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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산책] 보통사람, 보통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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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통령 선거이래 우리가 가장 흔하게 들은 말은 아마 「보통 사람」일 것이다. 「보통사람」을 케치 프레이즈로 걸고, 「보통 사람」임을 자처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자 사방에서 「보통 사람」들이 나타난다.
다가 오는 총선에서 후보로 나서는 여당 후보들은 저마다 「보통 사람」을 부르짖는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어디 보통사람인가?) 사람만 「보통」인가, 시대도 「보통 시대」, 회의 방식도 「보통 회의」, 음식도 「보통 음식」, 또 무슨「보통」,「보통」...이제껏 「보통」 아닌 것,「보통」아닌 사람들이 「보통」행세를 하려니 이렇게 떠들썩하다. 정작 보통사람들은 조용할 따름이다. 이렇게 「보통」이 판을 치니 음악도 「보통 음악」이 나올 법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들이 듣는 보통음악이란 뭔가? 그건「흘라간 옛노래」라고 하는 「뽕짝 가요」일게다. 필자가 이 자리에서 여지껏 설마(?)해 온 소위 클래식 음악은, 보통사람이 듣는 보통음악은 아니다. 어렵고, 지루하고, 그래서 고급스런 사람이 듣는 고급음악 이라는 것이다. 교향곡, 협주곡, 이런 것들은 보통사람을 위한 음악이 아닌 걸로 인식되고 있는게 우리 현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이런 음악의 사실은 보통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교향곡 하면 으레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베토벤, 그 사람이다. 그가 왜 교향곡을 썼는가? 당시의 음악은 귀족들을 위한 것이었다. 음악가를 고용해서 곡을 쓰게 하고, 그것을 자기네 저택에서 즐겼다. 자연히 이런 곡들을 실내악, 혹은 독주곡이 주종이었다. 베토벤은 이것이 못마땅했다. 잘나지도 못한 귀족 몇 사람 들려 주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쓰기로 작정했다. 그의 교향곡은 그렇게 생겨났다. 귀족의 집이 아닌 극장에서, 여러 사람들- 보통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교향곡은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것보다 규모가 크다. 그는 보통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쓴 것이다.

슈베르트는 베터벤을 가장 존경했다.  그리고 슈만에게 영향을 주었다. 슈만은 브라암스에게 영향을 주었고, 브라암스 역시 베토벤의 교향곡을 그의 모델로 했고, 모두가 베토벤이 주는 젖을 받아 먹고 자랐으니, 베토벤의 「보통사람들을 위한 음악」, 「보통음악」추종자들인 셈이다. 따라서 클래식음악이 「보통음악」이라고 하면 억지라고 할 것인가? 거듭 말하거니와 클래식음악은 보통사람들을 위한 음악이다.
마지막으로, 보통 사람을 위한 음악을 한곡 소개하면서 글을 맺기로 하자.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레, Fanfare for the Common man」, 미국의 현대 작곡가 아론·코플랜드(Aaron Clpland, 1900∼)가 1942년에 쓴 작품이다. 원래 팡파레란 왕이나 귀족이 등장할 때 사용되는, 나팔과 타악기로 연주하는 화려한 음악이다. 코플랜드는 이 팡파레를 귀족이 아닌 보통사람들을 위해 쓴 것이다.
당시는 2차대전이 한창이었는데 코플랜드는 미국 국민, 나아가 자유 세계의 보통사람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볻돋우기 위해 이 곡을 썼다. 이 곡은 여러해 전, M-TV가 방영한 「제 1공화국」의 타이틀 음악으로 쓰이면서 일반에게 널리 알려졌고, 방송에서도 가끔씩 나온는데, 팡파레가 일방적으로 밝고 화려한 것과는 달리 장웅하며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에 역사-현대사 드라마 같은데 사용하면 아주 효과적일 것이다. 짧지만 (3분 정도) 꽤나 인상적인 음악이다. 언젠가 TV에서 코플랜드 자신이 이곡을 지휘하는 모습이 방영된 적도 있다. (스스로 보통 사람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런 곡까지 있으니, 한 번 들어 보아야 제대로 보통 사람 노릇할수 있으리라.)

작성자강승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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