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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Philladelpia)

 


  죠나단 데미(Johnathan Demme)의 "필라델피아"는 앤디( 탐 행크스 Tom "hanks)라는 변호사의 짧은 생애를 통하여 미국사회의 커다란 문제인 에이즈(AIDS:Acquired Immune Deficiency Sydrome 후천성 면역결핍증) 와 동성연애 그리고 에이즈 환자에 대한 사회적 처우의 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평범하다. 앤디는 전도유망한 변호사이다. 그리고 그는 동성연애자이기도 하다. 그는 에이즈에 감연된 사실을 숨기고 법률회사에 다닌다. 그는 승진을 하고 중요한 소송을 맡게 되나 그가 에이즈에 감연된 사실을 알게 된 그의 상사는 그의 서류를 감추고 그의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파일도 지워버린다. 그로 인하여 앤디는 소송에서 지고 그것을 기회로 그의 상사는 앤디를 해고한다.
  앤디는 이것을 부당한 처사라고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변호사를 구하나 아무도 응하지 않는다. 영화의 처음에 앤디는 소송상대 변호사였던 흑인 변호사 밀러를 찾아간다. 그러나 소위 민권 변호사인 그도 역시 앤디가 동성연애자이고 에이즈에 감연된 사실을 알고는 변호를 거절한다. 밀러는 앤디와의 만남 자체를 두려워하여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다. 그리고 귀가하여 안내와 동성연애에 관한 대화 중 자신의 주변에도 많은 동성연애자가 있음을 알고 놀란다.
  얼마후 도서관에서 앤디와 마주친 밀러는 앤디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했다. 재판이 시작되고 밀러는 자신이 맡은 사건이 단순한 에이즈 환자의 부당한 해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동성연애자의 사회적 편견이 얽혀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어느 날 그가 앤디의 소송을 맡은 변호사이니 당연히 동성연애자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한 흑인 동성연애자에게 분노를 터뜨린다. 영화의 마지막에 앤디는 배심원의 판결이 내리기전 법정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지만 승소한다. 그리고 앤디는 자신의 애인인 미켈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난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미국사회의 심각한 두 가지 문제를 만나게 된다. 하나는 에이즈의 만연이고 다른 하나는 동성연애이다. 에이즈의 출현초기에는 에이즈의 감염이 동성연애자나 마약중독자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 후 수혈을 비롯한 다른 경로로도 감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만일 이영화가 수혈에 의해 감염된 환자의 이야기라면 에이즈 환자에 대한 연민과 에이즈의 발생에 책임이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사회의 한 이질적 그룹, 즉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 일으키는 계도적 영화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앤디는 동성연애자이며 그의 상대자인 미켈과 동거 중에 다른 남자와의 관계로 에이즈에 감염되었다. 이를테면 동성연애자들의 사회 속에서도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상대방 변호사에 의해 밝혀진다. 그러나 앤디의 도덕성 문제는 연출자인 죠나단 데미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는 그가 동성연애자인지 아닌지 알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소위 와습(W.A.S.P White Anglo Saxon Protestant 백인중에서도 앵글로 색슨이며 신교도)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또한 그들에 의해 이끌어지는 사회이다. 앤디의 변호사인 밀러는 흑인이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소수에 속한다. 앤디는 백인이나 동성연애자이다. 그도 역시 소수에 속한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고 심지어 학살하기도 한 예를 보아왔다. 중세 기독교사회에서의 종교재판이 그랬고 나치의 유태인학살이 그랬다. 이것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면 우리는 나치나 중세의 기독교 지도자들의 의식을 분석해 보아야할 것이다.
나치의 경우 많은 정치적 이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치 지도자들의 선동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대중의 의식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이민족에 대한 공포(Geniphobia)이다. 또한 유대인들의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의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었던 경제적 중산층이 되는 과정이 독일 대중의 자존심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손상시켰던 것이다.
  환언하면 자신과 다른 부류에 대한 공포가 증오를 낳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수의 이익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얻게 되면 정당화되곤 한다. 이것은 장애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농경사회에서는 장애우는 생산의 주체에서 소외되었고 핍박을 받아왔다. 비록 산업사회에서는 역할의 다양화로 기능적인 면에서의 차별은 적어졌지만 아직도 대중의 의식 속에는 그들과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경원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성연애자들의 문제도 본질적으로는 전술한 논지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이 여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들이다. 물론 동성연애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반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고 에이즈의 출현이 후 그 발생의 책임이 동성연애자들에게 전가되었다. 그러나 에이즈에 관한 연구가 진척되면 밝혀지겠지만 아직도 그 발생원인은 확실히 규명된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소수의 이질적인 집단인 것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정확한 이유일 것이다. 장애우와 비장애우와의 문제나 이성연애와 동성연애와의 문제는 이런 관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다수의 소수에 대한 편견은 외형적 혹은 내면적 이질감의 수용 여부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에이즈의 확산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병의 퇴치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만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처우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어린시절 나병환자들을 만나면 문을 걸어 잠그고 공포에 떨며 집안으로 숨곤 했던 기억이 있다. 에이즈 환자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모든 편견과 공포가 무지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공교롭게도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나병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그러므로 에이즈의 감염도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에이즈는 성행위를 통한 신체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만 감염되며 그것도 육체적 접촉 시 상처가 발생될 경우에만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 되어있다.
  얼마전 보도를 통해 불란서의 유명한 여배우가 에이즈환자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이 불란서 전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는 사실을 접했다. 이것은 대중의 잘못된 인식의 전환을 위해 아주 효과적인 일일 수 있다. 그들이 어떤 경로로 에이즈에 감염되었던 그들은 불행한 처지에 놓인 소수이다. 다수의 소수에 대한 편견과 그로 인한 횡포는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 영화는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하여 동성연애를 옹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 혹시 흑인 변호사 밀러에게 일어난 사태와 흡사한 사태의 발생을 우려하여 동성연애자가 아님을 밝혀둔다.

 

글/이영호(영화인)

 

작성자이영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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