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에어로빅 하고 싶은 장애우 모두모두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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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이 하루이틀 말은 아니다. 비장애우에게도 운동이 이처럼 중요할진데 장애우의 경우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활체육이 비장애우 중심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장애우가 운동을 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편견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에어로빅 같은 동작이 큰 운동의 경우 당연히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편견을 깨고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에에로빅을 하는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중곡동에 위치한 재활 에어로빅. 함께 땀을 흘리며 더불어사는 세상을 만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침수업이 끝나고 찾은 재활에어로빅 체육관은 한산했다. 그곳에서 재활에어로빅을 이끌어가는 다섯의 에어로빅 교사분들 중 두 분의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오전 내 뛰었으니 치쳐있을 법도 한데 그들의 표정에서는 힘차고 흥겨운 기운이 느껴졌다.
장애우 비장애우가 한팀이 되어 에어로빅대회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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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에어로빅현장 |
재활에어로빅에서 요즈음 한창 준비하고있는 것은 오는 11월 12일 열리는 제 11회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생활체조경연대회에 참가하는 것. 한빛맹아원의 아이들과 석관중학교의 친구들이 한팀이 되어서 출전하는 이 대회를 위해 재활에어로빅 운영자들은 밤낮 없이 짬을 내어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 처음에는 힘든 면도 없지 않았죠. 시각장애우 아이들은 처음 가르쳐 보는거라 아이들도 선생님도 고생이 많았죠. 아이들이 눈이 안보이니까, 계속 소리를 지르는데, 에어로빅 교사가 아무리 소리를 쳐도 통제가 안되기도 했구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이젠 저희들이 미쳐 하지 못한 부분까지 서로 도와 가며 하는 모습을 볼 때, 천사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이제는 오히려 저희가 지칠 때 아이들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맨 처음 이일을 시작한 것은 4년 전 예전부터 장애우와 함께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던 박성애 선생이 한 수녀원의 소개로 그룹홈을 알게되면서 부터라고 한다. 정신지체장애우들이 함께 모여 살았던 그곳에 처음 문을 열고 토요일 마다 처음에는 그룹홈에서 시간이 지나서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저 혼자 운동한거나 다름이 없었어요. 또 마음을 잘 안여셔서 애를 많이 먹었구요. 제가 오기만 해도 피하고 방에 막 들어가 버리고, 그러시더라구요. 지금은 도리어 그들이 밝아지는걸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죠. 처음에는 집에서 했는데 이제는 토요일마다 여기 체육관에서 해요. 좀 힘들지만 가서 그룹홈에가서 함께 나와요. 교통봉사를 받을까 생각을 했지만 그냥 우리 힘으로 다나는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반드시 전철과 버스로 여기까지 와요. 지금은 7,8명 정도 토요일 마다 오셔요.”
이제는 단순한 운동을 가르치고 받는 관계를 넘어서서 서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오래된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배운 것이 비단 에어로빅이었겠는가. 그들이 얻는 더 큰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장애우도 비장애우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었을 것이다.
장애인 에어로빅협회를 통해 더 많은 장애우가 운동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현재 재활에어로빅 모임은 단순한 봉사차원을 넘어서서 협회를 만들어 에어로빅을 하기를 원하는 장애우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협회를 준비하면서 5명의 운영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장애인에어로빅협회의 주인이 장애우가 되게 하는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우와 에어로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하게 장애우를 이해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장애우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은 장애우 이기 때문에 장애인 에어로빅협회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그 협회의 주인은 장애우가 되어야 하고 저희처럼 돕는 사람은 한 걸음 물러나서 서포트의 역할만 해주어야 한다는 점이죠. 저희는 돕는 배장애우들을 위해 존재하는곳이 아니라 운동을 하고자 하는 장애우를 위한 곳이니까요.”
이러한 협회 설립을 통해 그들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장애우에어로빅 강사를 배출하여 장애우가 장애우에게 직업 에어로빅을 하도록 양성하는 일이라고 한다.
“장애우가 장애우에게 에어로빅을 가르친다면 훨씬 더 서로의 어려움을 잘 이해할 수 있겠죠. 재활 에어로빅의 교육기간을 2년 정도로 생각하고 정식수료증을 줄 생각입니다. 일단 인터넷 동영상 등으로 5 과목의 이론을 배우고 교사들이 1대 1로 찾아가거나, 이곳에서 실기를 준비해서 최종적으로 수료증을 줄 생각입니다”
따로 아무 곳에서도 지원을 받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을 뿐 아니라 5명의 선생모두 생업에 종사하는지라 쉽지만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어떻게’장애우와 함께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거잖아요.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고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이걸 통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도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거죠”
재활에어로빅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라며
물론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재활에어로빅을 운영하는 5명의 운영자들이 바라는 것은 물질적인 도움보다 따듯한 관심과 성원이다. 다음에 카페를 개설하고 사람들이 하나둘 씩 모이면서 따듯한 마음들도 커져가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 장애인이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세상의 삐뚤어진 시선과 맞서기 위해 오늘도 그들을 함께 체육관으로 향할 것이다. 함께 땀흘리고싶은 많은 장애우, 그들과 함께 하며 또 다른 기쁨을 느끼고자하는 비장애우 모두에게 재활 에어로빅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재활에어로빅 카페 http://cafe.daum.net/jwaerobics)
글 · 사진 박채란 객원기자(n29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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