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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여행막는 제주도?

핸드콘트롤러 장착된 차량 3대 불과...그나마 정보접근 어렵고, 장애인콜택시 등 대체수단 없어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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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도를 찾아 한해 마무리를 하려했던 오모(39, 뇌병변장애 1급) 씨는 자신이 운전할 수 있는 렌터카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려 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오씨는 운전 경력 10년의 1종 면허소지자지만 장애특성 상 핸드콘트롤러가 장착돼 있는 차량만 운전할 수 있다. 그동안 제주도를 내려갈 때면 매번 ㅅ랜터카에서 핸드콘트롤러가 장착된 차량을 빌려 다른 이의 도움 없이 마음껏 여행할 수 있었으나 ‘노후차량’이라는 이유로 이 차가 폐차된 후 다른 차량에 핸드콘트롤러를 장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후부터 고민에 빠졌다.

부랴부랴 제주도 렌터카 업체에 연락하고,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등을 뒤졌으나 핸드콘트롤러가 장착돼 있는 차량을 보유했다는 업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비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춰진 패키지 상품을 선택해 ‘짐짝’취급 받고 싶지도 않고, 가고 싶은 곳을 찾아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던 오씨는 급기야 여행을 포기할 상황에 이르렀다.

배편을 이용해 자신의 승용차를 끌고 갈수도 없고, 장애인콜택시도 없는데다 저상버스도 11대에 불과해 몇 배나 돈을 더 주고 콜밴 등 택시를 이용해야만 여행할 수 있다는 현실에 직면하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 핸드콘트롤러가 장착된 차량모습 ⓒ에이블 몰 핸드콘트롤러 장착된 차량 3대, 특장차 1대가 전부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청 측에 문의하자 “이와 관련한 문의들이 많이 온다.”면서 “핸드콘트롤러가 부착된 차량이 5대 있으며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콜택시 3대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 2억1천600만원을 내년도 예산에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해본 결과 성산렌트카(064-746-3230)에만 NF소나타 1대, EF소나타 2대 등 3대와 특장차량 1개가 있었으며, 제주도청 측에서 안내해 준 한국렌트카(064-748-5005)는 전동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특장차를 보유하고 있으나 핸드콘트롤러가 장착되지 않아 활동보조인이나 별도의 운전자가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관광정보 홈페이지(http://www.jejutour.go.kr)에는 ‘장애인을 위한 관광정보’라는 메뉴가 있긴 하지만 2007년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현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가 제작한 가이드북으로 링크된 게 고작이며, 장애인 이동편의 및 접근성 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찾을 수가 없었다.

오씨는 “최소한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관련정보 안내와 접근성 여부에 대한 표시만 돼있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제주도를 찾을 텐데,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장애가 있는 사람은 제주도를 찾지 말라는 것만 같아 화가 난다.”라며 “‘관광 제1의 도시’를 부르짖으며 장애인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제주도는 깊은 각성과 함께 시급하게 제도보완을 추진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장애인 단체 한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는 렌트카에 핸드콘트롤러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권리보장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이를 무시하고 있으나 사실 장착된 차량이 없어서 수요가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회도 급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편의시설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3번 이상 장애인단체 활동가 대회를 개최하는 등 장애인의 제주도 방문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저상버스 확대와 장애인콜택시 차량 도입을 통해 이동이 불편한 타지 장애인들과 노약자,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렌터카 업체에 핸드콘트롤러 장착 차량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는 등의 조례제정을 통한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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