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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홍석천

개뿔!! 나 잘 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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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홍석천씨 를 만났다
마약을 한 것도 아니고 음주 운전을 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자기의 정체성을 밝혔을 뿐
그러나 홍석천씨는 커밍아웃 후 범죄인보다 더한 언론의 폭력과 사회의 질타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홍석천씨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더 당차졌다
호주제 폐지 탄핵 집회 청소년 성교육 등 다양한 인권 활동까지 하고 있는 홍석천씨
더 진지해지고 깊어진 배우 홍석천씨
〈함께걸음〉이 만났다


임소연(이하 임)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목소리가 쉬셨네요?

홍석천(이하 홍) : 네, 감기 기운이 있는데, 지난 주 탄핵 집회 때 추운데서 소리를 좀 질렀더니.

임 : 느낌이 어땠어요?

홍 : 저야… 제 의사 표현을 하는데 있어서 거리낌없이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렇지만 우리 쪽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말리죠. 방송국에서도 불편해하고. 안 그래도 찍혔는데(?), 계속 찍히니까. 하하.

임 :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홍 : 라디오 두 프로그램과 케이블 방송에서 연예프로그램 하고 있어요.

임 : 방송활동은 예전보다 못하지만, 인권활동이나 청소년 성문제, 호주제 폐지 등 인권과 연관된 활동에서는 홍석천씨 얘기가 계속 나오던데, 홍석천씨의 이런 활동에 저희는 힘을 많이 받고 있어요. 동성애도 장애문제와 비슷하다는 동지 의식이 듭니다. 이렇게 인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홍 : 계기라기보다는, 사실 저도 워낙에 시골에서 자라서 고생 많이 했어요. 그리고 쇼 비즈니스라는 것이 굉장히 거친 분야인데,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살아남으려니까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 먹고 사는 것에만 신경을 썼죠. 그러다가 커밍아웃을 계기로 진지해졌죠. 더 이상 나 혼자만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고. 많은 분이 고민을 함께 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많이 돌아다녔죠. 좋았어요. 되게.

내가 약자가 될 수도 있고, 강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어느 한 순간인데, 사람들은 늘 잊고 살죠. 하지만 약자가 되면, 생각이 달라지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방송에 복귀하거나 하면 안돼. 큭큭. 하면 할수록 까여. 반성하고 있을께요하고 있어야 써주는데, 자꾸 나서니 고운 시선을 못받지. 그래도 뭐, 좋아요. 제가 그냥 좋아요.

임 : 어떻게, 악수 한 번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


실제로 두 사람, 벌떡 일어나서 두 손을 맞잡았다.

인터뷰라기 보다는 너무 잘 통하는 친구끼리 오랫만에 만나 속풀이하는 것 같다.


임 : 커밍아웃했던 당시, 언론들이 굉장히 폭력적으로 왜곡시켰다고 생각이 들던데.

홍 : 커밍아웃은 제 선택이었지만, 그것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언론들이 상당히 폭력적이었죠. 그 사람들도 밥 먹고 살아야되니까, 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화가 치밀어서 견딜 수가 없어요. 다른 연예인처럼 ꡐ배우ꡑ누구가 아니라, ꡐ동성애자 홍석천ꡑ이라고 하니까 화나지. 장동건이면 ꡐ배우 장동건ꡑ이라고 하지, ꡐ이성애자 장동건ꡑ이라고는 안하잖아? 장애우도 마찬가지죠. 그냥 누구가 아니라 ꡐ장애우ꡑ가 일단 먼저 붙어. 장애우 중에 누가 특별하게 잘하면, ꡒ야 저 사람이 저걸 할 수 있어? 장애가 있는데?ꡓ 라고들 깐죽거리고. 이게 벌써 그런 시선을 먼저 딱 깔고 들어가는 거야. 차별부터 시작하는 거지. 거기서부터 싸워나가는 사람들은 힘이 너무 들어요. 거기서 살아남을려면.

요즘 메일로 고민을 털어놓는 청소년들이 많아요.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견디다 견디다 학교 그만두고. 저는 그 친구들에게 늘 그래요. 주변 사람들이 너를 동성애자라고 차별하면 할수록, 거기에 삐쳐서 실패자가 되면 안된다고. 그럴수록 너의 꿈을 향해서 가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그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서 ꡐ너 동성애자니까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거야ꡑ라는 말 함부로 뱉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혹시 실수라도 하면ꡐ너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어ꡑ가 아니라, ꡐ넌 동성애자니까 그것 밖에 못하는 거야ꡑ라고들 말하니까.


