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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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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례를 받은 지도 30년이나 되고, 집사라는 직책을 받은 것도 비슷한 햇수가 되는데도 한번도 만족한 예배를 드려본 적이 없다. 참으로 이름 그대로 돌예수꾼이었다. 다만 내가 예배당 문간방에 살면서 새벽종을 울리던 때가 진짜 하느님을 만나는 귀한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특히 추운 겨울날 캄캄한 새벽에 종줄을 잡아당기며 유난히 빛나는 별빛을 바라보는 상쾌한 기분은 지금도 그리워진다. 1960년대만 해도 농촌교회의 새벽기도는 소박하고 아름다웠다. 전깃불도 없고 석유 램프불을 켜놓고 차가운 마룻바닥에 꿇어앉아 조용히 기도했던 기억은 성스럽기까지 했다.

14~15p - 권정생, ‘우리들의 하느님’

지난 5월 17일 지병으로 타계한 권정생 선생의 산문집.
모 방송사에서 이 산문집을 책읽기 프로그램에 소개하려고 하자 ‘아이들에게 책 고르는 즐거움을 빼앗고 싶지 않다’고 거부해 더욱 유명해졌다.

쉽게 읽히는 내용과 달리 주제는 녹록하지 않다. 성전 건축에 열 올리고 빨간 십자가로 불야성을 이룬 한국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나, 소유욕 때문에 병들어 가는 자연, 아이들의 교육문제 등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전쟁과 굶주림으로 살아있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절의 기독교는 교리와 율법을 떠나 마음이 모이는 곳이었으나, 체면과 돈이 모이는 곳으로 변해버린 기독교를 질타하고 있다.

■ 지은이 : 권정생
■ 펴낸곳 : 녹색평론사
■ 값     : 6,000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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