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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스모크(Smoke)

 

 

 우리의 이웃 담배가게나 구멍가게에 출입하는 인물들의 사는 모습도 “스모크”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문제는 그 모습들을 관찰하고 조명하는 시작에 있는데 웨인 왕은 이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뉴욕이라는 용광로에서 동양인의 눈으로 담배 가게와 주변인물의 일상을 관조하고 비극적 시각에서 관찰하고 조명했다.

 

 

  "스모크"는 뉴욕의 중심부인 맨하탄의 서남단, 정확히 말하면, 써드 스트리트와 세븐쓰 애비뉴가 교차하는 사거리의 코너에 위치한 한 담배가게의 주인과 주변인물들의 생활을 밀도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는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뉴욕커들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인종의 용광로이다.
  우선 자막으로만 이해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족을 달아야겠다. 뉴욕은 백여년 전에 도시계획 하에 건설된 도시이다. 바둑판처럼 정확하게 나눠진 지역은 뉴욕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에이쓰 스트리트를 기점으로 북쪽으로 이루어졌다. 뉴욕의 도로는 두 가지 이름으로 부려지는데 남북으로 난 넓은 도로는 "애비뉴"라고 하고 동서로 난 도로는 "스트리트"라고 한다. 그래서 몇 번 스트리트와 몇 번 애비뉴가 교차하는 곳이라고 하면 그 위치를 곧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 자막에는 "3번가와 7번가의 코너"라는 자막만 가지고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뉴욕의 맨하탄으로 이민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던 18세기에 이루어진 남단의 거리들은 도시계획을 시행하기 힘들었던 빈민들의 거주지역이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잘 아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있는 서쪽의 월 스트리트의 주변을 제외하곤 지도를 보고도 찾아가기 힘든 곳이 대부분이다.
  "스모크"의 중심이 되는 "오기"의 담배가게는 3번 스트리트와 7번 애비뉴의 교차점을 대각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 지역주민의 생활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오기의 담배가게가 위치한 지역은 중하류의 백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의 어느 동네 어디에 산다고 하면 그 생활정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인 것이다. 그리고 이 정도의 차이는 점점 더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도시란 이렇게 뉴욕을 닮아가기 마련이다.
  오기(Harvey Keitel)의 담배가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의 모습과 주변인물의 이야기는 작가인 폴(William Hurt), 흑인 남자아이 라쉬드, 오기, 루비라는 소제목을 달고 전개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마천루를 배경으로 달려가는 지하철을 보여준다. 그리고 야구중계를 하는 목소리가 깔린다. 이어 오기의 가게가 소개되며 미국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야구와 미식축구 외에는 화제가 없는 적당히 교육받은 미국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문이 열리고 작가인 폴이 등장한다. 폴은 오기에게 영국에 담배를 소개한 월터 롤리라는 인물이 엘리자베스 1세와의 담배연기의 무게를 맞추는 내기에 관하여 얘기한다. 이 장면은 폴이 작가이고 다른 주변의 인물들과 달리 교육을 받은 인물임을 설명한다.
  폴은 담배가게에서 나와 길을 건너다 흑인소년 라쉬드(본명은 토마스 제퍼슨 콜)의 도움으로 교통사고를 면한다. 이 사건으로 라쉬드와 인연을 맺게 되는 폴은 그에게 이틀 밤을 머물게 하나 좁은 아파트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불편함만을 제공한다. 라쉬드는 폴의 집을 떠나나 그 이후 폴의 인생에 계속 개입된다.
  오기는 어느 날 폴에게 자신이 매일 아침 8시에 찍은 3번 스트리트와 7번 애비뉴의 코너의 사진 4천장을 보여준다. 폴은 그 사진 속에서 자신의 부인 "엘렌"을 발견한다. 그의 부인은 오기의 가게에 담배를 사러 나왔다가 강도가 쏜 유탄에 맞아 죽었다. 거리의 한 코너를 계속해서 찍은 오기의 사진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역사의 기로인 것이다.
  폴은 라쉬드의 아줌마의 방문으로 라쉬드의 본명과 사정을 알게 된다. 라쉬드는 그의 아버지를 찾아간다. 라쉬드와 음주운전사고로 아내가 죽자 가출한 그의 외팔이 아버지는 폴과 오기의 도움으로 재회하고, 오기는 오래전 같이 살던 여자 친구 루비의 돌연한 방문으로 루비의 말로는 그의 딸이라고 하는 빗나간 십대와의 어처구니없는 상봉을 한다. 라쉬드의 생일날 오기는 라쉬드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라쉬드의 실수로 가게는 수돗물이 넘쳐 가게의 모든 물건들이 침수되어 못쓰게 된다.
  라쉬드는 강도현장에서 주어와 폴의 집에 숨겨두었던 5천불을 오기에게 준다. 오기는 그 돈을 다시 루비에게 준다. 폴은 라쉬드를 잡으러 온 클립퍼라는 흑인 강도에게 폭행을 당하나 마침 귀가 중의 라쉬드가 경찰에 신고하여 목숨을 건진다.  얼마 후 오기와 라쉬드의 문제가 해결되고 신문에는 클립퍼가 강도현장에서 살해되었다는 기사가 실린다.
  어느 날 폴은 뉴욕타임지로부터 크리스마스 특집호의 원고청탁을 받는다. 얘깃거리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하는 폴에게 오기는 자신의 체험담이라고 하며 흑인인 시작장애우 할머니와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에 관해 얘기한다. 이 장면은 폴과 오기의 "투샷"에서부터 아주 느린 속도로 줌인 하여 오기의 입까지 클로즈업하는 이른바 "롱 테이크" 수법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폴의 이야기가 신문에 실린 것을 보여준 후, 회화적으로 오기의 이야기를 화면으로 보여준다.
  "스모크" 이야기는 상술한 것과 같이 매우 단순한 구조로 구축된다. 흔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오기의 찍은 4천장의 한 장소의 사진처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명한다. 어느 도시의 어느 구석이든 인간의 삶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의 이웃 담배가게나 구멍가게에 출입하는 인물들의 사는 모습도 "스모크"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문제는 그 모습들을 관찰하고 조명하는 시각에 있는 것이다.
  웨인 왕은 이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뉴욕이라는 용광로에서 동양인의 눈으로 담배가게와 주변인물의 일상을 관조하고 비극적 시각에서 관찰하고 조명한 것이다. 그래서 뉴욕이라는 도시의 세계성과 다양성 속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보편적 삶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글/ 이영호 / 시각장애우이며 연극영화인이다.

현재 EBS 라디오 "사랑의 가족"을 진행하고 있다.

작성자이영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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