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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옹호에 주력하겠다"

[만난사람] 국가인권위원회 안경환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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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독립기구로 남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최근 새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대통령직속기구화 계획에 인권 단체들과 많은 국민들이 반발했다. 왜냐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우리 사회 인권의 마지막 보루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소외계층의 입장에 서서 더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그 바람을 전달하고, 앞으로 국가인권위원회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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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과 (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신용호 소장  
 
위원장께서 취임하신지 1년 4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교수의 자리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성격상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취임 이후 소회는 어떠신지요.

학교에서 보직도 맡았었지만, 학교에서는 개인의 책임을 맡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쓴 글이나, 제가 한 말에 대해서만 책임지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인권위 위원장이 되면서 자신의 글이나 말뿐만 아니라, 인권위의 이름으로 나간 말에도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라는 점에서 책임감이 큽니다. 우리 인권위의 의사결정 구조는 위원장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여러 의견을 종합하여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기관의 의견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자신의 의견을 견지하는 교수의 성격과는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교에서 교수로 있을 때는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이어서 문제 해결방식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됐지만 국가기관에 오니, 제기 받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인권위는 성격상 이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이나, 시민단체들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아 답을 줘야 하는 역할이 있는데, 사실 인권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기관에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이중적 입장이다 보니, 양쪽 모두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죠.

그래서인지 장애인들이 열악한 상황을 호소할 길이 없어 인권위를 찾는데, 막상 인권위에선 문제와 관련해서 권고 수준으로 끝나니까 허탈하다, 인권위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역할이 다르지 않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장애인 인권과 관련해서 인권위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특히 장애인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권위가 출발부터 관심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 여러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가 장애인 인권을 위해 인권위가 역할을 하도록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작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이 제정되면서 이 법에 따라 인권위에 별도의 장애인차별시정소위원회를 두게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인권위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관련 법 체계와 제도들을 국제수준으로 맞추는 것을 중요한 임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장애인 권리 수준을 국제인권협약인 ‘장애인권리협약’의 수준까지 높이는데 인권위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인권위가 설왕설래 끝에 독립위원회로 남게 됐는데,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인권위 설립당시 파리원칙으로 행정자치부 소속이 아닌 독립된 기구로 만들어진 것인데, 새 정부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그에 대한 함의와 이것이 국제적인 기준이며, 선진화로 가는 길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미처 생각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적을 받고 비교적 빨리 방향을 바로 잡은 것에 대해 오히려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인권은 진보만의 문제도 보수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인권은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권리문제입니다. 인권위가 내놓은 몇 개 의제에 대해 사회적인 논쟁이 유발되기도 했는데, 인권위의 성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우리 인권위가 이념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그러나 사실 인권위가 다루고 있는 95% 이상의 문제가 이념과 관계없는 일상적인 문제입니다. 또한 논쟁이 되는 부분도, 국제적 수준에 따라 우리사회의 방향을 제시한 것인데, 이에 대한 오해가 본질과 다르게 제기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위 다루고 있는 문제, 이념과 관계없는 일상적인 문제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인권문제는 함께걸음이 지난 20년 간 집중해온 문제이며, 요즘에는 사회적으로도 많이 대두되는 문제입니다. 앞으로 장애인 수용시설과 관련하여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데요. 이 문제의 해결에 대한 위원장의 생각은 어떠하신가요.

문제의 해결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답해 드릴 수는 없지만, 인권위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사회에는 그늘진 부분은 있기 마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진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사회는 그늘이 적고 밝은 부분이 많아야 하는 것이고, 그늘의 문제도 드러나서 사람들이 판단하고 도울 수 있는 구조라는 것에 그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장애인 시설에서의 부당한 강제 입원, 계속입원심사 누락, 퇴원 불허, 부당한 격리·강박, 부당한 통신의 자유 제한 등 정신보건시설을 비롯한 장애인 생활시설에서의 인권침해는 인권위 출범 이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정신보건시설과 지도감독기관에게 재발 방지 등의 권고를 꾸준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설에서는 유사한 인권침해 사례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하여, 개별 사건에 대한 조사를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고, 관련 부처에 지속적인 권고를 해나갈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 분들과 관련된 분들의 공동의 지혜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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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인권교육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고 있는데요, 현장에선 「성폭력특별법」처럼 일정 기준이 되면 예방교육을 받듯이, 시설장이나, 직원들이 인권 교육을 받는 것을 의무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통과의 막바지에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결론은 못보고 있습니다. 의무화 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장차법이 올 4월에 시행되면 앞으로 인권위가 전달체계상 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준비는 잘 돼가고 있으신지요.

