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만 선수 “기록 부담 때문에 긴장 많이 해…생각보다 기록 좋아 다행” > 문화


홍석만 선수 “기록 부담 때문에 긴장 많이 해…생각보다 기록 좋아 다행”

육상 홍석만 선수 공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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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장애인체육회
메달 수상 소감은?

홍석만 선수(이하 홍) : 훈련 하면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상황이 나에게 잘 맞았고 내가 생각했던 기록보다 잘 나왔다. 다른 외국 선수들도 많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견제도 많이 했다. 기록도 세우고 새로운 것을 많이 느끼는 대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유희상감독(이하 유) : 이런날이 올줄 알았다. 무엇보다도 홍석만을 비롯한 선수들 모두를 만난 것이 정말 행복하다. 선수들 스스로 혼연일체가 되어서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예선에서 마지막에 속도를 줄여 ‘장애인의 볼트’라는 별명이 붙었다

홍 : 예선이기 때문에 체력을 비축하려고 마지막 50미터 놔두고 살살 했다. 그날따라 비가 많이 와서 걱정했었다. 다른 나라도 비오는 날씨를 대비 많이 했을 텐데 생각보다 기록이 좋아 놀랐다. 같이 뛴 선수들도 기록이 잘 나온 편이라 다행이다.

(김성일 단장에게) 메인 스타디움에 애국가가 울려퍼진 느낌은?

김성일 선수단장 : 전통적으로 취약한 종목인 육상이 펼쳐지는 메인스타디움에서 태극기 올려준 것은 국민모두를 벅차게 한 것이다. 정말 감격적인 날이었다. 홍석만 선수의 부인이 일본인이라며 일본 임원들에게 축하 인사도 받았다. 특별히 메인 스타디움에서 우리 국기 올려준 것만 해도 너무 기쁜 일이다. 200m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싶다.

훈련 때나 시합 때나 두건을 쓰는 이유는?

홍 : 연습할 때 땀이 흘러 내려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젠 안 쓰면 어색하다. 지금은 두건 벗으면 머리가 말이 아니다. 결례를 범해 미안하다.

홍석만을 촬영했던 사진작가 조세현이 말하기를 홍석만의 패션감각이 남다르다고 하더라.

홍 : 특별히 신경쓰지는 않고 내가 좋아하고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편이다. 합숙 때에는 가끔 헤어스타일을 바꾸는데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일본기자가 묻기를 홍석만 같은 스타 선수가 어떤 브랜드의 휠체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판매도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하더라.

홍 : 미국 인바크의 ‘탑앤드’라는 제품을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경기용 휠체어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재질이 생산되지 않는다. 탑앤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고 견고하고 스피드를 냈을 때 종속을 받는 부분에 있어서 가장 좋았다. 지금 타고 있는 휠체어는 2000년대 초반 모델인데 디자인이 가장 맘에 든다.

선수 소개 시 전광판에 얼굴이 비춰지니까 카메라 비추니까 독특한 표정을 짓던데

홍 : 요즘 잠을 많이 못 잤다. 경기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출발 전에 생각하지 못한 긴장감이 몰려와서 그것을 풀고자 그런 표정을 지어봤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연습 때 취재에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다

홍 : 아테네대회 이후 많은 관심을 받게 되어 고맙지만 선수이다 보니 훈련에 더욱 열중하고 싶었다. 감독과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본의 아니게 결례를 범한 것 같아 미안하다. 선수는 충분한 훈련을 통해 좋은 기록을 내는 ‘선수로서의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올림픽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

(유희상 감독에게) 84년 올림픽에 병원용 휠체어를 타고 출전했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유 : 비교가 힘들 만큼 많이 발전했다. 민망하게도 당시 병원용 휠체어를 타고 출전한 선수는 내가 유일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개인 경기용 휠체어가 있다.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훌륭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좋아졌다. 내년 장애인 선수촌이 지어지면 월등한 기량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제 계주에서 따낸 동메달이 홍석만의 메달보다 더 값지다고 했는데

유 : 다른 선수들의 기량은 홍석만 만큼 뛰어나지 않다. 계주의 메달은 개인의 기록이 좋아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팀웍이 중요하다. 계주 훈련을 많이 했고, 팀웍을 다지려고 야단도 많이 쳤다. 베이징 현지에 오면서 기록이 많이 좋아졌다. 개인 메달보다 천배 만배 이상 비싼 평생 얻지 못할 귀한 메달 이라고 생각한다.

홍석만은 오랜 기간 2인자에 머물렀다가 아테네대회에서 스타로 급부상했다.

홍 : 개인적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많이 가고 싶었다. 대표 선발전에 탈락하고 2년 동안 운동을 거의 못했다. 운동 만 하던 시절이라 일을 시작하려고 했다. 2002년 부산 퍼시픽 경기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운동을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기존에는 중장거리, 마라톤을 많이 하다가 단거리 종목으로 전향했다. 2002년 이후 직장생활과 선수생활 겸했는데 2년간 훈련 끝에 아테네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20대를 지나면 근력이 떨어지기 시작할텐데 34세의 나이에 2연패와 세계신기록을 달성했다. 본인의 전성기는 언제인 것 같나?

홍 : 전성기가 이제 거의 다 되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이다 보니 전성기를 가늠하기는 힘들다.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기복도 있다. 오늘 성적은 좋았지만 언제까지 좋을지는 모른다. 언젠가 조금 씩 뒤쳐질 것이다.
가족은 보고 싶지 않았나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인터뷰 도중 와이프와 아기가 많이 생각 났다. 오는 16일이 아이 생일이다. 돌 때를 제외하고 항상 아이와 생일을 같이 못했는데 이번에도 못해 아쉽다.
작성자대한장애인체육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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