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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택의 사진이 사람에게 서른아홉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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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도록 내렸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났던 걸까요. 무슨 비가 그리 몰아치는지.
불볕더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네요.
누구는 더위를 피해 달아나고, 또 누구는 맞서겠지요.
누군가는 맞서고 싶어서 맞서겠지만, 또 누군가는 피할 수 없어 맞설지도 모릅니다.

지난 겨울입니다. 눈이 내렸어요.

스키장에는 저 역시 가본 적이 없고, 딸아이는 물론이었지요.
눈썰매장에도 돈 핑계, 시간 핑계, 이런저런 핑계, 저런이런 핑계로 가 보질 못했는데,
아 글쎄, 눈이 내리는 겁니다. 소복소복 예쁘게도 내리는 겁니다.

동네 뒷산에 올랐습니다. 비탈길에서 아이들이 부대자루와 종이상자로 썰매를 타고 놀더군요. 그 초등학생 오빠들을 졸라, 내 아이도 썰매를 탔습니다. 튼튼한 빵가게 상자를 들고 왔던 오빠가 선뜻 빌려주었습니다. 아이는 신이 났고, 나도 덩달아 좋은 아빠가 되었지요.

눈과 함께 노는 법이 다양하듯, 더위와 함께 하는 방법도 아흔아홉 가지는 넘을 것입니다. 꼭 바다를 봐야 피서라던가요. 무더위에 너무 지치지만 않아도, 어느새 가을은 찾아올 것입니다.


노순택 (사진가) http://nohst.simspace.com
작성자노순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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