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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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라이언 지음/이상훈 옮김/그물코 펴냄/ 8,000원
스파이더맨, 배트맨, 독수리 오형제, 로버트 태권 브이 등등. 이제까지 지구를 지켜온 무적의 영웅들이 은퇴를 서두르고 있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유는? 그들보다 더 강력하고 놀라우며 불가사의한 능력을 지닌 일곱 영웅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일곱 영웅들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나타난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을 묵묵히 지켜왔던 낯익은 존재들이었다는 것. 이제부터 지구를 살리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일곱 영웅들의 놀라운 활약상을 소개한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선 영웅은 바로 ‘자전거’. 너무 평범해서 실망스럽다고? 하지만 자전거가 해내는 일을 알고 나면 아마 너무 놀라 당황하게 될 걸.
자전거는 인간이 만들어낸 교통 수단 중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인간의 힘 말고는 별도의 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오염 물질도 내뿜지 않는다. 자동차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고 대형 사고로 죽거나 다칠 위험도 거의 없다. 그리고 만드는데 들어가는 재료와 에너지도 자동차에 비해 훨씬 적다. 따라서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률과 대기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 자전거야말로 지구를 살리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강력하고 놀라운 대안교통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자전거의 뒤를 이어 지구를 살리기 위해 나선 것이 바로 ‘콘돔’이다. 천연고무로 만들어진 피임기구로 한번 쓰고 버려야하는 어쩔 수 없는 일회용 소모품이지만 각종 성병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로 여성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며, 무분별한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과 환경의 오염을 방지하는 등 콘돔이 막아내는 문제들은 일회용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상당부분 상쇄하고도 남음이다.
‘빨랫줄’은 또 어떤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건조기와 비교해 턱없이 적은 재료만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게다가 빨래 건조라는 제 기능을 수행하면서 공짜인 태양 광선과 바람 말고는 부가적인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유해한 오염물도 만들어내지 않으니 정말 완벽하게 모범적인 도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 밖에도 곡식과 식물성 재료를 주원료로 만들어지는 ‘타이국수’는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업형 축산산업으로부터 지구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미래 지향적 대안 음식이며,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공도서관"은 같은 자원의 활용성을 높여 다양한 생물종의 낭비와 훼손을 막을 수 있는 시설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적관계를 이용해 해충을 방지하는 ‘무당벌레’, 에어컨보다 훨씬 적은 전기를 소모하면서도 훨씬 효과적이며 친환경적 냉방이 가능한 ‘천장 선풍기’등 지구를 살리는 불가사의한 일곱가지 영웅들은 떠들썩한 이름이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지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때로는 별볼일 없어 보이는 능력으로 무장한,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영웅들인 셈이다.
이 영웅들의 놀라운 능력을 설명한 책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그물코)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원론적인 환경과 생태주의를 말하면서 무책임하게 ‘자연으로 돌아가자’ 혹은 ‘모든 문명을 포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문명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지구 생태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불가사의한 힘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이 함께 쓰면 쓸수록 늘어나고 더욱 거대해 지기 때문이라는 것.
엘렌 테인 더닝과 함께 쓴 「녹색 시민 구보씨의 하루」(그물코)를 통해 국내 독자들과 안면을 익히 지은이 존 라이언은 현재 노스웨스트 환경운동기구의 상임 연구원으로 활동중이다.
글 /이우일 (웹진 ‘부꾸www.bookoo.co.kr’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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