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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 대 재앙으로 다가올 것"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 인터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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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지민 객원기자  
 
실제로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 상태라고 대다수 국민들은 알고 있다.

돈을 정부가 주지 않고 재정 악화라고 말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 의료비가 GDP의 6%이다. 이는 OECD의 평균 9%와 비교하면 3%가 적은 상태인데,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27조가 적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돈을 내지 않는데, 당연히 재정이 적자이지 않겠나.

복지 부분이 제대로 안 되면 고용도 잘 될 수 없다.
유럽의 선진국을 보면 지방자치 재정의 80% 정도가 복지재정이다. 또한 복지 고용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복지재정을 말하면 낭비인 것처럼 말을 한다.

한편으로는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말하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는데,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복지고용을 늘리는 방법이다.

당연지정제 폐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진료비의 상당부분을 국가가 가격을 정하고 있다. 환자 한 명이면 얼마, 어떤 수술을 할 때도 수술의 크기가 몇 센티면 얼마 하는 등 국가가 그 가격을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제 당연지정제를 안 하는 병원은 자기 마음대로 정해서 받을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 높게 받을 수 있냐 하면, 모 대학병원의 외국인 전문클리닉의 경우 4배까지 가격을 받고 있다. 인천에 짓겠다는 NYP(미국장로병원)의 경우에는 진료비의 7배까지 받겠다고 했다.

당연지정제 폐지, 양극화 극대화 시킬 것

한 병원이 4배를 받는다고 한다면, 설사 4배가 아니라 하더라도, 국가가 그 수가를 정해주었을 때보다 가격이 뛰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의료제도나 교육제도는 흔히 말하는 ‘뱀파이어 효과’라는 게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 횡성에 민족사관학교가 들어서면 그건 강원도 횡성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가 되는 것처럼, 한 지역의 병원이 진료비를 올리게 되면 다른 지역의 의료비도 덩달아 오르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연지정제가 폐지된 병원엔 누가 가느냐.
거기는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만 가게 될 것이고,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은 엄청난 비용의 돈을 다 내야 하기 때문에 못간다.
양극화가 표면화되는 것이다.

영리병원이라는 것은 주식회사를 차리고 영리행위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생긴다는 것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진료비 인상을 그렇게 시키면서 보건복지 재정을 축소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건강보험 재정이 축소가 되고 영리보험이 허용되면 삼성생명, AIG생명 등 민간보험에 가입하고 고급병원에만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는 건강보험에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소득비례로 돼 있기 때문에 비싼 돈을 내고 건강보험증은 안 쓴다는 논리가 된다.

건강보험, 의무가입이 아닌 선택사항이 된다는 것인가?

계속 축소되다가 고사될 수도 있고, 선택제가 될 수도 있다.
칠레나 멕시코의 경우를 보면, 칠레는 피노체트 정권에서 선택제로 바꿨다. 그 때 인구의 13%가 빠져나갔는데 그 제도가 폭삭 망하게 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구의 12% 정도가 전체 재정의 50% 정도를 낸다.

상위 5%만 빠져나가도 그 아래 5%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빠져 나가는 역선택이 발생하고, 결국 축소되다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멕시코의 경우 재정을 점점 축소하다 보니 모두 보험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웬만한 병원은 제대로 된 장비도 없고 해줄 수 있는 진료가 없게 되면서 갈 병원이 없는 실정이라 한다. 당연지정제를 폐지하지 않더라도 그대로 고사한 경우도 있다.

의료민영화 시작되면 건강보험 파탄, ‘명약관화’

국가가 운영하는 병원에 가면 보험은 되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이 싫은 사람들이 민영 의료보험으로 간다면 건강보험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의료보장 수준이 73% 정도에 공립 의료기관 비율은 75%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보장 수준이 50%, 공립 의료기관은 8% 정도. 그나마 이 정도 보장이 되는 것은 모든 병원을 비영리 병원으로 하고 건강보험을 의무 가입하도록 만든 뒤 병원에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두 개를 날리겠다는 거다.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민영 의료보험을 허용하고, 결국에는 의무가입도 깨지게 되는 수순이 될 것이다. 건강보험 적용 안 되는 고급 병원에 가는데 건강보험료를 왜 내느냐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게 상위 12%가 빠져 나가면 건강보험 재정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고, 가뜩이나 열악한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난다는 이야기가 현실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혹자들은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의료보험제도가 제대로 된 거 아니냐고 해왔다.

우리나라는 공립병원 비율이 8%, 의료보장률이 50%로 이미 시장화 돼 있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비영리병원제도, 당연지정제 덕분이다.
다른 나라의 전체 병원 중 공립병원의 비율은 국가의료보장제도를 하는 나라의 경우는 90% 정도이고, 의료보험제도를 하는 나라는 60% 정도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비율도 턱없이 낮을 뿐더러 국가, 종교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병원도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과 같은 영리병원과 그 운영이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비영리 병원이란 것이 어떤 개념인가?

