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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 저런일2]시대를 속이지 않는 예술이 참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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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속이지 않는 예술이 참 예술

오늘날의 장애우 문제는, 그동안 주체적으로 서지 못하고 모호한 대변인에게 자신들의 의사를 맡겨야 했던 장애우들이, 이제 자신의 목청으로 스스로가 이루어내야만 하는 꿈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데서 새로운 단계를 밟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장애우들이 처한 상황은 낙관을 불허 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의 장애우복지에 대한 의지는 지극히 미미하며 장애우스스로도 아직 자신들에게 가해지있는 억압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망만이 무성할 뿐이 땅의 400만 장애우들이 처한 현실은 소외와 고통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 상황속에도 , 자신이 처한 위치에 꿋꿋이 서서 자신의 햇살을 과감히 내보이려는 장애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은 실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송렬씨도 이러한 주체적인 장애우중의 한 사람이다.

▲속이지않는예술의참모습

가죽공예의 새로운 영역개척
이번호에는 지난 달 그림마당 "민"에서 매우 색다른 가죽공예전을 열었던 가죽공예가 이 송렬씨를 만나보고, 그가 가진 개인전의 의미와 그가 보는 장애우현실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세 살때 소아마비를 심하게 앓아 두 다리를 전혀 못쓰던 그는 수차례의 수술을 받은 끝에 목발을 짚고 겨우 걸어다닐 수가 있었다.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1학년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12살 때 가족과 떨어져 삼육 재활원 3학년에 편입하면서부터 그는 목공예를 배웠다. 그러나 목공예는 시체적으로 너무 벅찬 작업이어서 80년 졸업과동시에 사회로 뛰어들면서 가죽을 만지기 시작했다. 가죽이 겉으로 보기에는 거세어 보이지만 물을 붇히면 얇아지고 부드러워져서 손에 맞아 훨씬 수월했다 한다. 가죽제품 공방에 견습공으로 들어갔기에, 가방·구두등 주로 생활필수품을 만들었던 그는 이러한 실용성을 배제하지 않고서도 공예를 통하여 예쑬을 알 수 있는 가죽공예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방일외에 틈틈이 자기만의 작업을 해온 결과 84·85년 동아공예대전에서 입선했고, 87년도에는 가죽공예가로서는 드물게 대상까지 차지했다. 능곡과 백마사이의 간이역, 경기도 곡산에서 그림을 그리는 형님과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는데 구상까지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계통에서 베테랑이 되어버린 그 이지만 이번개인전을위하여 그토록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 만큼 심혈을 기울였는지 가히 짐작할만하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 관심 깊어
88년 9월 첫 개인전을 가진 후로 이번 개인전이 두 번째인 그는 첫 번째 개인전이 우리나라의 한을 표현하는 통상적인 전통계승발전의 내용이 주로 였던 반면 이번 개인전은 70·80세대를 살면서 느꼈던 것.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 대해 분출하고 싶었던 응어리를 사회성이 짙은 이야기로 32점의 작품이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독재자』『바리케이트 소품장』『군함형 잡지통』『잘린 손가락 촛대』『극복의 손』『분단허리 띠』『상처입은 나무함』등 제목에서 풍기는 강렬함도 그렇지만 쇠사슬, 뿔, 총탄, 총부리, 철조망 등 작품에 자주등장하는 재료에 담은 내용이 너무 강해서 섬뜩한 느낌마저 주어 그가 통해내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데 긴장감을 동반하게 된다. 그는 이번 작품전의 주제를 [반군사문화]라고 요악한다. 『어떻게 보면 장애우 문제를 먼저 내걸었어야 하는게 제 입장입니다. 그러나 장애우 운동을 증폭시키는 원동력이 어디로부터 생겨나는가 생각을 해볼 때 보다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것은 군사무화의 척결이라고 봅니다. 사회 곳곳에 군사문화적인 요소가 너무 많아요. 복지 사회로 가기까지는 이 쓸떼없고 소비적인 군사문화는 없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장애우 문제를 풀이 위한 전초전으로, 장애우 문제를 풀기 위한 걸림돌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을 때는 군사문화, 바로 이 척결이 먼저입니다. 그럴때만 장애우 운동의 위상을 바로 정립할 수 있으며, 임무를 정확히 할 수 있고 발전해 나가야 할 전망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저의 작업이 장애우 운동을 보다 힘차게 추동해 낼 수 있는 기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제 조건으로 말입니다.』


군사문화를 먼저 척결해야
당연히 그런 것이 아니냐며 이 송렬씨는 다시 반문한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그의 본집이 민통선 안에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강한 설득력을 지니기도 한다. 본인이 장애우이기도 하지만 그의 장애우 문제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관심이라기보다는 생활 그 자체라 말하는 그는, 장애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통상적인 얘기 같지만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겠냐며, 장애우 스스로를 삶의주체로 만드는 의식화 작업, 비장애우들의 인식 개선. 무엇보다도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또 장애우 문제를 올바르게 형성하게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는 그는 장애우 스스로의 인식도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미비한 활동이었지만 비장애우에게 뿐만 아니라 장애우에게 까지도 필요한, 인식개선을 위하여 작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야 할 일을 이야기 한다. 하시는 작업이 민중 문화 운동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잇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민중문화 운동 전반적인 것에 대하여 언급하기에는 저는 아직 작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공예로 보았을 때는, 공예라는 기본틀은 쓸모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지 공예가 너무 장식적으로 실용성만 강조되고 선호되어서 내용이 없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공예도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시대 정신을 속이지 않은 공예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전부다저의 예저첨 변화하라는 의도는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공예는 과도기적이고 병적인 형태에요. 크게 보았을때는 저도 굳이 이런 공예도 해야죠.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해요. 이건 실제로는 속임수이니까 틀린거겠죠. 거창하게 영향이랄 것도 없지만 저의 작품들의 독창적인 면에서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고나 할까요.』


시대를 속이지 예술은 거짓
가죽공예계통에서 최고라고 불리우는 그는 이번 개인전이 뛰어났다는 주변의 평가에, 모자란 것이 많은데 잘 보아주셨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안경너머로 선한 미소를 보인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해서 그는 늘 불만에 찬 사람이니까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한 겨울 온화한 모습뒤에 새벽의 서릿발처럼 날카롭게 곤두 서고 있는 그의 작품, 그의 목소리는 너무나 무디고 허약했던 기자의 모습을 부끄럽게 했다.

작성자문경아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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