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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여행은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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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북적이고, 수목원에는 푸르른 나무들이 얼굴을 내밀며 여름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여행을 가고 싶어도 장애인에게 여행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넉넉지 못한 생활에 여행 경비 걱정도 되고, 경제적 문제가 해결이 된다 해도 휠체어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 여행은 고생길이 훤하다. 실제로 2015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의 장애인의 문화 및 여가생활 참여 내용에서 실제적 문화영역으로 볼 수 있는 여행 등 관광활동은 9.8%, 연극 영화 감상 등은 7.1%로 모두 10% 미만의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2011년 동일 조사와 비교해도 크게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여행의 경우 2014 국민여행실태조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나타난 국민 전체의 국내여행 경험률(86.3%)과 비교할 경우 8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모르는 이들과 이름표를 달고 여행을 떠나야 하나?

장애인 여행 지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기까지 한국관광공사와 여러 민간 기업이 지원했던 단체여행 중심이었다. 대다수 여행 주최자들은 여행 참여의 대상을 특정 유형, 휠체어 유무, 나이 제한 등의 방식으로 공모해 여행 참여 장애인을 선정했다. 물론 그 시절에는 단체여행의 기회조차 없었기에, 많은 장애인이 신청했고, 서로 가길 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소위 ‘더 못사는 장애인’, ‘더 기회가 없었던 장애인’이라는 선정기준으로 여행 참여자를 선정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는 안전의 문제, 인솔의 문제 등을 이유로 이름표를 큼직하게 달거나, 버스 외부에 장애인 여행이라는 표식을 부여하기도 했다.

전체 국민의 여행 방식은 단체여행 보다는 개별여행(가족단위 등) 위주로 떠난다. 무려 그 비율이 국내여행의 경우 95%를 넘어선다. 그런데 장애인의 경우 여행 참여 자체에 장벽이 있음은 물론, 난생 처음 떠나는 여행도 각지에서 선정돼 온 모르는 장애인과 함께하고 가슴에는 이름과 행사명이 들어간 이름표를 부착해야만 했었다. ‘이름표를 붙이지 않고, 원하는 사람과 여행을 갈 수 없을까?’의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결국 소규모 단위로 쉽게 이용할 수 있고, 휠체어를 수납할 수 있는 여행용 차량으로 귀결됐다.

 

초록여행에는 ‘장애등급’이 없다

여행차량 마련을 위한 방법을 찾던 중 유사한 시기에 동일한 지향을 가지고 있던 기아자동차의 전폭적 지원으로 초록여행이 2012년 6월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초록여행을 준비하던 시기에 기존의 복지 제도나 사회공헌 사업과 다른 출발점을 가지기 위해 오랜 토론과 의사교환이 있었다. 가장 근본 화두는 ‘유형과 등급의 제한이 없는 보편적 서비스’였다.

장애인복지의 주요 제도나 민간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흔히 중증 중심, 가난한 자 중심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초록여행은 이러한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저 편안한 여행만을 위해서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 등급과 유형에 장벽을 두지 않았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초록여행에서는 장애여부만 확인되면 어느 곳에서나 차량을 렌트해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곳으로 어디든 떠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나, 운전을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유류 지원, 기사 지원과 같은 고려장치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나,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한다. 차량, 유류, 기사 지원 외에 35만 원의 경비까지 지원되는 동행 1박 2일 경비 지원 프로그램 또한 장애 정도, 경제 상황이 아닌 매달 발표되는 주제에 적합한 사연이 선정의 기준이다.

또 하나의 화두는 초록여행 이용자에 대한 호칭의 부분이었다. 흔히들 기업의 사회공헌은 그들을 장애인 또는 사업 지향에 따라 중증장애인이라 지칭한다. 기아차 초록여행은 초록여행을 이용하는 분들이 예약단계, 상담 단계에서부터 존중받길 희망했다. 그래서 ‘고객님’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지만, 우리 사회에 사회공헌 프로그램 이용자에게 고객이라 지칭하는 곳은 거의 없다. 초록여행에 전화를 하면 ‘언제나 청춘 초록여행 홍길동입니다. 고객님 무엇이 궁금하세요?’라 응대하고, 초록여행 상담부터 실행까지 언제나 ‘고객님’이라 호칭하며, 고객권리 옹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애인 여행에 변화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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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UNWTO(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가 Resolution A/RES/492(XVI)(일명 모두에게 접근가능한 관광, Accessible tourism for all)를 채택하면서 관광시설의 접근성에 관한 명확한 정보 제공, 장애인의 특수한 요구 충족을 위해 피고용자의 교육(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세계 각국에 권고했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인 여행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한국관광공사법 개정(한국관광공사의 기본 추진 사업에 장애인, 노약자 등 관광취약계층에 대한 관광지원 포함 홍보 추진), 서울시 조례,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관광 활동지원 조례 제정(서울특별시 장애인 및 저소득층 등 관광취약계층에게 여행 기회를 확대하고, 관광활동을 장려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과 같은 변화가 생겨나고 새 정부의 공약 중에도 관광복지사회 실현 공약에 관광지, 호텔, 관광버스에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맞춤형 여행 지원과 같은 내용이 반영됐다.

가까운 시일 내에 장애인 여행은 변화의 계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초록여행은 이러한 정책적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함께하며, 언제나 지금의 자리에서 고객님의 평안한 여행을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전국 모든 곳에서 초록여행을 함께 할 날을 기다리며…

 

작성자글. 한정재/사단법인 그린라이트 사무국장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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