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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개에 대한 단상

노순택의 사진이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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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참으로 개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개장국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감칠맛이 간절할 것이요, 개를 가엾게 여기는 분들은 도살당한 수많은 개들의 영령을 위로하느라 마음 아프겠지요. 이래저래 개가 생각나는 삼복더위임엔 틀림이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전국의 보신탕 업소는 약 6400여 곳인데요. 이들 업소에서 하루 평균 250톤 가량의 개고기가 판매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개소주용 소비량까지 포함하면 한 해 10만여 톤이 소비돼 돼지고기(70만 톤), 쇠고기(36만 톤), 닭고기(28만 톤)에 이어 4대 육고기의 대열에 오른다는군요.

국내 최대 개 유통시장인 성남 모란시장에서 하루 거래되는 개고기 물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0억원에 달한다니 참으로 개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남한뿐만이 아닙니다. 평양에서 제일 알아주는 음식 가운데 ‘단고기’를 빼놓을 수 없을뿐더러, 조선족이 몰려살고 있는 중국 동북3성 지역에서는 어디서나 ‘민족개고기집’을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개고기를 둘러싼 논쟁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개고기를 이용한 화장품, 과자, 햄버거, 각종 소스 등을 만들어 화제가 됐던 충청대 안용근 교수의 ‘신제품’ 발표장에는 동물보호단체회원들이 난입,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오랜 친구이자, 가족과도 같은 개를 식용으로 삼는 것은 야만적인 악습”이라는 동물보호론자의 주장과 “달팽이를 먹는 프랑스인과 원숭이골을 먹는 중국인을 비난하지 않듯이 개고기를 먹는 것은 민족 저마다의 습관과 다양성에 근거한 것일 뿐이며, 오히려 음성화된 개고기 시장을 양성화해서 위생적으로 처리된 개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개고기 애호가들의 주장 사이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요?

이래저래 개도 사람도 견디기 힘든 계절, 여름입니다. 이 여름, 사람이 개 생각하듯 개도 사람생각 할까요? (서로 생각은 하되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요.)


사진 글 / 노순택
작성자노순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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