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자본주의, 의료만 사회주의?
노순택의 사진이 사람에게 (열두 번째)
본문
개 님은 아주 박장대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뭐가 그리 우스운 걸까요?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배를 움켜쥐고 웃는 모양새가 가관입니다그려…
사람 놈은 궁금증이 발동했습니다.
- 어이 지나가던 개 님아, 무슨 연유로 그리 웃는겐가?
남이사 웃건말건 지나가던, 사람 놈이 무슨 참견이오?
- 이런 빌어먹을 개 님 팔자를 보았나, 설사똥을 삶아 먹은겐지, 어찌하여 사람 놈에게 말대꾸야, 말대꾸가…
죄송합니다, 깨갱깽깽… 내가 요럴 줄 알았지? 야이 사람 놈아, 네 놈이 글깨나 읽었으면 척하면 착하고 알아채야 할 것 아냐, 아둔한 사람 놈 같으니라구…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는 말도 몰라? 사자성어로 행견대소(行犬大笑)…
험악해진 개 님의 표정에 사람 놈은 잠시 당황했습니다.
- 아, 그러게 왜 행견대소하고 있었냐고요… . 개 님…?
개님은 약 6초간 깊은 상념에 빠졌습니다.
그리고는 사람 놈에게 뭔가를 건넸습니다.
작은 삐라였습니다. 허걱… 이건 삐~라… 그렇다면 개 님은 빨갱이였단 말인가
식은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사회주의라는 붉은 글씨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이렇게 포섭되는구나… 사람 놈의 머릿속에 사랑하는 가족의 슬픈 얼굴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안기부의 어두운 취조실에서 고문을 당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람 놈의 심장은 벌렁벌렁 뛰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사람 놈의 입가에도 미소가 흘렀습니다. 삐라는 농담삐라였거든요.
경제는 자본주의인데 의료는 사회주의! 수십만 의사 똘똘뭉쳐 의료사회주의 분쇄하자!
농담도 참…
그제서야 사람 놈은 행견대소의 심오한 뜻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사람 놈에게 뭔가 알수 없는 심연의 웃음이 봇물처럼 밀려왔습니다.
우히히히히… 우리나라가 의료사회주의 나라라는군… 우히히히… 아이고 배야… 그럼 나는 의료사회주의 나라에 살고 있는 거네… 우히히히히… 아이고 머리야…
요즘은 심각한 의료자본주의를 여섯 글자로 줄여서 의료사회주의라고 부른다죠? 껄껄…
개 님들이란…
노순택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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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순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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