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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장애우 문화운동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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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앞으로는 문화가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장애우 현실은 복지권, 이동권, 접근권, 교육권 등이 채 해결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생존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함께걸음은 창간 12주년과 문화센터 설립을 계기로 장애우들은 현재 문화에 대해 어떤 인식을 하고 있고, 장애우들이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함으로써 어떤 결과가 초래되고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장애우들이 문화생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논의를 해보았다.

 

 생활권 중심의 문화운동 필요해

사회  오늘 좌담 주제는 장애우 문화운동 왜 중요한가입니다. 저희가 굳이 문화 운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건 복지권 이동권 교육권에 이어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장애우가 쟁취할 권리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권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인 장애우들이 문화에 대해 인식을 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운동을 해야 된다는 절박성 때문에 이런 제목을 정했는데요. 하지만 사실 오늘 좌담 주제는 너무 앞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우선은 장애우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 순위 아니냐는 것이 정부와 사회 그리고 심지어는 장애우 당사자들의 입장이기도 한데요. 그렇지만 장애우의 문화생활을 인간이 누려야할 기본권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지원하고 있는 게 세계적인 흐름인데, 그에 비해 우리 나라 장애우들은 철저하게 문화생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오늘 좌담은 우선 원론적인 얘기지만 장애우에게 문화생활이 왜 필요한가 라는 질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3년 전에 국내 최초로 장애인문화복지증진방안 연구라는 논문집을 내신 정갑영 선생님께서 이 문제에 대해 먼저 말씀해 주시죠.

정갑영  우선 문화권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문화권을 영어로는 Cultural Rights라고 합니다. 문화권은 유네스코에서 이미 인정한 개념이고, 현대 유럽을 중심으로 생존권이나 참정권과 마찬가지로 문화권도 인간의 기본권 중의 하나로 인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 문화권에 대한 법적 근거로 헌법 10조 행복추구권을 들 수 있겠는데요. 행복추구권은 인간이 문화를 향유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행복의 한 부분으로 인정한다면 우리 헌법에서도 이미 문화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인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화에 대한 권리는 보통 두 가지로 표현하는데 하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고, 다른 하나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으로 인해서 평균적인 문화적 향유를 하지 못할 때 국가나 사회가 개입을 해서 도와준다는 사회권적 문화권 개념입니다. 전자는 영화 ‘거짓말’이나 ‘노랑머리’에서처럼 국내에서도 자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후자에 대한 얘기는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지 못합니다.
한 3년 전에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장애우 응답자 91% 이상이 TV시청이나 라디오 청취가 여가시간에 하는 전부란 통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실정은 장애우만 그런 게 아니고 비장애우도 비슷하죠. 비장애우의 경우는 한 88% 이상인데 비장애우에 비해 장애우의 비율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그밖에 장애우들의 여가활용 방법이 음악감상, 독서, 노래부르기, 글쓰기 등 주로 이동에 불편함이 없거나 소득수준의 문제 때문에 대체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면 50% 이상이 여행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문화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에 대해서는 대단히 불만족스러워 했는데 장애우의 약 65% 이상이 불만족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사회권적 문화권 관점에서 접근을 해서 시급히 해결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영호  인간을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그저 먹고 사는 것만 충족되면 잘 사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반대로 문화적인 행위에 참여하거나 문화적 행위를 즐기지 않으면 배가 불러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죠.
마찬가지로 장애우 중에서도 문화적 향유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방송을 통해 만나본 사람 중에는 혼자서 사물놀이를 하는 장애우가 있었고, 단체도 여럿 있죠. 문인협회도 있고, 구필화가 모임도 있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장애우들이 있지만 문제는 장애우들의 예술 활동이 구분돼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극단 "소리"를 예를 들어도 마찬가진데 비장애우들이 장애우들을 소외시키니까 그럼 우리끼리 해야겠다는 정도의 장애우들만이 문화활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정갑영  여기서 장애우문화활동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 것이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좁게는 예술활동이 있을 거고 넓게는 체육이나 여행까지도 문화활동으로 포함될 수 있단 말이죠. 우선 장애우 중 전문적인 예술활동을 하시는 분은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96년 문화복지정책이 나오고 그 다음해 장애우 예술활동쪽으로 지원이 시작돼서 문예진흥기금이 배정됐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면 적은 지원이지만 앞으로 강화시킬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장애우들의 일반적인 문화활동을 증진시키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장애우들에겐 생활권 중심의 문화운동이 필요하다고 저는 주장하고 싶습니다. 예술영역보다는 그것을 넘어서서 여가라든지 여행이라든지 생활체육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좁혀 들어가서 전문적인 예술영역까지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우  저희 모임은 처음에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활동을 하면서 드는 생각이 장애우의 평등은 문화의 평등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문화생활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장애우들이 비장애우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우선 화제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본인은 못 느낄지 모르지만 제삼자 차원에서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 한쪽이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해주고 있고 한쪽은 듣고만 있는 실정이거든요. 장애우가 비장애우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화가 가능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서로 차이를 느낀다면 다른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많겠죠. 그래서 문화를 함께 느끼고 참여하면서 마음의 여유로움도 갖고 상대방과 얘기를 나눌 때 화젯거리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도 장애우들의 문화 활동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회  이현준 씨는 주로 인터넷에 들어가서 자료 검색을 하면서 여가생활을 하고 있고, 해외 소식도 빠르게 접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요. 우리 실정과 비교해서 선진 외국의 장애우 문화생활 향유 정도는 어떻습니까.

