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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래] "여백의 한자리전" 마련한 24인의 장애우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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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래]

 

"여백의 한자리"전(展) 마련한 24명의 장애우 작가들

 

 

  이 가을 예향의 고장 광주에서는 제2회 비엔날레가 한창이다. 9월 1일부터 11월 27일까지 88일간 32개 국 1백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97광주비엔날레는 "지구의 여백"을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반영하여 실험한 본전시 외에 특별전, 특별기념전, 기념전, 후원전 뿐만 아니라 음악, 연극, 패션쇼, 세계 민속놀이 등 다양한 축제행사가 함께 마련되고 있다. 지구의 여백은 "현대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발견된 "틈"으로 여백을 만들고 인간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만물과 평등하고 조화롭게 살아야 하는 지구의 공동체 운명을 만들어 가려는 예술적 의지를 담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행사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듯한 기념전이 하나 있다. 바로 "여백의 한자리"라는 이름의 전시회다. 인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24명의 장애우작가들이다.
  현실적으로 장애우작가의 작품들은 예술작품으로서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보다는 그 작가의 장애가 더 크게 부각되어 인간승리라는 측면에서만 조명되는 경향이 있다. 이 전시회를 주관한 한국장애인미술협회(회장 방두영, 이하 협회)는 애초부터 그러한 "복지 차원의 전시회"를 거부하고 일반 관객들에게 장애작가들의 작품성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사실 이번 기념전은 비엔날레 사상 최초로 장애작가들만이 참여한 전시회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좋은 의의만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복지선진국가들은 기존 화단에서 배척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장애우들끼리만 작품전을 열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에 장애우작가들만의 기념전만을 치뤄냄으로써 장애우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끊어지지 않고, 그들의 역량과 수준을 가늠해봄으로써 이해의 발걸음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딛는 계기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비엔날레에서 장애우작가 24명의 기념전을 열게 된 데에는 협회의 적극적인 추진력의 성과였다. 국제적인 미술행사인 비엔날레의 중요성을 인지한 협회는 작년 여름부터 주최측에 장애우작가들의 기념전을 제의했고 서로의 의사타진 끝에 참가허락을 받아낸 것이다. 그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더라면 현실적으로 작품을 소개할 기회가 드문 장애우작가들이 비엔날레를 주관하는 평론가들의 눈에 뛸 리는 만무했을 것이다.

  이번 기념전에 출품하는 장애우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특수한 상황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청각, 지체, 뇌성마비 화가들로 물론 선천적으로 장애를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사고로 인해 중도에 장애우가 된 경우고 꽤 있다.
  한미순 씨는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지체장애를 갖게 됐고, 김영수 씨는 건축업에 종사하다 뒤늦게 발견된 근이앙증 장애로 일자리를 잃게 된 사연을 갖고 있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살아가는 데 어려운 점을 지고 살아가는 이들이기에 이들의 작품들은 현학적인 기교에 의존하지 않은, 뼈아픈 고뇌와 자기성찰을 통해 터득한 진실 그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그 작품 하나하나는 우리들에게 가슴 속 깊은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전시회와 곁들여 초상화 그려주기, 족보 써주기를 하고 "절망을 넘어 새로운 희망으로"라는 포퍼먼스가 단체관람시 진행된다. 전시회는 10월 15일까지 계속된다.

 

글/ 양미현

 

작성자양미현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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