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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진의 음악여행(3)] 블랙새버스(Black Sabbath)

어두운 헤비메탈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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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Rock) 음악이나 헤비메탈 음악 장르에 있어서 소위 3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그룹이 있다. 바로 딥퍼플(Deep Purple),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그리고 블랙 새버스(Black Sabbath)가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개성과 실력을 가지고 60년대 후반에서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명곡들을 남기는 등 화려한 활동을 했다. 
그 중에서 특히 다른 그룹들과 다르게 ‘블랙 새버스’는 블루스에 기반을 두면서도 전혀 블루스적이지 않은 무겁고 어두우면서도 격렬한 음악을 만들어 하드 록(Hard Rock)에서 헤비메탈(Heavy Metal)로 구체화되어 가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헤비메탈이 80년대에 구체화 된 이후에도 트레쉬 메탈(Thrash Metal), 블랙메탈(Black Metal), 데쓰메탈(Death Metal) 등으로 세분화시키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하기도 했다.
즉, 블랙 새버스는 헤비메탈의 탄생, 확립, 발전에 결정적 영향과 포인트를 미친, 헤비메탈의 할아버지인 셈이다.
오리지널 블랙 새버스의 초기에는, 두 손가락을 사고로 잃고도 특수하게 제작된 골무를 사용해서 치명적 장애를 극복한 명 기타리스트 토니 아이오미(Tony Iommi)의 어둡고 무거운 기타와 기저 버틀러(Geezer Butler)의 육중한 베이스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에, 그 위로는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기괴하고 신비로운 보컬, 뒤로는 빌 워드(Bill Ward)의 천둥 같은, 때로는 독특한 리듬과 소리로 긴장감을 일으키는 드럼 연주로 각각의 개성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음악을 선보였다.
영국의 공업 도시 버밍햄 출신으로 처음에는 너무나 촌스럽고 이미지와는 영 거리가 먼 ‘폴카 털크(Polka Tulk)’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이후 ‘어스(Earth)’라는 이름으로 블루스를 하던 이들은, 이미 같은 이름의 밴드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는 어둡고 무거운 자신들의 이미지에 걸맞는 새로운 밴드 명을 찾다가 베이스 연주자인 기저가 30년대의 고전적인 공포 영화에서 힌트를 얻어 1969년에 ‘블랙 새버스(Black Sabbath)’로 개명하고, 이듬해 2월 13일 그것도 서양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13일의 금요일"에 동명 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서양에서 금기시 하는 날에 발매 날짜를 맞춰 자신들의 악마적 이미지를 부각시킨 이들은, 이런 점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실패 예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게 되며 속으로는 “메롱~”을 외치게 된다.
그런데, 초기의 블랙 새버스는 그룹 멤버들 모두 변변한 신발 하나가 제대로 없을 정도로 가난해서 몇 명이 외출을 하게 되면 나머지는 신발이 없어서 밖을 나가지 못했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데… 크~ 신발 하나를 여럿이 돌아가며 신었으니 그 ‘족향(足香)’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데뷔 앨범의 성공 직후인 같은 해에 또 하나의 명반 [파라노이드(Paranoid)]를 발표하고, 이어서 저음에 의한 극단의 어두운 분위기를 내는 [마스터 오브 리얼리티(Master of Reality)]를 발표했으며, 72년의 [Vol. 4]에서부터는 새로운 사운드를 도입하여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73년 [새버스 블러디 새버스(Sabbath Bloody Sabbath)]와 75년 [사보타지(Sabotage)]에서는 이러한 다양성과 초기부터 이어지던 어두운 이미지가 조화된 음악을 완성하여 전성기를 이루게 되었다.
76년 우리나라 팝송 팬들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쉬즈 곤(She"s Gone)>이 담겨있던 [테크니컬 엑스터시(Technical Ecstasy)]에서는 음악적 혼란을 보임과 동시에 멤버간의 불화가 시작되어 우여곡절 끝에 겨우 78년 [네버 세이 다이(Never Say Die)]를 발표했지만, 결국 간판스타이자 핵심이었던 오지 오스본이 홧김에 탈퇴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여기서 초기 오리지널 블랙 새버스 시절을 마감하게 되었다.
