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에게서 통합교육 위해 노력해 달라는 부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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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장애우 교육계에 분 변화의 바람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장애우 교육정책을 연구하고 시행하는 정부내 부서 책임자들이 모두 바뀌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부내 특수교육정책 담당관이 바뀌었고, 뒤이어 장애우 교육 정책을 입안하는데 필요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인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인 윤점룡(49) 전 우석대 교수로 교체됐다.
참고로 교육부 소속 기관으로 현재 3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특수교육원은 장애우 교육에 필요한 연구 뿐만 아니라 학습 자료와 교재 교구 개발, 그리고 장애우 교육과 관련된 교사 연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복지 정보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다.
이렇게 장애우 교육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교육원 원장에 윤점룡 교수가 취임한 것에 대해 장애우 교육계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윤 원장은 교육현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장애우 교육계에서는 드문 인재이기 때문이다.
신인 윤 원장은 그 동안 8년을 특수교사로 근무했으며, 그 후에는 국립 교육개발원에서 장애우 교육만 10여년간 연구했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특수교육학과 교수로 7년 7개월을 재직하면서 예비교사를 양성했다.
이렇게 현장 경험에다 연구사 경험, 거기에다 교사까지 양성한 그의 이력은 그가 특수교육원을 이끄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윤점룡 신임 원장은 대표적인 통합교육 옹호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특수교육원 운영을 맡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그를 만나 장애우 교육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지난 92년 특수교육진흥법이 개정될 때 장애우 단체 입장에 서서 개정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실이 말해주듯 그 동안 밖에서 정부의 장애우 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 정부의 장애우 교육 정책을 입안하는 책임을 맡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지적한대로 나는 그 동안 밖에서 특수교육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비판만 해 왔다. 그러다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특수교육도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 생각 끝에 마침 교육부 제의를 받고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서는 내 한 몸 어렵더라도 희생해야 되겠다는, 흡사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특수교육원 원장에 취임하게 됐다. 밖에서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 특수교육을 개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왔는데 행정경험이 없어 솔직히 두렵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대표적인 통합교육 옹호론자로 알려져 있는데, 장애우들의 통합교육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내가 임명장을 받기 위해 교육부 장관을 만났을 때 장관의 첫 마디가 우리 나라 특수교육은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합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원에서 노력해 달라는 장관의 부탁을 받았다. 이런 장관 부탁 이전에 우리 교육원의 방향도 통합교육이다. 내가 아는 한 교육원에서는 그 동안 통합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원은 정책을 실행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 성과가 제대로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을 실행하는 교육부 특수교육 정책담당관실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통합교육을 추진해야 하고 우리 연구원에서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통합교육 방안을 개발해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장애우 교육에서 중요한 문제는 중증장애우 교육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원에서는 전환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데 중증장애우들이 특수학교에서 사회로 나올 때 도움이 되도록 바로 연결되는 전환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보급할 예정이다.”
-흔히 직업 교육을 특수교육의 꽃이라고 한다. 전환교육은 직업교육의 활성화를 말하는 것 같은데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 달라.
“지금까지 특수학교에서 직업 교육을 시켰지만 막상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실제 취업에는 아무 도움이 안됐다. 이런 현실을 개산시키는 것, 즉 직업 교육을 사회에 나가서도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전환교육이다. 구체적으로 장애우들이 학교에 있을 때 기업체에 연결해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장애우에게 가르쳐 일터와 곧바로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통합교육 얘기를 해보자. 현재 통합교육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들 통합교육으로 가야 한다고 필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로 옮기는 데는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통합교육에 대한 일반 교육의 벽이 너무 두텁다. 통합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반교육에서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하는데 그게 안돼 있다. 때문에 장애우 교육이나 일반 교육이나 장애우들의 통합교육을 두고 나름대로 갈들을 겪고 있는 단계가 지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통합교육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 실정에서 볼 때 통합교육을 위해 빠른 길이 뭔지, 구체적인 안을 앞으로 연구원에서 개발해서 교육부에 건의할 생각이다.”
-장애우 교육 관련 법, 즉 특수교육진흥법에 문제점은 없다고 보는가.
“지금 특수교육법만 보면 부족한 게 있긴 해도 그런 대로 법적 틀은 갖췄다고 본다. 현재 교육법안 중에서 안 지켜지고 있는 게 무상교육 부분이다. 법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 고등학교와 유치부도 무상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조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재원 문제도 있지만 부모들의 인식 부족이 이 조항을 사문화하고 있다. 그리고 특수교육 심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현재 장애우 교육계의 문제점 중 하나는 국립학교와 사립학교와의 수준 차이가 심하다는 것이다. 그 간극을 어떻게 매워야 할 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사립 특수학교가 특히 영세한 곳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가 지원해서 영세한 사립학교를 국공립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데, 사립학교 운영이 매우 부실한 경우는 평가단을 구성해서 평가한 후 공립화하는 방안과 폐쇄시키는 조치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연구 과제가 교육원에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
-2002년 개교 예정인 국립특수전문대학의 구체적인 교과 과목이나 운영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는가.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연구원에선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아마 다른 연구팀들이 연구를 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교육원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는 것은 뭔가.
“무엇보다 교육원내 교육복지 정보센터를 확실하게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애우 부모나 교사들이 교육과 복지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도서관을 쫓아다니지 않고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 교육원 정보센터에 들어오면 그 속에 모든 자료가 들어 있어서 얼마든지 빼내 쓸 수 있게 조치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조만간 정보센터를 강화해서 과 수준으로 격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담 정리 이태곤 기자
사진 노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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