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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독서에 대한 목마름, 여기서 해결하세요!

IT로 시각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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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는 시각장애인은 책을 어떻게 읽을까? 또 시각장애인은 비시각장애인처럼 원할 때, 읽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사태가 낳은 신조어 중 하나인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비접촉 방식을 권장하는 흐름에서 할 수 있는 유익한 자원봉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언뜻 조합되기 어려울 것 같은 이 모든 질문들은 어느 한 도서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IT로 시각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의 김정호 대표와 신희원 사무국장이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질문 1. 시각장애인이 책을 읽는 방법 
시각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종이로 된 책이나 전자도서를 읽을 때, 눈으로 ‘보면서’ 읽는다. 하지만 눈으로 책을 보며 읽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은 다른 방법으로 책을 읽는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책의 내용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읽는 방법과, 점자로 제작된 책을 제공받아 점자를 통해 읽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런데 위 두 가지 중 어느 하나의 방법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책의 컴퓨터 파일이 필요하다. 즉 종이로 된 책의 내용을 ‘파일’로 제작해야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는 도서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를 빠르게 제작하여 시각장애인의 독서에 대한 가뭄을 해소시켜 주고 있는 곳이 바로 ‘IT로 시각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IT로 시각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아래 IT로 도서관)은 디지털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필요한 IT기술을 개발하여 정보격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다. 시각장애인용 대체자료 및 콘텐츠를 개발하여 동등한 기회를 확보하고 사회 참여를 도모하며, 자립생활 보장과 지식정보문화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정호 “이젠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잖아요. 그만큼 디지털 기술이 대세인데, 어떻게 보면 이런 흐름에서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 정보접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정보의 격차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각장애인도 도서에 대한 접근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도서관에서 IT기술과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여, 시각장애인이 원할 때 언제든지 읽을 수 있도록 파일로 된 책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 도서관은 IT기술 을 활용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점자로 된 도서는 아직 제작하지 않고, 시각장애인 분들이 음성으로 들으며 읽을 수 있는 파일로 된 도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신희원 “책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파일로 제작한다는 게, 그냥 책의 내용을 옮긴다고 생각하는 작업이 아니거든요. 소설처럼 대부분 글자로만 이뤄져 있는 책은 파일로 쉽게 제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공서적 같은 경우는 그림이나 표가 종종 등장하거든요. 시각장애인은 파일로 된 책을 음성으로 들으면서 읽기 때문에, 그 파일에는 그림이나 표가 들어가면 안 되고 글이나 특정 문장부호로만 제작해야 해요. 그래서 시각장애인이 읽을 때 이해할 수 있도록 약속된 규칙대로 무슨 표인지 풀어서 입력하고, 이건 무슨 그림인지 설명을 하면서 제작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시각장애인용 대체자료인 거죠.”


질문 2. 시각장애인은 원할 때마다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김정호 “현재 전국의 44개 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다양한 도서를 서비스하고 있으나, 시각장애인이 읽고 싶은 책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책에 대한 목마름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IT로 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의 책 가뭄 해결을 위해 시각장애인용 e북 제작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연간 2,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온라인상에서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대중들의 참여를 통해 솔루션을 얻는 방법) 방식의 협업을 통해 e북을 제작하여, 시각장애인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책을 제 때에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가 있는 대학생 A씨가 학기 초에 공지된 주교재를 파일로 제공받기 위해 지역 점자도서관이나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도서 제작을 요청할 경우, 완성된 책을 받기까지는 적어도 120일은 걸리는 경우가 많다. A씨의 경우처럼 학기 초에는 다른 시각장애학생들도 ‘몰려서’ 도서 제작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책을 받아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시각장애학생이 교재를 늦게 받으면, 그 만큼 수업을 따라가는 속도가 다른 학생들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다.
김정호 “우리 IT로 도서관이 점자도서관이나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제작하는 도서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도서 제작의 ‘속도’입니다. 저희는 시각장애인이 도서 제작을 요청할 경우, 책 한 권을 자원봉사자들이 10페이지씩 나눠서 제작합니다. 그래서 빠르면 1주일 안으로는 완성된 책을 받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완성되기 전이라도 자원봉사자가 페이지별로 제작이 될 때마다, 바로바로 시각장애인에게 제공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 분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책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여, 학생의 학습권이나 직장인의 직무수행을 돕는 것은 물론, 평소 읽고 싶었던 책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IT로 도서관을 취재하기 전에 시각장애학생 몇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학기 초에 장애학생지원센터에 파일로 제작 요청했던 도서를 중간고사가 1주일 남은 시점에서 받은 경우도 있었다. 학기 초에 교재를 구입 후 수업시간마다 보며 학습하는 다른 학생과 비교해 본다면, 시각장애학생에게는 평등한 학습권이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정확하게 책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속도감 있게 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
신희원 “요즘은 대학교재의 경우에 교재 이름이나 저자는 같은데, 개정판이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더라고요. 개정판이 최근 나온 도서인 경우에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이나 점자도서관, 장애학생지원센터에도 소장 중인 도서가 없는 경우가 있죠. 그럼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어차피 같은 제목과 저자니까 기존에 소장 중인 (개정판이 아닌)도서를 보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개정판이 제작되기 전에 소장 중인 도서라도 일단 보면서 공부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다른 학생들이 개정판으로 수업에 임하는 것처럼, 시각장애학생도 마찬가지로 동등한 환경, 즉 같은 개정판을 보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존에 소장 중인 책이 예전 책이라면, 개정판은 반드시 제작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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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로 도서관에서 도서 제작에 사용되는 점자 제판기와 점자 제본기의 모습


