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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군요, 그랬던 거군요

[사진이 사람에게] 여든여덟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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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순택
용사들이 아니어서 울었습니다
영웅들이 아니어서 울었습니다

평범한 아이들
평범하게 더 살아야만 할 청춘들이
한 마디 말도 없이, 바스락 몸짓도 없이

허리가 끊어지듯 동강난 배에 갇혀, 그렇게 숨이 막혀
어머니를 부르다가, 아버지를 부르다가,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떠올리다가
안녕, 한마디 말도 못한 채
가버렸다는데, 아주 가버렸다는데

그리하여 평범함마저 잃어버렸다는데
울어야죠, 별 수 있습니까? 헌데 별 수가 있었던 거군요
우리가 잘못한 거군요

새끼를 잃은 어미의 슬픔이,
“동물의 울부짖음”
그것 이상이어야 한다는 경찰청장 후보자의 고매한 인품에 고개를 숙입니다
그 따끔한 질책에 반성합니다, 그 끔찍한 조롱에 몸서리칩니다

당신은 동물 이상이라서 좋겠습니다, 참 좋겠습니다
그랬군요, 그랬던 거군요
시민을 대하는 경찰의 눈높이를 ‘동물’수준으로 맞춘 건 당신의 자상한 배려였군요

천안함의 평범했던 청춘들을 보내던 날
하늘에 희고 검은 풍선들이 말없이 날아갈 때
그 아래 터져 나오던 울음들에게
당신은 격조 높은 충고를 던졌던 거군요
작성자노순택(사진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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