는 우리가 방안하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에 있는 장애우들이 일본에 와서 일본의 장애우들이 벽에 부딪치고 있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지적해주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일본의 장애인고용촉진법이 개선되지 않은 채 그대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충격을 금할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아파트 촌을 지나며               정희수 

짧은 겨울해는 노을을 남기지 않았다 

추위가 엉켜 있는 고층 아파트촌은 

가뭇없이 해거름에 묻혀 가고 

접시 안테나 틈새로 어둠이 달음질쳐 들어가도 

밤하늘을 오려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속앓이 사연 담은 술판 끝낸 사람들 

아파트촌 지나 몸 누일 단칸방 찾아가다 

추례한 모습 새삼스레 깨닫고는 

자꾸만 가금 졸아붙는다 

왜 한숨을 쉬는가? 

왜 한숨을 쉬어야만 하는가? 

 

 

이태곤/함께걸음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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