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 너야말로 틀렸어! > 문화


몽둥이, 너야말로 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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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세 살 기세문 할아버지는 말로만 듣고, 책으로만 보던 해금강을 두 눈에 담고는 감격에 젖었습니다. 눈이라도 내리려는 걸까요? 하늘은 먹장구름을 품고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조국평화통일동지회’라는 단체에서 청년운동을 하다가 처음 감옥생활을 시작한 이래 할아버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투옥과 감시에 시달려왔다고 합니다. 유신정권 시절에는 이른바 ‘사상전향’을 강요하는 모진 고문과 협박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되돌아 온 적도 있었지요.

그때 할아버지와 같은 생각을 했던 많은 분들이 운명을 달리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도, 빨치산 출신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다만 평화통일을 원했을 뿐, 이라고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생각을 강제로 바꾸려는 폭력이 싫었다, 고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할아버지의 생각이 옳은 것이었는지, 그른 것이었는지 판단하는 일은 복잡할 지도 모릅니다.

다만, 생각을 강제로 바꾸려는 그 폭력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겠지요.

내 생각이 틀렸다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너야 말로 틀렸어! 저마다 생각이 달라 이 세상이 불편해도, 저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이 세상은 또 얼마나 다행입니까. 불행 중 다행인 셈이죠.

“몸이 불편해도, 이동할 권리가 있다”는 우리의 다른 생각은, 몽둥이를 부러뜨려야만 실현 가능할까요?

작성자노순택  prota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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