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에 참여한 뇌성마비장애우 차한선 씨 > 세상, 한 걸음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에 참여한 뇌성마비장애우 차한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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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예년 기온을 회복한다며 기온이 뚝 떨어져버렸다.
‘젠장, 하필이면 지금….’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내걸고 한길에서 비닐 천막 하나로 바람을 막고 단식에 나선 사람들이 머리에 떠올라 집회현장을 찾았을 때, 여의도에는 높다란 빌딩 벽을 치고 돌아 나온 차가운 바람이 날이 선 거센 파도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러한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곧 사람들을 집어 삼킬 것만 같은 바람에 맞서 하나 둘 촛불을 켜들었다.
거기…, 차한선(뇌성마비, 4급)씨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 있었다.

 

“유사 이래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단식투쟁을 벌이는 건 처음 있는 일이잖아요. 이런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반미여성회에서 활동하면서 지난 12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단식농성에 참여했던 차한선씨.
어머님과 단둘이 살고 있는 차씨가 단식을 하기로 결정하기까지는 고민이 많았다. 본인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어머님이 파킨슨병으로 이틀에 한번은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단식에 참여할 생각이 아니었다는 그는 단식을 시작한 선·후배를 응원하기 위해 4~5차례 지지방문을 왔다가 마음을 바꾸게 되었단다.
그러나 그가 연내 폐지를 목표로 단식에 참여한지 5일째 되던 날, 적어도 70mg/dl을 유지해야 하는 혈당이 45mg/dl까지 떨어졌다. 그러고도 18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그는 갑자기 앞이 안보이고 창자가 꼬이는 느낌이 들더니 그대로 실려서 병원으로 가야 했다.
“처음엔 어머님께 말씀을 안 드리려고 했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병원에 있으니까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병원으로 실려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님이 우시는 거예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렇게라도 단식을 끝내니까 어머님은 좋아하셨어요. 하지만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겐 미안하기만 해요. 벌써 단식한지 50일이 넘은 사람도 있는데….”
그때까지도 보식 중이던 그는 계속 단식을 이어가는 선후배를 만날 때마다 “괜찮냐”고 인사를 건네며 안타까워했다.
차씨는 집회를 마치고도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이 땅을 옥죄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혹여 연내에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는다면 다시 단식에 참여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새로운 의지를 보였다.
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식을 줄 모르는 이들의 열망이 추운 겨울을 녹이고 있다.
그리고, 그 열기로 56년간 사람들을 서늘하게 했던 차가운 얼음이 녹으면…, 이 땅에 봄이 올 것이다.

글사진 조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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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은영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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