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시월이면, 굴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요 > 문화


해마다 시월이면, 굴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요

노순택의 사진이 사람에게 마흔한 번째

본문

           

아버지, 나를 구해주오.
어머니, 춥고 배가 고파요.

그날 새벽, 56년 전 그날 새벽,
사람들은 죽음의 절벽 앞에 섰다.
커다란 구덩이 속으로,
끊임없이 처박혔다.

빨갱이라는 이유로,
나이든 여자/남자, 젊은 여자/남자, 어린 머슴애/계집애....
빨간 물이 들었다는 이유로 싸잡아 죽이고 말았는데,
자그마치 사백명이나 죽여 없앴는데,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대체 빨갱이가 뭐요?

가족들은 50년 동안 무서워 벌벌 떨다가
찍소리도 한마디 못하다가
이제 겨우 입을 열었다.
대체 빨갱이가 뭐요? 도대체 누가 빨갱이였소?

해마다 시월이면 죽은 이들의 이름이 굴 앞에 펄럭인다.
칼을 든 무당이,
가신 이와 남은 이의 가슴에 얹힌 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작성자노순택 (사진가)  http://nohst.simsp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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