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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연의 나로 돌아가는 시간

최은이 씨의 유럽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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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 최은이  
 
때는 바야흐로 2001년, 당시 대학 3학년이던 최은이 씨(청각장애2급)는 졸업하기 전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욕구가 일기 시작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유럽 여행.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여행 100배 즐기기’ 등의 서적과 여행사 사이트, 포털 검색 사이트를 여기저기 뒤져보며 정보를 취합하고 약 500만 원의 예산으로 두 달간 혼자 떠나는 유럽여행을 계획했다.
분주하게 여행준비를 마친 뒤 6월, 마침내 독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은이 씨가 선택한 경로는 독일→노르웨이→네덜란드→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스위스→터키→그리스. 유럽에서의 일정은 은이 씨에게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자유함을 선사해주었다.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 포커페이스로 얼마나 잘 사는지에 따라 ‘사회생활 잘 한다’는 평가가 주어지는 일상에서 벗어나 머나 먼 이국땅에 놓이다보니, 맘껏 자신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어 후련했다.

게다가 장애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잔잔한 충격도 받았다.
노르웨이 피요오드 지역인 구드방겐에 들렀을 때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가 백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버스에서 내리려하자, 버스를 멈추고 할머니를 부축해 할머니의 발걸음에 맞춰 하차를 도와주고, 승객들도 아무 불평 없이 운전기사를 기다렸다.

노르웨이나, 터키 등에서는 은이 씨가 청각장애인인 것을 눈치 챈 현지 학생들이 은이 씨가 청각장애인임을 알면서도 무관심했던 한국 관광객들과 달리, 간단한 몸짓이나 필담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소통을 시도해 작은 감동을 주었다.

비록 두 달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이었지만, 그 곳에서 경험한 자유함과 자잘한 감동들이 준 여운만은 여전히 은이 씨 가슴에 길게 남아있다.
작성자소연 기자  cool_w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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