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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 문단/시2]그대와 내가 고민할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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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내가 고민할 이유가 있다. 

내가 오로지 따끈한 한끼 밥그릇을 위해
성애꽃 하얗게 핀 차창에 목을 꺾고
간밤의 술을 삭이며 옷깃을 적시는 침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

박춘화 그녀는
백오십벌의 빨래산 앞에서 도전의 가쁜 숨을 몰아쉬고

내가 자욱한 담배 연기속
쏘주와 곱창에 취해 고래고래 책상을 두드리며
장애해방가로 날밤을 지샐 때

박춘화 그녀는
백오십여 마른 풀같은 신망애 형제의 운명를 가르게 될
의정부 지법 2호법정의 재판을 앞두고
눈물의 기도로 새벽을 맞고 있었다

"주변환경 해치는 장애자회관 입주 절대금지"
                 -청량리 1동 주민일동-

그들이 같이 살기를 절대금지 당했을 때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절대금지를 당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 이었으므로

"그린벨트 지역내에 정부허가없이 집을 지은 사실이 있습니까?"
젊은 검사는 오직 이 한마디만을 묻고는
징역 일년을 때리고
그녀의 결혼 여부를 물은 판사는
"고민할 이유가 있다"고
선고공판을 연기했다

"고민할 이유가 있다"
그대가 내가
참으로 고민할 이유가 있다.

작성자전흥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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