임소연과 홍석천은 거의 동시에 합창을 했다.
ꡒ그건 너무 잘못된 거야!!ꡓ라고.
사람이 사람을 재는 잣대.
그 잣대가 내 상황이 됐을 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혹독한지 뒤늦게 깨닫곤 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들이댔던 혹독함은 벌써 잊었으면서.


임 : 맞아요. 너무 잘못된 거야. 사람이 살면서 실수할 수 있고, 망가질 때도 있잖아. 하지만 사회적 소수자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에게는 더 엄한 잣대로 봐. 장애 가진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름 얘기하다보니까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데, 동성애와 관련해 여러 단어들이 있잖아요. 호모, 게이 등등. 단어 자체가 벌써 차별을 가지는 것들도 있는데, 동성애와 관련되어서 어떤 단어들을 쓰는 것이 좋을까?


어느 순간, 이 두 사람은 서로 말을 놓기 시작했다.
두 사람 격식 때문에 눈치보는 것 싫어하고, 통한다 싶으면 확 끌어당겨 친구 만드는 성향이 비슷한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나 장애는 비슷한 처지 아닐까.
동성애나 장애 문제의 핵심은 언제나, ꡐ쯧쯧쯧ꡑ이었다.


홍 : 많은 분들이, 방송을 하는 동료들까지도 나를 ꡐ동성연애자로 고생을 많이 했던 어쩌구 저쩌구ꡑ라고 소개를 하곤 해. 그런데 동성애자와 동성연애자는 느낌이 굉장히 틀려. ꡐ동성연애자ꡑ는 섹스 쪽만 치중된 경향이 있어서 싫어하지. 그리고 ꡐ호모ꡑ는, 외국에서는ꡐ호모섹슈얼리티ꡑ라고까지 다 부르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ꡐ호모ꡑ는 마치 ꡐ깜둥이ꡑ처럼 비하시키는 단어야. 동성연애자도 무시하는 단어고. ꡐ장애자ꡑ처럼. 게이나 레즈비언이 차별이 덜 한 표현이긴 하지.

임 : 성이 남성과 여성으로만 규정되어 있지만, 크게 보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거잖아. 동성애를 ꡐ소수ꡑ라고 매도하는 것도 안타깝고.ꡐ성적 소수자ꡑ라는 말도 많이 쓰는데, 생각해보니 맞는 말인지 의구심이 들어. 소수자라는 말도 약자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잖아. 항상 차별 받고 부정적인 시각이 깔려있는 말인데.

홍 : 사람들은 ꡐ난 아직까지는 주류야. 여기에 매달려 있어야 돼ꡑ라는 압박감이 너무 강해. 주류에 속하려면 주류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너무 강한 것 같아. 그것을 인정하면 나도 비주류가 될 것 같으니까 두려운 거야. 하지만 누구나 다 뭔가가 있어. 다만 드러내지 못하는 거야, 기득권을 놓칠까봐.

 

어쨌든, 모든 사람은 다 다르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소수다.


임 : 캘리포니아에서 동성애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잖아. 어때요?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되는데. 하긴 호주제도 안되고 있는데 뭘.

홍 : 그렇지. 우리나라는 아직. 동성애자는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아무 것도 없어. 동성애자들은 가족을 만들 수 없어. 가족제도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입양도 안되고. 여러 제약이 많지.

임 : 장애우들도 마찬가진 것 같아. 제도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마련되어야지만 문제인 지점들이 해결될텐데. 아무리 오픈하면 뭘해. 사회적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면 어려워지기만 하잖아.

홍 : 위정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뭐냐면, 그런 장치들을 만들면 너무 한꺼번에 나오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특히 동성애자들은 거의 숨어있으니까. 가족제도나 사회보장제도 등을 만들면 다 나와서 또 다른 세력으로 압박하지 않을까 하는. 왜 그런지 모르겠어. 주류와 비주류가 뒤바뀔 것 같아 두려운가. 왜 그렇게 자신 없어 할까.

임 : 동성애자들을 바라보는 성적인 시각들에 편견도 굉장히 심한 것 같아. 그래서 에이즈라는 말 나오면 꼭 같이 거론되고.

홍 : 동성애자들은 섹스만 좋아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성병에 걸린 사람들이라는 정말 어이없는 편견 너무 많아. 이성애자들은 성행위를 할때 콘돔을 안껴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많이 해. 특히 한국 남성들. 나는 그게 너무 웃겨. 왜 상대방을 보호 안해줄까. 자기도 보호받는 거지만, 왜 그럴까.