이현준  한 예를 든다면 청각장애우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요. 하지만 선진국 경우는 청각장애우도 충분히 음악을 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음악을 귀로 듣는 거 하나만 생각하잖아요. 사실은 다섯 가지 종류의 음악이 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눈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도 있고 피부로 들을 수 있는 음악도 있고 오감을 이용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이렇게 앞서가고 있는 게 선진국의 장애우 문화에 대한 시각입니다.
 
문화향수 기회 많아져야 문화 활동 가능

사회  넓은 의미에서 살아가는 데 활력소인 취미활동, 예술 활동, 여가생활 등을 모두 문화 생활으로 볼 수 있겠죠. 그렇지만 장애우는 심하게 말하면 그냥 사는 것일 뿐 문화생활이라고 부를만한 것을 누리는 게 없습니다. 국내에 장애우 문화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정갑영  저는 문화생활을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장애우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한 규정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장애우들의 여러 가지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일단 생존권의 기본적인 조건만 갖춰지면 충분하다고 볼 것인가, 또는 이동의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만 해결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볼 것이냐, 아니면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만이 아니고 문화까지 향유하고 표현하는 권리를 가진 똑같은 인간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서 장애우에 대한 문화권적 접근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영호  현재 장애우의 경우 무료관람을 하게 문을 열어 놓은 단체가 많아요. 할인 혜택도 주고 있고, 콘서트도 장애우들은 요일을 정해서 무료로 초대하고 있기 때문에 향수자인 장애우 입장에서는 본인의 의지와 열정만 있고 공연장의 편의시설만 갖춰진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인식 개선인데, 제 예를 들어보면 제가 스키를 타는데 지난주에 스키장엘 갔다왔습니다. 그런데 스키장이란 데가 원래 질서가 없기도 하지만, 장애우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과 부딪쳐서 "눈이 보이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하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여기 뭐하러 오냐"고 맞받아요. 만약 서구 복지선진국에서처럼 모든 사람의 장애우에 대한 인식이 선진화 됐다면 시각장애우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한 군데 만들어 줄 수 있겠죠. 인식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장애우 본인이 의욕을 갖고 문화활동에 참여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어요. 또 하나 문제는 장애우들이 그 동안 문화경험을 못했기 때문에 공연장에서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두려움 때문에, 그리고 무시당할까봐 문화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장애우들도 있는데 이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운동을 벌여서 개선 시켜야 하겠죠.

