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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세계 정신지체인의 조화와 평등을 위해

아시아 정신지체장애인대화 준비위원장 김정권

본문

▲김정권씨

 
 
                       제11회 아시아 정신지체인대회 준비위원장 김정권
                       -세계 정신지체인의 조화와 평등을 위해-

정신지체장애우의 "조화"를 위한 "평등"의 한마당 제11회 아시아정신지체장애인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 대회의 성공을 위해 지난 2년 간 준비를 맞았던 김정권 아시아정신지체장애인연맹 회장에게 한국정신지체장애인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계획을 들어본다.

 -먼저 이번 대회가 갖는 의의는.
 =올해는 1973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미국선교사 마린이 중심이 돼 처음 정신지체대회가 열린 뒤 20년째 되는 해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더욱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제11회 아시아정신지체장애인대회가 갖는 의의는 첫째 아시아 지역의 장애우들이 교육, 의료, 복지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국가들 간에 정신지체를 포함한 발달지체 장애우의 지위향상에 그 목적이 있으며 둘째 대회를 통해 아시아 지역 간 교육, 심리, 의학, 복지, 노동 등 전문영역에 관한 정보교환을 할 수 있으며 셋째 아시아 지역의 교류를 통해 장애우들이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처방안과 국가 간 정책적 장점을 서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11차 대회는 제가 아시아연맹 회장을 맡고 치르는 대회로 특히 부모운동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같은 장애우라 해도 지체 부자유 장애우는 본인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자신의 의사를 말할 수 있지만 정신지체는 자신의 의견을 스스로 말할 수 없고 자신의 고통을 호소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변인은 부모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권리의 주창자로서 부모가 교육을 받아야 운동이 가능합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6대 도시에서 부모대학을 개설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기반으로 부모운동이 사회운동으로 정착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미국 정신지체인 부모회장 "로버트 던"박사와 일본의 "히로찌 사부로"교수를 특별히 초청했습니다.
 미국 정신지체장애인부모회는 수십만의 회원을 가진 큰 단체며 일본의 "히로찌 사부로"교수는 아들 두 사람이 중증뇌성마지 중복장애우로 아이들 때문에 장애 쪽에 관심을 갖고 후쿠오카 교육대 교수까지 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이밖에 특별연사 7명 중 영국 맨체스터대 "피터 미틀러"박사의 경우 유엔 장애인분과에서 장애인 가족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가족문제의 중요성을 얘기할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처음 준비하는 국제회의라 어려움이 많을텐데.
 =처음 인원동원에 대해 외국과 국내를 각각 5백명씩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면서 외국에서는 그런 대로 호응도가 높았는데 국내에서 오히려 호응도가 약간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지요.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재정, 사람, 프로그램과 함께 운영의 묘까지 합해져야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그런 경험도 인적자원도 없었다는 점이죠. 하지만 후원회원으로 참여한 사람만 7천여명이나 되고 정부나 유관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 적자만 안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를 대비해 약 60여편이 넘는 참가 논문 전체를 실은 자료집을 발간했으며 세미나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대회 공용어를 우리말을 비롯 영어, 일본어 3개 국어로 정했는데 이런 배려 때문인지 일본에서 2백여명이나 참석하고 있으며 논문요약집이 영어, 한국어로만 돼있어 일본인들이 자신들 비용으로 일어로 된 논문요약집을 작성할 만큼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주로 부모들이 많이 옵니다. 대학교수, 현장 특수학교 교사, 정신지체 장애우 등 직접 관계 있는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또 종합토론회와 함께 교사교육, 특별공연, 관광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신지체 장애우 복지의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수준은 어떻다고 보는지.
 =한마디로 경제에 비해서는 형편없고 문화에 비해서는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우리 국민들 의식수준이 낮은 것에 비해서는 그나마 높은 편이라고 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장애우 복지정책은 장애우들만 떠들어서는 해결이 안됩니다. 유럽이나 미주의 정신지체 부모가 나서서 제도를 만든 것에 비해 아직까지 우리의 정신지체 부모들은 지금 낮잠을 자고 있어 자기 할 일을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들이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앞으로 부모들이 나서면 교육, 평생복지촌 등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장애인 중 입학시험을 치르고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정신지체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이 되려면 사회모습이 선진국이 돼야 합니다. 60·70년대도 아니고 정부가 돈이 없어 못한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아직 우리의 국민수준은 장애인시설이 들어오면 반대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실정이죠.