나는 청소년 성교육에도 관심이 많은데, 강의 나가면 도표까지 그리면서 열강을 하지. 예를 들어볼까. 오늘 맘에 드는 애랑 같이 잤다고 생각을 해보자. 그 전에 너랑 잔 애가 두 명이라고 가정을 해보자구. 그러면 상대방도 두 명이라고 생각을 해보자. 최~소로 잡아서. 이 두 명이 또 엊그저께까지 두 명이랑 잤다고 생각해보면, 벌써 몇 명이야. 여덟 명일세? 그럼 너 콘돔 안끼고 여덟 명이랑 한 거랑 똑같아. 어떻게 할꺼야. 이래놓고 왜 동성애자들에게 에이즈의 주범이라는 등 이런 식으로 말하냐 이거지. 오히려 동성애자들은 하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꼭 콘돔 가지고 다녀. 난 이렇게 얘기해 줘. 그러면 얘들이 빨리 이해해.

임 : 하하하. 이렇게 얘기를 귀엽게 하다니. 정말 이해가 쏙 된다. 하하.


인터뷰 내내 홍석천씨가 ꡐ강해졌다ꡑ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소연씨도 그에게 ꡒ굉장히 당차진 것 같아. 그렇치?ꡓ라고 묻는다.
그이의 더 당찬 한마디. ꡒ안 당차면, 여기서 살 수가 없어!ꡓ


임 : 속이 다 시원하다. 멋있어. 힘들었겠지만 잘 해오고 있는 것 같아. 혹시 연예인 중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어요?

홍 : 글쎄... 신체적으로만 보면 강원래씨, 이용복씨, 조덕배씨 정도? 머리카락 없는 홍석천도 포함되나? 상업화될 수 없으니까, 돈이 안된다고 회사에서 생각하니까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지. 연예라는 것은 소비자가 한정되어 있는 분야야. 일반 국민들의 시각이 빨리 바뀌어야 돼. 자기 혼자 바뀐다고 다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우리 해봐서 알잖아.

임 : ꡐ완전한 사랑ꡑ 드라마 얘기 좀 듣고 싶은데. 어떤 기사에 보니까 이 드라마가 단비 같았다라고 했던데. 어땠어요?

홍 : 그 드라마는 좀 각별하기는 해. 나에 대한 선입견과 동성애자에 대한 선입견을 부셔주는 드라마였거든. 불행히도 그 전에는 인기를 끌었던 역할은 칠랠래 팔래래하는 캐릭터였어. 그래서 사람들은 일상적인 내 모습을 직접 보면 기대와는 너무 달라서 놀래. 하지만 방송에서는 극히 오버된 모습이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이런 방법을 쓰는 것 뿐이야. 나도 그런 내가 닭살스러워. 그리고 동성애자들은 사회적으로 괴리된 느낌, 별천지에서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있어. 늘 무슨 패션 디~자이너이고, 헤어 디자인해야 되고. 뭔가 다른 사람일 것 같은. 그렇지만 ꡐ완전한 사랑ꡑ에서는 일상을 함께 하는 친구거나 가족이어서 좋았어.

임 : 연기자로써도 욕심이 많을 것 같은데.

홍 : 물론이야. 작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어. 올해 소극장 하나 빌려서 동성애자하고 이성애자가 그동안 서로를 오해하고 하나가 되지 못하는 모습들에서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는 연극을 하나 올리고 싶어.

임 : 홍석천씨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 홍석천씨, 연예계로 데뷔할 때 가슴 속에 품었던 꿈, 그 꿈을 일생에 걸쳐서 꼭 이루길 바랄께. 정말. 지금은 잠시 힘들지만. 연기자로써의 꿈을 꼭 펼쳐나가길, 응원할께. 긴 시간 같이 해줘서 고마워요.

홍 : 초대 받아서 더 고맙죠. 감사합니다.


이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싸움이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홍석천씨는 마무리한다.
ꡒ나는 누릴 수 없었지만, 내 다음 사람이 누릴 수 있으면 돼요. 나는 바윗돌에 맞아 죽을 뻔했지만, 내 다음 사람은 조약돌에 맞아서 톡톡 털고 일어날 수 있으면 되잖아요. 중심만 있으면 헤쳐나갈 수 있어요. 그 길을 안쳐다봐서 그렇지.
그리고 그 길 옆에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사람들 있다는 거 잊으면 안돼요. 아래만 쳐다보고 혼자 가면 안보이지만, 옆을 보면 보여요. 손잡고 같이 가면 골인할 수 있어요.ꡓ라고.


대담 임소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문화센터 팀장)

정리 최희정 기자 /사진 정선아 객원사진기자


 

작성자최희정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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