비영리병원의 개념은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상법상 규정은 주식이나 채권의 형태로 외부에 이윤배분을 하지 말라는 것이 비영리개념이다. 영리병원은 보험과 병원이 네트워크화 돼서 보험이 병원을 알선하고 보험이 진료의 부분까지 간여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장애인 문제와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민영보험은 국영보험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 보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과의 계약 및 알선 행위를 보험회사가 할 수 있게 하는 것, 또 하나는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한테 데이터 그대로 넘겨 달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액형 보험이었기 때문에 질병에 따라 얼마를 책정해 주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실손형 보험을 하려고 하고 있다. 실손형 보험이란 진료비의 실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그것만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거기에 들면 나 혼자 무상의료가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매력적인 상품이다.
이 상품으로 갈 때 발생하는 문제는 가입에서부터 이 사람이 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인지를 확인하고 가입시키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나중에 지급거절을 할 명분으로 보험회사가 국가에 개인의 질병정보를 요구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인권침해는 물론,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큰 철퇴가 가해지는 일이다. 이런 개인의 정보를 다른 정부에게 넘기는 일도 상상하기 힘든 것인데, 이것을 사기업에게 넘긴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이런 요구를 보험회사는 꾸준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채지민 객원기자  
 
그런 요구를 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험사들은 보험사기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의 ‘치터스’라는 불륜의 현장이라던가, 보험 사기범 등을 잡아내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방송의 광고주들을 보면, 대형 보험사들이다. 미국에는 보험사기가 의심이 되면,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누구나 모을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법이다.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대안은 무엇인가?

대안이라면 본인부담상한제가 가장 주요하다.
대만만 하더라도 최근에 보험료가 수입의 7.3% 정도가 된다. 본인이 부담하는 것은 5%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대만은 우리나라 인구의 반밖에 되지 않는데도 보험재정은 우리와 비슷하다.

왜냐면 거기는 수입의 8%를 걷는다. 그래서 비슷해지는 거다. 그럼 어떻게 8%를 걷을 수 있느냐. 우리나라는 본인과 기업이 5대 5, 이렇게 나눠서 낸다.
대만은 기업 6 본인 3 국가 1로 낸다. 보험료는 8%이지만 자신이 내는 돈은 2.34%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월 소득에 2.5%이다. 하지만 보험재정으로 들어가는 돈은 많이 차이가 난다.

연 160만 원 이상의 진료비는 정부가 내준다. 이것이 본인부담상한제이다. 개인이 어떤 병에 걸려도 무조건 최고 160만원까지 내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 이 제도는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큰 병 걸린다고 해서 집안이 주저앉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보험의 역할이다.

본인부담상한제가 대안 중 하나

‘보험도 하나 안 들어놨냐’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인 대화가 됐다는 것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험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것을 말하는 거다.
위험대비라는 게 바로 보험이다. 위험이라는 것은 중증이라는 것이고, 중증이라는 건 장애라는 개념도 포함이 되는 것이다. 장애를 갖게 된다거나, 장애로 태어날 수 있다는 건 있을 수 있는 사고이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이에 대한 사회적 위험 대비가 보험이고, 그 중의 한 부분이 건강보험 그리고 다른 부분이 복지인데, 이런 부분을 엉망으로 하고 있다는 거다.
진료비가 100만원 나오면 집안이 난리가 나고 장애아가 태어나면 집안이 쑥대밭 되는 게 지금의 상황인데, 이런 부분을 국가가 어떻게든 책임을 지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다.

우리보다 재정이 약한 대만도 이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입원비 다 무료이고, 약값은 분기당 2달러 내면 된다. 대만보다 재정상황이 좋은 우리나라도 들여올 수 있는 제도이다. 다른 나라에서 무상의료 들여왔을 때가 우리나라의 지금의 국민소득보다 더 소득수준이 낮았을 때였다.
지금 정부는 소위 ‘747’이라는 걸 말할 때가 아니라, 사회보장제도를 선진국 수준의 반만큼이라도 따라가야 지금과 같은 황당한 일이 안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험료를 확충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보험료를 확충하되, 기업부담과 정부부담을 늘리면 된다. 결국 예산을 어느 부분에 더 사용하느냐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GDP가 900조인데 예산의 1%만 더 쓰고, 6:3:1로 부담의 비율을 조정하면, 연 100만 원 이상의 의료비는 국가가 처리해 주는 본인부담상한제가 가능하다.

그런데 왜 정부는 그렇게 가지 않는 것인가.

그렇게 되면 아무도 민영보험을 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안 하는 이유는 보험사들의 연 10조 이상의 시장이 없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벌써 방카슈랑스 등 보험을 은행에서 파는 등 민간보험의 확장은 점차 수면위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이윤논리 안에 의료나 복지의 부분은 쓰나미처럼 밀려 나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 안에서도 헤엄쳐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회적 약자들은 다 쓸려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든 장애인의 행복을 위해서 장애 인권을 말하는 건 누가 착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장애인들의 인권의 문제는 그 사회 인권의 척도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야말로 우리 사회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토양이 된다고 나는 믿는다.
작성자김형숙 기자  odyssey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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