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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산책] 브라암스의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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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2개월 중 가장 좋은 계절을 들라면 아마 5월을 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5월을 가리켜 「신록의 계절」이라거나 혹은 「계정의 여왕」이라고 하는 것은 새봄이 돌아와 소생한 자연이 절정을 이루는 때가 이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제 같은 행사도 5월에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쯤이면 각 대학에서는 축제 기간으로 들떠 있음을 볼 수 있다. 원래 이런 축제는 서양에서 들어온 것인데 축제에는 자연히 음악이 있기 마련이다. 유명한 작곡가의 작품 가운데는 축제를 위한 음악도 있는데 베를리우스의 「로마의 카니발 서곡」같은 것이 그런 작품이다. 그러나 축제를 위한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브라암스가 쓴 「대학축전 서곡」일 것이다.

브라암스가 이 곡을 쓴 때는 1880년인데, 그때쯤에 그는 이미 유럽 전역에서 위대한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래서 3년전인 암스에게 명예 음악박사 학위를 수여하겠다고 제의했다. 그런데 브라암스는 학위를 받기 위해 영국까지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를 사양했다. 그러다가 2년 뒤인 1879년, 이번에는 그의 조국인 독일의 브레슬라우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겠다고 했는데. 브라암스는 이를 기꺼이 받아 들였다. 그리고 erm 답례로 이 「브라암스 박사」가 쓴 곡이다. 브라암스의 곡들이 대체로 무게 있고 어두운 색조를 띤데 비해 이 곡은 이름에 어울리게 밝고 즐거운 곡이다. 처음에는 브레슬라우대학을 위해 위엄있는 곡이나 환희에 넘친 곡을 쓰려 했다가 당시 독일 학생들이 즐겨 부른 4개의 노래를 이어 맞춰 자유로운 접속곡풍의 곡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단순히 노래만 이어 맞춘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쓴 곡을 가미하여 교묘히 연결하여 전체적으로 잘 정돈되고 밝은 곡을 완성하였다. 여기 사용된 노래는 「유리들은 훌륭한 교사(校舍)를 세웠도다」「나라의 아버지」「신입생의 노래」「유쾌하게 하자」인데 쉽고도 친근한 멜로디라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다. 특히「훌륭한 교사」는 우리에게는 「어여쁜 장미야, 참 아름답다, 거치른 언덕길가, 외로운 숲속에 그 누굴 보라고서 예쁘게 피었나」바로 이 노래가 대학축전 서곡의 처음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다른 세 노래와 서로 연결되어 나오고 있다. 곡은 맨 처음에 빠른 템포로 학생들의 행진을 연상시키는 주제가 나오고 이어서「훌륭한 교사」가 나오고 다시 브라암스 독자의 주제가 쓰이다가 이번에는「나라의 아버지」가 등장하고 이어서 템포를 좀 빠르게 하여「신입생의 노래」가 유머러스하게 나오는데 가일링거리는「브라암스전」에서「누군가 브라암스의 작품에서 유머를 찾는다면 이 부분을 떠올릴 것이다.」라고 한, 퍽 재미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발전해 나가다가「훌륭한 교사」가 우아하게 등장하고 다시「신입생」의 주제가 고조되다가「유쾌하게 하자」의 멜로디를 드높이 울리면서 결정을 이루고 곡을 끝맺는다.
 브라암스 스스로 이 곡을 가리켜「웃음의 서곡」이라고도 불렀으며.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는「매우 즐거운 서곡을 썼다」고 할만큼 즐겁고 밝은 분위기가 전편에 넘쳐 흐르는 곡이다. 가끔씩 교향악단이 대학을 방문하여 연주할 때가 있는데, 그런 때면 으례 이 곡을 연주하곤 한다.
 
한편 이 곡은 브라암스의 박사 학위와 직접 관련이 있는데「국내박사」보다「외국박사」를 더 알아주는 우리네 개념과는 달리, 브라암스는 세계적 명문 대학이 주는 학위를 마다하고 자국 대학의 학위를 받았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영국까지 가는 것이 귀찮아서였다니, 위대한 작곡가는 배짱도 크다고나 해야겠다. 참고로 그의 선배격인 멘델스죤은 영국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영국에서 높이 평가받았고, 또 영국과 관련된 곡― 교향곡 3번「스코틀랜드」,「핑갈의 동굴」서곡을 쓰기도 했다. 하이든 역시 영국을 자주 방문했고, 영국과 관련 있는 몇 곡의 교향곡을 썼는데 교향곡103번「런던」이라든지「오라토리오」「천지창조」같은 곡이 그렇다. 헨델은 아예 영국에 눌러 앉았다. 브라암스가 이를 모를리 없었을텐데, 아마도 위대한 작곡가를 배출하지 못한 영국에 대해 하이든이나 멘델스죤과 달리 배짱을 내미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람 좋아 보이는 하이든이나 멘델스죤에 비해 브라암스는 고집스럽게 생겼다. 또 하이든이나 멘델스죤, 혹은 헨델의 곡이 대체로 밝고 명랑한 데 비해 브라암스의 곡은 어둡고 무겁다는 사실도 이와 관련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브라암스가 쓴 즐거운 곡, 그것이「대학축전 서곡」이다.

작성자강승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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