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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르가즘? 그래서?

[조항주의 아랫도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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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궁금이 …
남들은 이렇게 혹은 저렇게 자위행위를 해서 즐거움을 찾는다는데, 본인은 아무리 몸을 만져 봐도 성적인 흥분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하신 무명씨님! 혹시 본인이 불감증이 아닌지 걱정하셨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무명씨님!
먼저 남들이 어쩐다는 소리는 한귀로 흘려들으시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러자면 나만의 공간이 있어야겠지요? 방을 혼자 쓰고 있지 않다면 욕실이라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내 몸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했던 때를 상상해 보세요. 조용하고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면 집중이 잘된다는 분도 있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니 한번 시험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밑져야 본전이잖아요? 어떤 자세가 편안한지 한번 해보는 거죠. 뭐. 반듯하게 누워서든 아니면 엎어진 상태에서 성기에 타월을 끼워서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로맨틱한 장면이나 에로틱한 장면이 있는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요.

손을 사용하기 어려우시다면 샤워기 꼭지를 몸의 이곳저곳에 몰아가 봐도 괜찮습니다. 어떤 자세에서 기분이 나른해지거나 몸에 흥분이 오는 때를 찾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자위를 한다고 해서 창피하게 생각하실 건 없어요. 그건 아주 자연스럽고 누구나 다 경험하는 일이거든요. 태초부터요.

추신 여성용 자위기구라고 알려진 바이브레이터는 원래 여성의 히스테리를 치료하던 기구였답니다. 당시에는 페니스 삽입 없이도 성적흥분이란 사실을 몰랐다지만, 지금은 21세기거든요.

   
▲ ⓒ 일러스트 김병무
외계인과 소통을 넘어 섹스할 그날을 꿈꾸는 오늘, ―섹스가 아직도 성기삽입이 전부라고 믿는다면 패스, 토끼는 토끼끼리, 다람쥐는 다람쥐끼리 놀아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것도 패스― 오래된 고전이라고 믿고 싶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통념’들이 있다.

이를테면 남성은 성기가 돌출되어 있어 육체적 성행위에 집중하거나, 성욕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면 참을 수 없어 한다는 것. 상대적으로 여성은 성행위 과정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소통이 성욕에 비해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 뭐, 리버럴한 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잘못된 통념들은 해도 해도 너무나 유치한 통념이라고 믿는다.

첫날밤 이야기부터 해보자. “좋아? 좋아?”를 묻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입으로부터 “당신은 오르가즘을 줄 수 있는 남성이야.”라는 답변을 듣고 싶어 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제아무리 까발리는 것을 좋아하는 본 필자라도 머뭇거려지지만, 이쯤해서 말해야 할 것이 있다. 많은 여성들이 “좋아?”의 답변을 기다리는 남성을 위해, 시시때때로 거짓 오르가즘 연기를 하다가 멈출 줄 몰라 한다는 것. 그러니까 단도직입적으로 오르가즘에 대한 진실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모른다. 왜냐하면 오르가즘을 제대로 느끼게 된다고 해서, 꼭 영화에서처럼 몸이 활처럼 휘어지거나 뭔가 죽기 일보 직전의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방식의 오르가즘이 있지도 않을 터이다.

어떤 외국의 섹스 전문가들은 오르가즘에 도달하게 되면 코 평수가 넓어진다거나, 목의 심줄이 드러나고 질이 조였다 늘어났다 하는 질 이완수축 운동이 반복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 필자는 그런 오르가즘이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었으면 싶다. 어쩌면 섹스는 말이다. 그것을 즐기려는, 다양한 상상력이 나를 흥분케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흥행영화에서처럼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대사 대신에 “나 느낌이 있는 여자야!”를 말할 수 있는, 흥분되지 않는 체위에는 바꿔보자고 상대편에게 권할 수 있는, 그것이 남들에게는 오르가즘도 아무것도 아닌 제멋에 겨운 것일 수 있더라도 말이다.

그런 말이 통하는 세상을 바라는 것은 나 혼자만의 꿈일까?
작성자조항주 성 칼럼리스트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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