80년대 초반 블랙 새버스에게 오지의 탈퇴는 그룹으로선 엄청난 위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후임 보컬로 엘프(Elf)와 레인보우(Rainbow)를 거쳐 헤비메탈 보컬의 전형을 보여준 "작은 악마"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가 가입하게 되어, 위기를 새로운 출발로의 전환으로 삼게 된다.
80년, 이들은 70년대 하드 록과 80년대 헤비메탈이 분수령을 이루는 시기에 헤비메탈의 가장 교과서적인 음반인 [천국과 지옥(Heaven & Hell)]을 발표하는데…,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웅장한 대곡으로 헤비메탈의 영원한 고전으로 인정받는 명곡이다.
이어서 81년 [맙 룰즈(Mob Rules)]를 발표하여 더 안정된 사운드를 들려주었지만, 디오가 자신의 그룹인 디오(Dio)를 결성하기 위해 탈퇴하여 제 2의 전성기는 아쉽게도 오래 가지 못했다. 그리고 82년엔 솔로로 독립한 오지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초강력 헤비 사운드의 실황 앨범 [라이브 이블(Live Evil)]을 발표하기도 한다.
다시 고심을 하게 된 블랙 새버스는 후임 보컬로 딥퍼플 출신의 수퍼 보컬리스트 이언 길런(Ian Gillan)을 영입하여 83년 [본 어게인(Born Agian)]을 발표한다. 참, 보컬리스트 복은 무지하게도 좋은 그룹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언 길런이 딥퍼플의 재결성을 위해 84년 탈퇴하자 비록 85년엔 오지 오스본과 오리지널 멤버로 “라이브 에이드(Live Aid)”에 출연하기도 하지만 그룹은 거의 활동 중단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중 토니 아이오미가 역시 딥퍼플 출신인 글렌 휴즈(Glenn Hughes)와 손을 잡고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데, 레코드사의 강요에 의해 기존 멤버들과 상의 없이 ‘블랙 새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불화가 생기는 단초가 되었다.
 86년 [세븐스 스타(Seventh Star)] 역시 강력한 사운드의 정통 메탈 음반으로, 이때부터 토니 아이오미 중심의 새로운 블랙 새버스가 시작되었다. 90년대 토니가 주도하는 새로운 블랙 새버스에는 [세븐스 스타] 발표 후 공연에서부터 보컬에 레이 길렌이 참여하지만, 새 앨범 [이터널 아이돌(Eternal Idol)] 녹음 도중 토니 마틴(Tony Martin)으로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때부터 격렬함보다는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더 중시하게 되는데, 여기에 토니 마틴의 맑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87년 [이터널 아이돌]까지만 해도 잦은 멤버 교체와 음악적 불안함이 문제였으나, 89년 명 드러머인 코지 파웰(Cozy Powell)의 가입과 함께 발표한 [헤드리스 크로스(Headless Cross)]부터 사운드도 안정되고 감동적인 새로운 분위기의 곡들이 많아져 세 번째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90년에는 [티르(Tyr)]를 발표하여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92년 로니 제임스 디오와 함께 재결합 앨범 [디휴머나이저(Dehumanizer)]를 발표해서 과거의 명성에 기대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발전하던 새로운 음악만 중단시킨 결과가 되고 말았다는 혹평을 듣게 된다.
94년 토니 마틴의 재가입으로 [크로스 퍼포즈(Cross Purposes)]와 95년 [포비든(Forbidden)]을 발표하지만, 너무 달라진 새로운 음악 사조의 성황과 [헤드리스 크로스]나 [티르]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아 별로 주목을 못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97년 12월, 역사적인 오리지널 멤버에 의한 재결합 공연이 거행되었는데, 이 내용을 담은 오리지널 멤버에 의한 최초이자 마지막 공식 실황 앨범인 [Reunion(재결합)]과 99년 비디오 [Last Supper(최후의 만찬)]를 발표함으로써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각자 솔로 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 아직도 이들은 오즈페스트 등을 통해 종종 뭉치기도 하며 계속 만나고 있기는 하다. 게다가 얼마 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블랙 새버스의 이름이 마침내 헌액되었다.
1969년 그룹 명칭을 ‘어스’에서 ‘블랙 새버스’로 변경한 이후 30여 년~ 이들의 음악 여정은 많은 후배 밴드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어둠의 신화’였던 것이다.

 글/성우진(대중음악평론가/방송작가)

작성자성우진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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