이현준  흔히 장애우 문화는 안방문화라고 하잖아요. 저도 대체로 집안에서 해결하는 편이죠. 저는 1년에 몇 번 진짜 보고 싶은 공연은 큰마음을 먹고 동생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공연장을 찾아갑니다. 영화구경은 그림상자 같은 모임에 참석해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문화생활을 엄두를 못내는 게 편의시설도 편의시설이지만 비장애우에 비해 돈이 몇 배로 더 든다는 거죠. 우선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우니까 택시도 이용하기 힘들고 그래서 아는 분 승용차를 이용하는데 기름값과 주차비를 제가 지불해야 하죠. 제가 생각하기에 장애우들이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만 해결되어서만은 안 되고 여러 가지 여건들, 예컨대 편의시설이 마련되고 이동수단이 마련되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그런 것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집밖으로 나갈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되는데, 우선은 장애우를 도와줄 수 있는 자원활동 체계를 구축하는 게 더 급하다고 봅니다. 사실 문화라고 했을 때 가볍게는 친구를 만나고, 동네를 산책하는 것들도 문화생활입니다. 꼭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죠. 그리고 아까 스포츠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 같은 장애우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더라도 우선은 소프트웨어가 개발돼야 하거든요. 일본은 전동휠체어 야구가 있어요. 트윈바스켓이라는 게임도 개발돼 있고. 또 하나 장애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활동과 생활의 한계를 둬서는 안될 것 같아요. 이거는 되고 이거는 안 된다는 한계를 두면 단절이 생기거든요. 중증장애우라도 여행도 할 수 있는 거고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는 보편적인 사고방식이 확립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장 큰 문제는 인식의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50년 이상 뒤졌다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됩니다.
 
정치우  제 생각에는 장애우들에게는 문화의 욕구를 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동기가 필요한데 저의 경우 스물 일곱 살까지 아침에 일어나서 책보고 여섯 시부터 열한 시까지 텔레비전 보고 자고 그 다음날 책보고 또 자고 라디오 듣는 게 전부 였습니다. 그때는 그게 제 삶이고 문화였어요. 그런데 밖에 나와 보니까 다르더라구요. 제가 여행을 처음 갔었을 때 강원도 고성에 갔는데 바다를 봤어요. 잊을 수가 없었지요. 그 다음부터 혼자서 겨울바다도 가고, 또 자꾸 외출을 하고 싶어졌어요. 이런 식으로 장애우들에겐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장애우 문화활동과 관련해 제가 느낀 또 한 가지 문제는 장애우들이 모임에 나오는데 거기까지가 한계라는 겁니다. 자기가 벽을 만들고 닫아버리고 있죠.

이영호  장애우들이 교육에 대한 혜택을 못받으면 결국 문화에 대한 혜택도 못받게 되는거죠. 문화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접근하려는 생각도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애우 문화와 관련해 모든 악조건을 해결한다고 해도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은 모든 문화행위를 향수하는 기회가 많아야지만 스스로가 문화행위를 할 수가 있는 겁니다. 장애우가 비장애우보다 문화활동에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것은 그만큼 문화를 향수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어쟀든 우리 나라 서민들이 문화활동을 하기 시작했으니까 지금이 장애우 문화 행위든 향수든 장애우들이 문화활동을 벌이기에 좋은 때고 지금 문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 활동,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사회  중증장애우들이 TV나 라디오 책만 보면서 문화생활을 한다는 것은 본인 입장에서는 무척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대책이 없고 대부분의 장애우들이 문화생활을 누리는 것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장애우들의 현실을 헤아려서 정부에서 문화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보는데요. 어떤 대책이 있을 수 있을까요?