장차법과 관련해 장애인 차별시정을 위한 조사·구제업무와 구제의 실효성 제고가 인권위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과제입니다.

사실 저희도 4월 1일자로 시행령이 시행되는 시점에 맞춰 조직도 개편 계획이 있었는데, 새 정부로 권한들이 이양되면서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도 곧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처음 저희가 기대하고 노력했던 만큼 그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장차법 시행에 맞춰 현장에 계신 분들을 포함하여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내부적으로 지원체계를 정비할 것을 계획, 준비하고 있습니다.

복지부에서 시행령을 만들고 있는데, 협조관계는 잘 되고 있습니까?

네. 하지만 앞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정부부처들과의 관계 설정이 저희는 권고하고 부처들은 권고를 받는 입장이라, 부처와 인권위의 공동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이런 관계에서 진행되는 작업의 결과가 저희가 원하는 최선의 수준만큼 나오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계층의 인권보호 등 올해 6대 중점과제 선정 

올 한해 인권위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2008년 출범 7년차를 맞아 국가인권위는 올해의 목표를 국가인권기구로써 독립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권리구제의 효과성 강화, 인권 친화적 정책 기반 강화 등 6개의 업무지침을 마련하였고, 장애인·아동·빈곤계층의 인권보호, 다문화사회를 위한 인권보호 등 6대 중점과제를 별도로 선정하였습니다.

특히 올해 주력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정신장애인 등 장애인 인권보호를 선정했습니다.
그 중 장애인 전반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권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간혹 장애인 운동단체들이 의견 표명을 위해 인권위를 점거하기도 하는데 이 점에 대해 위원장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지요.

우리 인권위가 사회적 약자에게 예전 명동성당처럼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라 여겨주신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고맙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과격한 방법으로라도 단기간에 빠르게 의견을 제기해야 하는 방법이 있었다면, 요즘에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들의 합의를 거치는 방향으로 문제 해결방법이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이 일반 국민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이 과격해짐에 따라 오히려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저희가 일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우리사회 인권지수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인권지수라는 것은 경제지수처럼 어떤 수식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인권이란 절대 마침표가 없는 유동적인 개념으로, 시대에 따라 사회가 발전하면 국민들의 요구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시대에 평가하는 사람들의 기준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가하는 사람 50% 이상이 만족하고 있다면 괜찮게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권이란 개념을 크게 볼 때, 자유권 측면에선 OECD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짧은 기간에 비교적 높은 신장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회권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쳐진 실정입니다.

다른 선진국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자유권 문제들이 해결되고, 사회권적 요구들이 대두되는, 점진적 발전을 통해 사회의 큰 저항이 없이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 지금의 선진사회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자유권적 문제들과 사회권적 문제들이 중첩적으로 대두됨으로써 합의의 어려움은 물론 그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어오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OECD 기준의 사회권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많은 부분들이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보면 선진화를 굉장히 강조하는데, 선진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인권 문제에 대한 해결 또한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짜 선진국은 경제적 수치에 상응하는 사회 인권적 조건들이 갖춰진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신용호 소장

안경환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법과 대학원과 산타클라라 법과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서울대학교 법과 대학 교수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서울대학교 법과 대학 학장,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현재 4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있다.

저서로는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을 향해 날다’, ‘조영래 평전’, ‘배심제와 시민의 사법참여’ 등이 있다.
작성자김형숙 기자  odyssey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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