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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일상 속 차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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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일: 2003. 10
글쓴이 : 이미정, 김광표, 허성현, 고지혜, 최성규, 김은실, 강복동, 김병구, 문상식, 윤관영, 김동수, 조현대, 권윤정, 김미현, 이현주

 
  휠체어를 타는 사람, 휠체어를 타지 않은 사람, 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사람, 말로 자신의 의사를 너무나도 잘 전달하는 사람, 발로 수저를 집고 글을 쓰는 사람, 손을 자유롭게 쓰는 사람, 눈으로 앞을 보는 사람, 손과 마음으로 앞을 보는 사람,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 생업을 찾고 있는 사람…. 신체적인 특성도, 살아가는 방식도, 배운 것도, 생각하는 것들도 너무나 다른 사람들....
그러한 다양한 사람들이 ‘장애우 인권지기’라는 이름으로 한 곳에 모였다. 같이 모여 영화를 보고 공연을 보고 놀이공원에 가고…. 세상으로 함께 뛰어들어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울고 웃는다.

〈다르지 않은, 평범한 장애 가진 사람들의 삶〉
그들이 함께 한 지난 6개월 동안의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 『일상 속 차별이야기』라는 책이 탄생되었다!
책의 전반부 ‘인권지기 활동 이야기’에서는 각자의 일상 속에서 경험한 차별이야기와 함께 인권지기 테마체험을 통해 겪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후반부 ‘인권지기 사람들 이야기’에서는 인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편지, 미래에 꿈꾸는 자신의 일상,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인권지기들에 대한 소개가 담겨있다. 각자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되 내이며,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차별 요소들을 끄집어내는 인권지기들…. 어쩌면 각자의 삶을 살아오면서 너무도 둔감해져있을, 혹은 인정하기 싫어 무심코 지나치고 싶을 그러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재미나게 풀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운 힘이 느껴진다. 아마도 같은 문제와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잘못된 세상 앞에 당당히 소리칠 수 있는 용기가 그들 안에, 그리고 우리들 안에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는 것이리라.

〈이유 있는 외침, 차별은 이런 것〉
한 인권지기가 자신을 무시하고 무례하게 행동했던 한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과거의 여러 사건들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온다. 집 앞에 지나가는 버스로 한번에 갈 수 있는 길을 오랜 시간 지하철로 돌아가야 하는 자신의 현실, 다짜고짜 반말하는 아주머니, 한번에 신호등을 건너지 못하는 답답함,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끝까지 듣지 않고 그냥 넘겨버리는 사람들... 그리고는 곧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서럽게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던 그.
그를 통해 부당한 차별 현실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몫일지 모른다고 생각해온 나를 뒤돌아본다.
장애우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차별에 저항하면서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그러한 차별 현실에 충분히 면역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
하지만 아직 그들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차별적인 현실에 길들여지지 않았으며, 또한 길들여지기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이들의 길들여짐에 대한 거부가 바로 ‘일상에서의 인권찾기’ 라는 험난한 여정의 의미 있는 첫발이 되리라는 믿음과 함께, 이 책이 수많은 장애우, 비장애우들에게 그들의 거부의지를 밝히고, 거부의지에 동참하는 새로운 동지들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길들여지지 않음의 미덕’을 찾을 수 있는 책〉
이 책은 장애인권, 장애차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해주는 책도, 차별이 난무하는 잘못된 사회에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해주는 책도 아니다. 단지, 일상 속에서 빼앗긴 자신의 인권을 다시 찾고픈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뿐이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도 너무나 당연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각자의 일상을 한번쯤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이 책상 위 책꽂이에 꽂혀있는 얌전한 책이기보다는, 집안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살아있는 책이길 바란다. 가끔씩 가벼운 마음으로 열어 자신을 돌아보고, 사회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살아있는 책으로...


글 양여경(장애우 인권지기, 이화여대 특교과 3학년)

작성자양여경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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