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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상자의 영화이야기] 퇴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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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여고괴담>을 필두로 시작한 공포영화 붐 때문인지 아니면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인지 영화 <퇴마록>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포영화로 많이 아는 듯하다. 그러나 엄밀히 공포영화는 아니다. 악마 자신이 선택한 인간의 몸을 빌려 부활하려는 것을 신비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막는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광적인 사교 집단의 밀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시체들이 발견된다. 밀실에는 제단이 있고 제단 위에는 만삭의 임산부가 죽지 않고 있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후 엄마는 죽고 아이는 태어난다. 그런데 의사가 아기를 살리려하자 그 엄마는 웬일인지 그것을 만류하면서 죽어간다.

  그 후 약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죽은 사람들은 20년 전에 일어났던 종교 집단 사건에서 살아남은 5명이었다. 그런데 예전 그 사건에서 살아남아 성장해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승희는 샤워를 하는 도중 무의식 중에 살인현장이 보인다.

  한편 어느 성당에서는 한 신부가 악마가 부활하려고 한다며 신부직을 포기하고 성당에서 나온다. 깊은 밤 산에서 자기가 죽인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땅을 파는 도중에, 뒤에서 죽은 영혼이 나타나 죽이려 하자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단검을 지닌 사람이 나타나 구해주며 죽은 영혼을 달래주라고 하며 어디로 사라져 버린다.

  바다 항구에 폐선이 한 척이 있고 안에는 준후라는 한 아이가 전자오락을 하고 있다. 액션 게임이다. 자기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자꾸 밀리자 준후는 화가 나서 상대 캐릭터를 소환을 해서 자기와 싸워보자고 한다. 이 때 박 신부가 들어오고 왼쪽 손목에 단검집을 두른 현암이 들어온다. 박 신부는 예전 사교의 집단사망사건에 마지막 생존자인 승희를 악마가 죽이려고 한다며 승희를 보호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현암이 승희를 보호하게 되는 과정에서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승희를 본 준후는 승희는 선과 악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박 신부와 준후는 죽은 종교집단 교주의 뼛가루가 담겨 있는 상자를 찾으려 병원으로 간다. 그곳에서 악마는 준후를 인질로 승희를 데리고 오라고 한다. 악마는 승희를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희를 통해 부활하려는 것이었다. 나중에 승희는 준후가 악마에게 인질이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자 악마가 있는 곳으로 가고 박 신부도 따라간다. 현암 역시 승희를 보호하려고 악마가 있는 곳으로 간다. 악마는 박 신부가 걸어준 십자가 목걸이 때문에 승희의 몸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자, 박 신부의 몸을 빌어 승희의 십자가를 뺏으려고 한다.

  박 신부는 악마의 행동을 알아차리고 승희한테 악마가 자기 몸으로 들어오면 자기를 죽이라고 한다. 그러나 승희는 차마 박 신부를 쏘지 못하고 스스로 악마가 되어버린다. 그것을 본 현암은 자신의 기로 악마를 승희 몸에서 잠시 떼어내지만 정신을 차린 승희는 자기를 죽이면 악마는 부활하지 못할 거라고 하면서 자기를 현암의 손으로 죽여달라고 한다. 현암이 망설이는 사이 승희는 현암한테 키스를 하면서 현암이 잡고 있는 월향이라는 단검으로 자기를 찌르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퇴마록은 PC통신 문단에서 엄청난 인기로 소설책으로 나오더니 해외파 신인 감독들 가운데 <은행나무 침대>의 조감독으로 경험을 쌓은 박광춘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 소설책보다는 못하였지만 서극 감독의 천녀유혼에 못지않은 영화라고 본다. 퇴마록을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실망보다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가 부분적으로 설득력이 좀 약한 것 같고 진지하고 멋있어야 할 장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것을 빼면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특수 촬영이 돋보였다. 헐리웃 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할까.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퇴마록의 진짜 재미는 영화처럼 선과 악이 마냥 싸우는 게 아니라 죽은 영혼들의 슬픈 사연과 퇴마사들에 대한 배경 줄거리일 것이다.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퇴마록을 만든 사람들

감독·각본/박광춘, 원작/이우혁, 제작/장혁린, 주제가작곡/송시현, 특수분장/윤예령 프로덕션 디자이너/심상욱, 편집/이현미, CG및 시각효과/강종익, 음악/이동준, 촬영/박현철, 주연/박신부 : 안성기, 현암 : 신현준, 승희 : 추상미, 준후 : 오현철


 극장보기 - 테크노마트 CGV 11

  동서울 터미널역 건너편에 있는 테크노마트 10층에 있는 CGV 11이라는 극장이다. 이 극장에 가려면 지하철 2호선의 강변역에 내리면 되고 장애우 전용 리프트도 설치되어 있다.

  10층 전체가 극장이고 이곳에 상영관이 11개나 있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장애우 전용 화장실도 있고 장애우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다 직원들도 친절했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역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모임 전날 티켓예매를 할 때 이 극장에 장애우 지정석이 있다고 해서 장애우 지정석으로 예매를 했다. 그림상자 모임 사상 최초로 극장에 마련된 장애우 지정석을 보게 되는구나 하는 기쁜 마음으로 상영관으로 들어가 보니 장애우 지정석이라는 것이 다름아닌 관람석 맨뒤에 벽과 좌석 사이를 공간을 넓게 한 곳에 불과했다. 우리가 볼 때는 그저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를 좀 넓게 한 것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곳에 앉아서 보려니 좁아서 몸에 있는 구멍은 전부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좌석과 좌석 사이에 통로도 경사로가 아닌 계단이라서 휠체어가 맨 뒤로 가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다른 극장보다는 장애우가 접근하기 쉽다는 데 만족해야 할까...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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