정갑영  우선은 기존의 복지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우복지관이라든지 일반 사회복지관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첫 번째로 필요하고 그 다음에는 장애우 문화생활을 위해 이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인데, 어려운 문화예술에 갑자기 접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손쉽게 문화생활 영역에 접근하는 게 필요한데 지금 문화의 집이라는 개념의 시설이 있습니다. 비장애우 경우 생활권의 문화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생활 주변에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정책이 시작단계에 와 있습니다. 이 시설은 동사무소에도 만들 수 있는 거고 청소년회관에 만들 수도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장애우복지시설에도 설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복지관내에 백 평 정도 되는 공간에 문화의 집을 집어넣고 거기에서 생활문화 중심으로 장애우들이 문화향수 능력을 키우면서 자기표현능력을 키워가는 방법이 첫 번째로 필요할 것 같구요. 또 대책은 우리 나라 현실에서 많은 예산을 요구하게 되면 그건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서서히 있는 조건에서 적은 예산을 들여서 그걸 통해서 최대한 효과를 얻는 게 정책적으로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이것도 향후 장애우 문화운동의 역량에 따라 결정될 문제인데 기존에 문화시설이 있어요. 종합문예회관도 있고, 구민회관 도서관 박물관 다 있습니다. 거기에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겁니다. 말로만 계속해서 한다고 하지 제대로 안하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요구가 첫 번째로 필요할 거고, 시설안에 장애우들이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소규모 문화공간을 의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극장도 좋고 영화인 모임도 좋고 장애우들의 자발적인 문화모임이 생겨난다면 그들에게 대여할 수 있는 쿼터비율도 결정해야 할겁니다. 구민회관에 있어서 1년에 몇 %는 장애우에게 대여해 줘야 한다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여성도 쿼터로 할당하는데 왜 장애우는 안됩니까? 결론적으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장애우 문화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기존에 있는 총체적인 문화시설을 모두 다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  옳은 지적인 것 같습니다. 복지관의 역할이 그야말로 장애우의 여가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서 장애우가 와서 놀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친교도 나누는 소규모 레저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역 장애우들의 문화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우리 장애우 복지관의 마인드는 복지관내에 자립작업장을 만들어서 거기서 일해서 돈벌어야 된다 이런 식으로만 생각하고, 자립작업장 하나 만든 것을 굉장히 큰 치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기존 시설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원활동 네트워크 구축, 경제적 부담의 경감, 공연문화정보 안내 등 장애우문화를 전담할 지원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이영호  제가 생각하기에 충분히 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잘 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차피 자본주의 국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것처럼 환상 속에 살고 있지만 실제로 얘기를 꺼내봤듯이 경제적으로 힘들잖아요. 아무리 좋은 문화들이 수없이 산재해있다 하더라도 소득이 낮은 장애우들은 참여할 의사가 있어도 참여할 수가 없는 거예요. 문화센터가 만들어지면 좋은 일인데 서울에 한 곳에만 만들어 가지고는 의미가 없습니다. 문화센터가 전국에 있고 전국에서 똑같이 양질의 문화를 보급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생각인데 가령 정부입장에서 봤을 때 동숭동에다가 장애우문화센터를 만들었다. 그러니 우리는 할 일 다 했다고 하면 문제가 있죠. 그리고 운영을 잘한다고 해도 역시 이동하고 접근하는데 똑같은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 큰 의미가 없다는 거죠.

정갑영  저도 찬성은 하지만 센터가 어느 한 곳에만 서게 되면 상징적인 의미 이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곳곳에 센터가 다 생기면 되는데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정책적인 환상입니다. 너무나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되지가 않습니다. 현재 조건에서 기존 시설들을 활용하는 것이 운동의 역량에 있어서는 가장 유리할 겁니다.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거든요. 제 얘기는 같이 하자.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하는 문화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주 고급스러운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모르겠지만 생활권 문화 이런 데서는 의도적으로라도 사회통합을 위해서 같이 하는 게 필요한 겁니다. 자치단체나 정부차원에서 예를 들어서 10개의 문화행사를 한다면 1개 정도는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같이 어울리면 많은 지원을 해주겠다는 정책적 가이드 라인이 있으면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상당히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어서 장애우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겁니다.
사회  그런데 현재 보건복지부는 장애우들의 문화에 대해 거의 마인드가 없잖아요. 굉장히 힘들고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문화의 향수나 문화를 누릴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일정부분 정부의 역할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정갑영  당연하죠. 하지만 어느 나라 정부든지 가만히 있는데 정부가 먼저 하지는 않아요. 문화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장애우들이 끊임없이 요구해야죠. 요구와 함께 문화생활과 활동이 가능하도록 운동을 해야죠. 그러면 보건복지부에서 할 수 있는 건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고 문화부에서 할 수 있는 건 문화부에서 지원하는 게 가능할 겁니다.

사회  장애우들의 문화활동은 장애우 의식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문화활동이 교육이나 기본권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싶은데 가령 내가 중증장애우인데 영화를 보고 시위를 하는 모습을 봤어요.  시위도 문화니깐 시위 현장을 보면서 주장하는 방법이라든가 싸우는 방법을 배우는거죠.  자기 문제를 돌아보고 내가 이렇게 있어서는 안되겠다.  권리를 요구해야겠다.  이렇게 발전할 수가 있는데 지금은 이런 가능성이 차단되고 집에만 있으니깐 장애우들이 사실상 사회와 단절되고 있습니다.

장애우 자신의 의식이 발전해야 노동, 복지, 교육 이런 기본권들을 원하는 수준까지 성취해낼 수 있는데 문화에서부터 차단되니까 장애우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거죠.  이런 면에서도 장애우 문화운동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앞으로 저희 함께걸음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미력하나마 장애우들의 문화생활이 가능하도록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하며 오늘 좌담을 마치겠습니다.

작성자노윤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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