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거울 > 장애, 한 걸음


다섯 개의 거울

특수교사가 들려주는 통합교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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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해원고 특수학급 학생들
 
첫 근무지는 산골 특수학교
첫 근무지였던 특수학교는 산골에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지나고 물길을 지나서야 특수학교가 보였습니다. 벚꽃이 지는 계절엔 꽃이 비처럼 날렸습니다. 작업 기초반을 맡아 가르쳤는데 중증장애 학생이 10여 명 가까이 되었습니다. 날이 좋은 날엔 자폐 학생과 지적장애 학생이 서로 손을 잡고 산을 걸었습니다. 산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있었습니다.학교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지만 교육환경은 열악하였습니다. 가끔 수업 시간에 바지에 대변을 보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특수실무사가 없던 시절입니다. 그러면 수업을 중단하여야 했습니다. 학생을 씻기고 옷을 빨아서 집으로 보냈습니다. 몇 년 동안 특수학교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 이후 읍에 있는 중학교의 특수학급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5명과 읍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곳에 순회 교육이 필요한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차를 타고 순회 교육을 하였습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고 할머니와 함께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면 휠체어를 타고 웃으며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수업이 있어서 자주 가서 가르칠 수 없었습니다. 물리치료를 받으면 걷는것이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 같았으나 이를 지원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장애인교육권연대와 변화의 시작
인천광역시교육청의 특수교육은 예산도 부족하였고 지원도 부족하였습니다. 특수교육 예산을 늘리고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예산이 없다는 이야기만 계속하였습니다. 열악한 교육환경을 변화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특수교육 대상 부모와 특수교사, 장애인이 함께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교육권연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교육권연대는 교육청을 상대로 협의도 하고 요청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노력하겠다는 말만 하였습니다. 실질적 변화는 없었습니다. 교육권연대는 더는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교육권연대는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하여 교육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부모님들이 삭발하는 등 끈질기게 싸움하였습니다. 드디어 농성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2005년 8월 22일에 교육권연대는 인천시 교육청과 16개 조항을 합의하였습니다. ‘특수교육 예산을 3%에서 6%까지 상향한다.’, ’특수교육실무사를 점차 확대한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의 학급당 정원 학생 수를 법정 정원에 맞게 감축할 수 있도록 학급수를 늘린다.’, ‘특수학교에전공과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한다.’ 등의 16개 내용을 합의하였습니다. 그 이후 특수학급과 특수학교 수도 많이 늘어나게 되었고 예산지원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특수실무사의 배치도 많이 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특수교육이 제자리를 잡아 나가게 된 것입니다.
 
↑ 인천해원고 사진반 전시회(정서진1층)
 
사진반 활동으로 함께하는 통합교육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통합교육을 시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학생들이 수업하기에 영어, 수학, 과학 등 교과 내용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교육 내용을 쉽게 조정해도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함께 하는 사진 활동을 통하여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 이해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하는 통합 사진 동아리 ‘동행’을 만들었습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구가 되었습니다. 서로 개인적으로 만나 같이 식사도 같이하며 친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활동하며찍은 사진으로 연말에 사진전을 하였습니다. 정서진 건물을 빌려 1층 로비에 이젤을 펴고 사진을 전시하였습니다. 사진전을 처음 시작하는 날에는 첼로와 바이올린의 축하 연주와 교장 선생님의 축사와 부모님의 축사도 진행하였습니다. 장애학생도 비장애학생도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 매년 새로운 사진반 학생을 뽑고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함께 통합 사진동아리 활동을 하였습니다. 통합동아리 사진전은 송도컨벤시아 전시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의 전시를 포함하여 8번의 전시를 진행하였습니다. 지금도 사진반 동아리 학생들은 서로 연락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Challenging Behavior)’을 하는 학생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을 하는 학생의 경우에 특수교사 혼자 또는 부모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경우에 일시적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때는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행동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지속적인 전문적 지원은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육부나 교육청의 이러한 무관심이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악화시키는 일도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행동의 변화가 없으면 부모나 현장 교사들이 매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 웹툰 작가와 특수교사가 싸우는 듯한 모습의 사건도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행동변화를 위한 장기적인 지원이 부재하기에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 중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의 비율은 10~20%에서, 많게는 30~50%까지 보고되고 있으며, 특별한 중재를 요하는 중한수준의 도전적 행동은 10~20세에 발생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병화,김준범, 2018)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은 만성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시적이거나 단편적인 중재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으로 인한 교직원과 가족의 상해 경험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대응에 있어서는 현실적인 지원이 별로 없습니다. 행동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려면 단순한 행동의 변화만이 아닌 환경의 변화와 지속적인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청의 지원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한 행동’을 하는 학생이 발생하면 특수학급에 행동지원팀을 파견하며 그 내용을 파악하고 지원합니다. 간단한 지원으로 행동 변화가 어려우면 지역 특수교육원 안에 가족쉼터 등을 설치하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장기적인 지원을 받도록 합니다.일주일에서, 많게는 두 달까지 장기적 지원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행동만을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변화를 통하여 근본적인 행동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해원고 사진반전시회 기념사진(2017.11) 
 
‘놀이 밥’ 먹는 행복한 놀이학교를 꿈꾸며
하루를 잘 논 아이는 짜증을 모르고, 10년을 잘 논 아이는 마음이 튼튼하다. 아이들은 ‘놀이 밥’을 꼬박꼬박 먹어야 건강하게 자란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키우는 ‘놀이 밥’의 중요성과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 편해 문 저,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중에서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놀이 밥’을 꼬박꼬박 먹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을까요?
하루를 잘 놀아 짜증을 모르고, 10년을 잘 놀아 마음이 튼튼해졌을까요?
몸과 마음을 키우는 ‘놀이 밥’을 먹고 진정한 행복한 학교에 다니고 있을까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은 더 잘 놀고 더 행복한 학교에 다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어떤가요? 더 잘 놀고 더 행복한 학교인가요? 왜 학교는 ‘교육적’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학생들에게 흥미 있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할까요? 특수학교에서는 국어, 수학, 과학 등 교과 중심의 교육보다는 더욱 흥미 있고 재미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배우고 사회적 규칙을 익히고, 놀이를 통하여 체력을 키우고 정서적 감정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놀이와 체육 그리고 사회적응 중심의 놀이학교를 통하여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한 놀이학교는 현실이 아니고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 변화를 꿈꾸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 새로운 꿈을 꾸어 보아요
미래의 행복한 놀이학교를!
 
※ 네 번째 문단의 글은 11월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장애인 교육 ‘아올다.’ 주관의 ‘우리 지역 소외당하는 장애인 교육권, 확보 정책 토론회’에서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작성자글과 사진. 김효송 인천해원고등학교 특수교사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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