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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와 학부모 입장에서 일하겠습니다.”

16년만에 바뀐 신임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이석무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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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특수교육계에는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작년 12월 시작된 특수교육진흥법의 개정작업의 결과로 7월 시행령이, 8월에는 시행규칙까지 개정됐다. 더불어 교육부 내에서 실질적으로 장애우교육정책을 전담하고 있는 특수교육정책과의 과장이 16년만에 바뀌기도 했다. 새롭게 특수교육정책과장에 임명된 이석무 씨에게 특수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석무(48) 과장은 영남대학교 사범대 졸업 후 일반학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뒤, 검정고시를 통해 특수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대구대 부설 지체장애학교에서 평교사를 시작으로, 교남학교에서 교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후 서울시 남부교육청 장학사, 서울시 교육청 장학관으로 있다가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기획연구과장을 거쳐 최근까지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경진학교의 초대 교장을 역임했다.

  이석무 특수교육정책과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특수교육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 먼저 특수교육과장님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축하라니요. 위로를 해주셔야지요. 특수교육과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데요. 솔직히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특히 경진학교는 제가 개교와 함께 초대 교장을 지내서 아이들과 직접 가꾼 잔디밭, 또 제 뜻을 따라 밤늦게까지 일해주신 선생님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교직원으로서 가장 보람된 일은 현자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아이들의 작은 변화에 부모님과 함께 기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과장직을 맡은 이상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들 교사들 편에 서서 열심히 일해보겠습니다.”


-IMF로 인해 사회 각계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 대한 구조조정 요구가 많은데 교육부에서는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복지사회로 가기 위해 그 동안 나름대로 추진해왔던 우리 과의 업무는 그대로 유지될 겁니다. 그렇지만 사실 시도 교육청 산하의 전체 담당장학관의 거취가 어떻게 될 지 현재로서 장담할 수는 없어요. 우리 부서는 아이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대로 유지되길 바랄 뿐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경제사정도 작년 12월 이후 급격히 달라져 작년 12월에 발표된 특수교육 5개년계획도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특수교육 5개년 계획을 다시 손보는 일은 없습니다. 그대로 추진될 것입니다. 더욱이 지난 해 12월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새롭게 바뀐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그 전과 비교해 수혜자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중장기 계획을 짜는 것 보다 이미 개정된 법안을 잘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아 학부모 가운데 많은 분이 현행 특수교육진흥법에 명시하고 있는 유치부 고등부에 무상교육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또 안다고 해도 학교에서 무상교육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있어 실제로 무상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장 큰 이유는 홍보 부족이겠죠. 각 학교와 교육청에 공문을 보냈지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동안 홍보가 잘 되지 않았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아동이 무상교육(교과서 무료, 수업료 면제)을 받으려면 우선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이 돼야 합니다. 장애인수첩과 이전 교육과정을 수료했다는 증명서를 가지고, 특수교육운영위원회에 신청을 하면 대상자로 선정이 될 수 있습니다.”
 

- 홍보부족도 문제지만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한 신청 절차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우선 특수교육운영위원회가 상설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어떤 학부모는 장애인수첩만 있으면 그냥 무상교육을 실시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수교육운영위원회의 상설화를 얘기하시는 것 같군요. 그런데 구조조정을 통해 공무원 감축 등 전체 기구와 인원이 축소돼 가는 시점에서 특수교육운영위원회를 상설적으로 운영하기란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법이 개정되면서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운영위원회의를 소집할 수 있도록 했으니 그렇게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수첩이 있다고 해서 모두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면 손가락 하나가 없는 사람은 의학적으로는 장애우이지만 교육적으로 장애우라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지난 7월 발표한 개정된 특수교육법시행령은 이전의 입법예고안과는 좀 차이가 있던데요. 예고안에는 고등학교 이하 일반학교에 학생수 3백명 이하 학교 5개당 1학급 이상, 301~600명은 3개교당 1학급이상, 601~1500명은 1개교당 1학급, 1501명 이상은 2학급 이상이라고 했다가 개정된 시행령에는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부모가 특수학급 개설을 요구하면 특수학급을 신설한다고 바뀌었는데 말이죠. 바뀐 배경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현실과 이론은 다른 법인데 그렇게 숫자적으로 못을 박아 놓는 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란 생각에서입니다. 또 현재 국가 전반에 걸친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고 해서 다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학부모라도 특수학급 설치를 요구하면 반드시 특수학급을 설치하도록 했으니까 본래 취지는 그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개정된 법령에 따라 앞으로 특수학급이 많이 설치된다면 당연히 교사 부족 문제가 대두될 것 같습니다만.

  “실질적으로 교사 임용권은 각 지역 교육감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것은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교사는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을 우선하라는 것입니다. 시 ․ 도에서도 연차적으로 특수학급에 특수교육 전공자를 늘려서 채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특수교사 양성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부에서 일반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대학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후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배치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두 가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교사를 더 우대하기 마련인데요. 그렇지만 학부에서 4년 동안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들은 일반 대학원을 나온다고 해도 자격증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말고 처음부터 일반교육을 전공하고 특수교육대학원을 나오는게 더 낫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즉 특수교육학 무용온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인데요. 특수교사 양성과정을 개선해본 여지는 없습니까?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특수교육과 학생들이 부전공을 선택해서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자격증이 나옵니다. 그 자격증을 가지고 일반교사 임용고시를 보면 됩니다. 또 이화여대 특수교육과의 경우 초등교육과에 가서 초등교육을 부전공으로 공부하면 일반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특수교육과 학생들도 일반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길이 있는 거죠. 그러나 제 생각에는 특수교사가 부족한만큼 특수교육을 전공한 학생들은 주로 특수교육 현장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교육부에서는 유독 정서장애 영역의 자격증만을 발급하고 있지 않고 있는데 혹시 정서장애 영역의 자격증을 따로 발급할 계획은 없습니까?

  “현재 중복장애우의 출현율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특수교육분야도 갈수록 통합쪽으로 가자는 분위기입니다. 추세가 그런만큼 당분간은 현행대로 가야 한다고 보고 추이를 지켜보면서 연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번에 개정된 특수교육진흥법에는 개별화교육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불만의 소리가 높습니다. 즉 개별화교육을 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법으로 개별화교육을 못박고 있어 그 업무를 처리하느라 오히려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물리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교사의 노력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20년간 특수교육 현장에 있어 봐서 어려운 점을 잘 압니다. 그러나 개별화교육은 장애아동을 가르치는데 있어 필수입니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만을 잡고 그 다음은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지난해 국립특수교육 연구원에서 개별화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각 학교에 제공하지 않았습니까? 특히 교사들이 개별화 프로그램을 전산화해서 다른 교사들과 공유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물론 처음이어서 현장에서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국가 기관에서도 개별화교육을 위해 교사들을 지원할테니 교사들도 계속 노력해주신다면 곧 나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 올 초 제주도 영지학교에서 장애아를 위해 고등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예산부족으로 이를 취소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이것을 놓고 지역 학부모와 단체의 반대 여론이 일고 있는데 교육부에서 다른 대안을 갖고 계신가요?

  “그 문제는 중앙에서 시 ․ 도 교육청에 지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다만 제주도 교육청에서 먼저 문의를 해 와 조언을 해준 적은 있습니다. 사립학교나 편의시설이 있는 학교에 특수교육과정을 설치해서라도 꼭 고등부과정을 신설하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최종적인 판단은 도교육감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작성자노윤미 기자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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