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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적 욕구를 해결하고 싶어! 나도 섹스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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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메일을 확인하다 보면, 당혹스러운 경험을 많이 한다. 여성의 성기가 중심인 사진 공세는 감정적 거부와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한번 더 클릭하게 한다. 또 갑자기 쏟아지는 인터넷웹(web)창의 물결에 놀라 누가 볼세라 얼른, 닫기 속도전을 벌인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도 놀라는데, 이런 장면을 청소년이나, 성적 접촉 혹은 경험이 없는 장애인들이 본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순간 현기증이 난다. 성기중심의 성은 장애인에게는 또 다른 ‘폭력’이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장애인의 성을 이야기 해보자. 장애인도 “섹스 할 수 있어요. 섹스 할 권리를 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섹스’, ‘성’, ‘사랑’ 이 안에 많은 장애인들은 속할 기회를 달라고 외치는 것이다.

정신지체인의 자위하는 모습에 놀란 여성 생활지도교사들의 이야기, 결혼하고 싶다고 상담해오는 마흔이 넘은 장애인, “누나! 나 요즘 고민이 생겼어, 여자생각이 자꾸나!”라며 걱정하는 모습들...이렇게 장애인의 해결하지 못하는 성적 욕구는 고통의 강물 속에 있는 그들의 삶을 더욱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장애인이 섹스에 대해서, 혹은 성에 대해서 말하면, 가시돋힌 눈길로 “병신 육갑하네, 병신인 주제에 무슨...”이런 소리들도 허다하게 듣는다. 아예 장애여성은 결혼을 포기하고, 여성으로서 섹스에 관한 행복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골치 아픈 상황인데, 아예 잊고 사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피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외친다. 밥을 먹고, 배변을 하고,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매는 본능처럼 성적 욕구도 그런 본능일뿐. “포기하지 말고, 찾아 나서라!!”라고. 하지만 어떻게?

장애인의 성을 이야기 할 때, 일반적인 성교육으로만 해결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특화시켜 장애인의 성적 삶을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마 이 부분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더더욱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들이 아니고서 누가 장애인의 성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인가. 비장애인들이 말하는 장애인의 성은 언제나, 교과서 수준이 될 수 있으니...
장애인 스스로도 성적 권리를 가진 사람이며, 즐겁게 누리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는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비장애인들의 일반적인 성에 대한 거부도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이 하는 소위 일반적 체위만을 섹스라고 여기게 하는 문화와 인식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전신마비 장애인이면 어떠리, 그들만의 언어로 섹스를 나눌 수 있으리...

장애인들이여! 꿈속에서만 섹스하지 말고, 상대를 적극적으로 찾는 삶의 기회를 포기하지 말라!
세상이여! 비장애인들이여! 장애인도 그대들처럼 일상에서 충만하게 성욕을 해결하며 살고 싶다네!

섹스 또는 성은 관계로 시작되는 하나의 희열이다. 나와의 관계에서부터 시작해 너의 몸과 정신의 세찬 결합인 것이다. 여기에 무슨 형식이 필요한가. 마음이 맞으면, 장애가 있다면 섹스 도구를 활용하여 즐겁게 해 줄 수도 있으리. 서로가 합의하고, 동의한다면. 그리고 혼자서도 과감히 자신과 대화할 수도 있으리...

작성자박지주 (정립회관 자립생활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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