질문 3. 언택트 흐름에서의 ‘꿀’ 자원봉사는?
언택트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검색을 해보니, 부정 접두사인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정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모임 참여나 외출 등이 자제되고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이 대세인 흐름 속에서 자원봉사 역시 재택으로 가능한 것을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IT로 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e북 제작 온라인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자원봉사를 알아보고 있는 분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꿀’ 정보가 된다.
김정호 “자원봉사는 연중 자유롭게 선택하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재택 자원봉사입니다. 학교나 도서관, 회사나 카페 등 컴퓨터만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자원봉사가 가능하며, 자원봉사자에 대한 교육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요즘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저희 IT로 도서관 자원봉사자는 3만 명 정도 되고 있습니다.”
책, 자원봉사, 대외활동, 사회봉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거리두기와 비대면을 잘 실천할 수 있고, 참여하는 자원봉사자에게도 보람을 느끼게 해줄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시각장애인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자원봉사라고 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IT로 시각장애인 점자도서관(www.itlo.org)에 회원가입을 하고, 온라인 교육을 통해 자원봉사활동 방법을 숙지한다. 그리고 관심 있는 책을 골라서 이미 입력된 내용과 책 스캔본을 비교하며 오탈자를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책 편집이 시작되면 해당 책을 신청한 시각장애인 이용자에게 알림이 전달되는데, 편집이 완료된 페이지는 시각장애인이 온라인에서 즉시 읽을 수 있도록 서비스가 제공된다. 자원봉사자의 활동기록에 따라 20시간 이상 활동시간이 누적된 후, 1365봉사센터로 자원봉사시간을 인증하면 된다.
신희원 “제가 이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제작한 e북을 받고 감동한 적이 많았어요. 어떠한 대가성도 없는 그냥 자원봉사일 뿐인데도, 정말 열심히 책을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어떤 분은 해를 거듭하면서도 계속 꾸준히 자원봉사를 해주시고 계세요. 그림이나 표가 많아서 제작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도 꼼꼼하게 완성된 책을 받으면, 괜히 제가 먼저 감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독자가 얼른 책을 받아서 읽으셔야 할 텐데’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분주하게 만들어서 보내주시는 자원봉사 분들의 존재는 저희에게는 너무 든든한 힘이 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IT로 도서관의 도서 제작과정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언택트의 흐름으로 자원봉사자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은 IT로 도서관에 분명 긍정적인 요소지만, 아직까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IT로 도서관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 책을 읽고 싶거나 수업이나 직무수행에 필요한 책이 있을 경우, 점자 도서관이나 장애학생지원센터 같은 곳에 도서 제작을 요청한다는 인식이 너무 깊게 뿌리내린 게 아닐까. IT기술을 활용하여 정보에 접근한다는 것이 어쩌면 시각장애인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 IT로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역시 시각장애인이 원활하게 접근하며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택트라는 용어가 자원봉사자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에게도 분명히 해당하듯이, 이제는 시각장애인도 IT기술에 적응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빠르게 도서를 제작하여 제공되는 IT로 도서관을 이용해 보고, 독서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고 있는 주변의 시각장애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IT로 도서관은 그들에게 가장 갈망했던 시원한 샘이 될지도 모른다. 진정한 샘으로 존재하기를 기원하며, 응원과 격려의 마음으로 IT로 도서관의 발전을 지켜보고 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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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관찬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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