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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가 궁금하다고?

[느껴봐~인권영화제①]

본문

[인권오름]

좁은 사무실에서 움터나는 인권영화의 힘

6월 5일부터 청계광장에서 시작되는 13회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느라 중림동 인권운동사랑방 사무실은 언제나 북적인다. 중림동의 좁은 사무실은 주말이든 평일이든, 밤이든 낮이든, 비가 오든 날씨가 좋든 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의 노동과 활력으로 가득하다.

해마다 열리는 인권영화제는 사실 준비만 1년이다. 1월 7일 13회 인권영화제 첫 준비회의에서 영화제의 큰 방향과 일정을 계획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사실 그 이전 2008년 가을에 해외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해외 영화제도 갔다 와야 한다. 작품 선정이란 녹록치 않은 일이다. 작년 말 해외작품 선정을 위해 13회 인권영화제의 감독인 김일숙 씨와 자원활동가 여은 씨가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다녀왔다. 국내작품 공모는 2월 20일에 마감했다. 자원활동가도 비슷한 때에 모집을 마감하고 교육을 3월에 했으니 무척 바쁜 일정이다.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

사실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 상근 활동가의 수는 2인뿐이다. 적은 인원으로 영화제라는 큰 사업을 할 수 있는 힘의 저수지는 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들의 존재다. 인권영화제 준비에 함께 하는 자원활동가들은 인권에 관심 있어 활동을 하게 된 사람들도 있고,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인 경우도 있다. 인권에도 관심이 있고 영화에도 관심이 있어 인권영화제 자원활동을 하게 된 김성기 씨는 인권영화제에서 ‘이반검열’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이런 영화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인권영화제 준비를 하고 싶었다고. 그는 직장생활과 인권영화제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힘들지 않은 건 배우는 게 많아서라고 말한다.

“그동안 어떤 사안을 보면 이건 아닌데 싶었던 게 있어도 뭐가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몰라서 답답했지요. 그런데 활동을 하면서 이제는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게 된 거 같아요. ”

현재는 40여명 정도인 자원활동가들의 구성원도 직장인, 대학생, 탈학교 청소년들로 다양하다. 사회생활이 처음이어서 인권영화제 활동이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는 인권영화제 공연기획팀의 화신 씨는 인권영화제의 매력을 ‘모순이 없는 거’라고 확실한 어조로 말한다.

“다른 영화제와 달리 기업후원도 받지 않고 자원활동도 수동적으로 조금 돕는 게 아니다보니 안에서부터 실천하는 영화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표현의 자유가 뭔지 준비하는 사람들이 확실하게 느끼고 실천하고 있어요.”

영화제를 준비하다보면 할 일이 많다. 먼저 국내 작품을 선정하는 일, 해외작품 감독과 이메일이나 국제전화로 소통하는 일, 번역하고 자막을 넣는 일, 인권영화제를 알리는 뉴스레터 ‘울림’ 기사 작성과 발송, 포스터 및 해설책자 등 홍보물 제작, 당일 공연과 부대행사 준비 및 행사장 꾸미는 일까지 할 일이 많다. 그렇다보니 궂은 날도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

   
일이 많아서 힘들 텐데 뭐가 즐거울까


할 일도 많은데다 개인 업무까지 하다 보니 힘들만도 한데 자원활동가들의 얼굴은 언제나 밝다. 그래서 뭐가 즐거울까 물어봤다. 어찌된 일인지 하나같이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서 일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더구나 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이 다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권영화제 울림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지 씨는 인권영화제 일로 주 3일 정도를 꼬박꼬박 나올 정도로 바쁘지만 즐겁다며 힘들지 않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인권영화제는 만들어진 영화제에 가서 일을 조금 돕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드는 영화제에요.”

그리고 그녀는 인권영화제 활동이 인권운동으로 가는 ‘다리’역할을 해주어서 더욱 좋다고 한다. 영화제 활동이 인권에 대해, 인권이 침해받는 현실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고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권영화제 홍보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북극곰이라는 별칭의 자원활동가는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재정 부족과 ‘거리상영’ 이라고 한다. 돈이 적다 보니 전문가에게 맡기지 못하고 직접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홍보물 제작도 돈이 덜 들도록 해야 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새 정부 들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이하 영비법)을 들먹이며 영화진흥위원회의 등급심의 면제추천을 받지 않는 인권영화제에는 영화관을 내주지 않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다 보니 작년부터 ‘거리 상영’을 하고 있다. ‘거리상영’이라 돈과 품이 더 많이 드는 상황이다.

    청계광장에서 외치는 표현의 자유

작년에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상영하였고 올해는 청계광장에서 6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상영할 예정이다. (청계광장은 3일 이상 대관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광장 사용료만도 1백30여 만 원이다. 여기에 무대도 만들고 낮에도 상영하기 위해 하루 대여료가 3백여만 원 하는 LED를 설치해야하고 발전차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 무대설치만 2천만 원이 들 예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거리 상영’을 하면 관객들이 영화 관람을 안정적이고 편안한 공간에서 하는게 아니라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 햇볕이 유난히 쨍하거나 비가 오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권영화제 총 기획하는 김일숙 씨는 거리 상영으로 상영이 더욱 부담스럽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권영화제 초기부터 외쳐온 ’표현의 자유‘를 놓을 수 없어 거리 상영을 할 수밖에 없다. 2년째 거리상영 영화제를 총 기획하고 있는 그녀는 심의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인권영화제는 지금까지 영화제가 등급심의 면제를 위해 국가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상영등급분류면제를 위한 추천을 신청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영화관 측이 영화진흥위원의 추천 없이는 인권영화제에 영화관을 대관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입니다. 영화제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화는 상영등급을 분류 받도록 하고 있어요. 면제조항은 있으나, 법률이 허용하는 면제는 국가 기관이 추천하는 것을 주요하게 봐요. 인권영화제는 이러한 예외조항을 포함해 모든 영화에 대한 등급분류심의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 한다고 봐요. 실제 2001년 타영화제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추천을 받지 못해 상영예정이었던 2편의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어요. 분명한 국가 검열이지요. 비영리영화제나 비영리 영화는 사전 심의 없이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도 활동가 북극곰은 ‘거리 상영’을 해서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인권영화’로 불특정 시민들을 직접 만나기 때문이다.

“거리 상영을 하기 전에는 인권영화를 아는 사람들만이 영화관에 와서 인권영화를 보았잖아요. 그런데 작년부터 인권영화를 거리에서 상영하면서 평소 인권영화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지나가다 인권영화를 볼 기회가 생기게 된 셈이지요. 인권영화를 보고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요. 삶에 얼마큼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지만 인권영화를 보고 느낀 게 있지 않았을까요?”

촛불의 현장에서 인권을!

6월이라 햇빛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청계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를 인권영화를 보면서 가슴으로 느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인권영화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영훈 활동가는 이번 인권영화제를 다음과 같은 말로 초대한다.

“작년 촛불 1년 이후 표현의 자유를 더욱 억압하고 있는 현실에서 13회 인권영화제는 남다르게 다가와요. 그래서 주요 타이틀도 ‘표현의사(死), 나는 영화, 자유를 찾다’입니다. 6월에 는 미디어법 개악 등 언론탄압이 심해지는 현실이어서 더욱 그렇지요. 더구나 이번 국내작품은 용산 살인진압, 콜트콜택, 등록금 문제 등 현재 진행형인 인권사안을 다룬 영화가 많아 관객들과 함께 한국인권현실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작성자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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