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넷에 갸를 낳는디… > 문화


내 나이 마흔넷에 갸를 낳는디…

노순택의 사진이 사람에게 스물한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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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사년 십일월 오일, 일흔 살 잡순 홍순자 할머니는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도 갯가 옆 마늘밭에서 늦도록 일했습니다. 한 고랑만 더 마무리 짓자고 매달렸는데,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 버렸답니다.
할아버지는 여섯 해 전에 흙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딸 넷에, 아들 둘이 있지만 모두 뭍에서 삽니다. 큰 딸은 마흔여덟 살인데, 막둥이 아들은 겨우 스물일곱 살 먹었습니다.
󰡒아직 장개도 못가서 걱정이긴 햐… 내가 아들 하나 더하자고 갸를 낳는디, 고만 죽느냐 사느냐 했당게. 내가 마흔넷에 갸를 낳았거든. 부랴부랴 의사 선상이 집에 와서 봐줬으니께 살았지, 글않했으면 살들 못했당게.󰡓
딸 넷 아들 하나를 두고도, 󰡐큰 아들이 외로울깨비 하나 더 낳았󰡑던 일흔 살 홍순자 할머니의 손주는 열 놈입니다. 할머니가 마늘밭 한 고랑을 더 마무리 지었을 때 사위는 온통 어둠에 둘러싸였습니다.
마흔네 살 먹은 산모의 명줄을 이어줬던 의사 선상은 이제 섬에 없습니다. 섬에서 사람이 빠져나가면서, 병원도 섬을 빠져나갔습니다.

노순택 (사진가) http://nohst.simspace.com
작성자노순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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