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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계시다가 떠나가셨지만

[사진 한 장 그리고 독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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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계시다가 떠나가셨지만


100시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 땅에 계셨다고 하죠.

가장 높은 사람이 가장 낮은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해야 하는지,
진정한 지도자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내야 하는지를
가장 힘겨운 이들한테 손을 내밀면서 직접 증명하셨습니다.

진정 유민아빠의 손을 잡아야 할 ‘1인’이 누구인지,
당신은 그 의미마저 몸소 대한민국 전체 국민 앞에 또렷이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각종 선거 앞두고 열흘 남짓 재래시장에 찾아다니며 헛된 웃음을 팔고,
장애인 발가벗겨 언론 카메라 앞에 노출시키던 이들과는 정말 ‘전혀’ 다르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당신이 이 땅 안에 계셨기에 ‘단 100시간’이라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노란 리본들이 정말 처음으로 한숨 돌리는 여유를 가질 수도 있었답니다.

 

당신이 ‘허례허식’인 환송행사마저 사양하며 서울공항을 떠나시던 그날,
우리는 왜 그때부터 당신을 아쉬워해야 했던 걸까요?

다시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신이 왔다 가신 흔적은 의도적으로 지워지며,
억울한 이들한테만 ‘너희들의 업보 아니냐’ 하는 세상이 다시 펼쳐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우리 모두의 답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존재를 체험하게 된 전(前)과 후(後)가 이렇게 다르다는 건
이 땅의 진짜 현실이 무엇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건지를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당신은 100시간 남짓 우리 곁에 계셨지만,
우리는 1000일이 수십 번 반복될 때까지 당신의 따스한 진심을 기억할 겁니다.

대신…7시간이 아니라 3000시간이 넘도록 어디에서 뭘 하는지
한마디 말도 없이 외면만 하는 ‘누군가’는 이제 마음에서 내려놓겠습니다.

작성자글・사진 채지민 객원기자  lim0192@cowal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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