 미국의 경우 정신지체 장애우 한 사람을 교육시키는데 3만5천 달러나 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은 한 사람이나 가정에서는 도저히 질 수 없는 부담이기 때문에 공동체가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최근에 부모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음식임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해서는 안되고 고통을 당하는 모두가 함께 살아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자기 자녀의 문제만 해결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으로 만족하면 집단이기주의에 그치고 맙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스스로의 힘으로 자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국가에서 돌봐줘야 하는 생활보호대상자의 두 부류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중간층의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아이들을 버리는 반인륜 반도덕적인 행위를 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부모회는 "정신지체시민연합"이라는 이름 그대로 반 이상이 부모가 아닌 각계각층의 시민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자신이 내는 일정액의 기금들을 모아 교육, 연구, 소송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산 속에 집 하나 짓고 한 달에 한번씩 찾아가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부모들은 국가차원에서 문제해결을 하도록 압력을 넣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부모대학을 비롯한 재교육의 역할이 크다고 보는데.
 =부모대학은 지금 1기를 마치고 2기 강의를 하는 중인데 현재는 부모들이 운동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모대학은 세 가지 유형으로 장애인관련 법안의 문제점과 세계적인 부모운동의 현황과 판례 등 지도자가 되기 위한 훈련과 집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수정 등 실제적인 기술 그리고 이 둘을 합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아직 부모운동이 어머니만의 운동으로 그치고 있는데 아버지들이 참여해야 명실상부한 부모운동이 될 것입니다. 아버지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정신지체에 관한한 부모가 얼마만큼 나서느냐에 따라 정책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는 안돼죠. 가랑비에 옷이 젖듯 조그마한 일부터 하나씩 해결해 쌓아나가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게 덤벼들면 금방 지치고 말 겁니다.
 -개인적으로 정신지체 장애우와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은 언제부터.
 =1964년 대구대학교에 부임해 지금까지 정신지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교사를 길러왔으니 필연적으로 정신지체아들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동안 부회장으로 있다 1991년 10월 회장직을 맡기는 했습니다만 시간이나 정신적인 압박 등 사실 회장직을 맡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취임사에서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은 99.9퍼센트는 내 뜻이 아니지만 맡은 이상 즐겁게 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 그대로 노력하는 만큼 책임을 질 것입니다.
 -이번 대회가 격년제로 열리기 때문에 30년만에 한번 찾아오는 기회라고 하는데 아시아 연맹의 조직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현재 아시아 연맹은 정회원 15개국에 8개국이 준회원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는 아니지만 미국, 호주, 영국, 독일 등은 늘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나라들이죠. 조직적으로 보면 국제연맹이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 연맹과 종속관계는 아닙니다. 그리고 각 대륙마다 연맹이 구성돼 있어 각기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연맹의 경우 회장은 매 2년마다 바뀌는데 제2부회장, 제1부회장을 거쳐 회장이 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회장국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하게 돼있습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미국의 경우 부모운동은 이미 1940년대부터 시작돼 50년대 정신지체 부모회를 시작으로 60년 대 학습장애 부모회로 만들어지는 풀뿌리 운동으로 이어져 1975년 포드 대통령 당시 장애인교육법을 제정할 정도로 부모들의 권리가 강화됐으며 재활법 504조와 "에이 디에이" 제정으로 정신지체 장애인 관련법은 거의 완벽하게 정비됐다고 봅니다. 이처럼 미국의 경우도 오늘과 같은 모습을 갖추는데 무려 30여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의 경우 1968년 정신지체부모회가 정박자애호협회와 같이 만들어졌지만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던 최요섭 목사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도중에 맥이 끊겨 버려 아무 일도 못하다가 1986년에야 비로소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장애인부모회가 학습장애, 정신지체 등 각 부문별로 참여하는, 그래서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리는 부모들의 의견을 조정하고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명실상부한 부모운동의 중심적인 조직체로 하루빨리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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