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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연재] 동정은 싫다 제5장 통합 그늘진 곳에서 밝은 곳으로

본문

 [번역연재] 미국 장애우 운동사(12)

 


레인맨의 탐 크루즈가 옳았던 이유

 


제5장 통합 : 그늘진 곳에서 밝은 곳으로

 

(Integration : Out of shadowland)

 


 

  영화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했던 것과 같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는 다른 사람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일을 하지 못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장애우도 사회적 지원과 관심이 조금만 곁들여지면 충분히 당당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이번 호에는 이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사람들과 함께 이들이 펼쳐낸 다양한 삶의 드라마를 소개한다.

 

 

 

저자 : 조셉 피 쉐피로

  이 책을 쓴 조셉 피 쉐피로는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유에스월드 리포트지 기자로서 사회정책에 관한 다수의 기사를 썼다.

  그는 미국 알리샤 페터슨 재단의 장학금을 받아 미국 장애우 인권운동을 연구해서 이 책을 썼다.

 

역자 : 서동명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

 

 

 

 

"35년 동안 휠체어 탄 고객은 한 번도 못봤소"

 

  미국 소도시의 한 우체국장은 휠체어가 우체국에 손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기존의 시설을 고쳐달라고 요청을 받았다.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상당히 가파른 20개의 층계를 지나가야만 했으며, 출입구의 문도 너무 좁아서 아무리 작은 휠체어라도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요구를 우체국장은 간단히 거부하는데 이유는 단 하나, "35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했지만, 한 번도 휠체어를 탄 고객이 들어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우체국장이 가정하는 것과 같이 장애우들이 일반적인 사회생활 공간에서 눈에 띄지 않게 되는 것은 그들이 통합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거나, 심지어 그러한 자격이나 가치가 없는 증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아동이 비장애아동과 분리되어 교육을 받는 이유를 그들이 함께 공부할 능력이 없거나 혹은 장애아동들이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애우들이 일터에 없는 것은 그들이 일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장애우운동이 이론가인 로버트 펀크는 이렇게 이와 같이 이야기한다. "이러한 가정에는 역사적으로 깊은 유래가 있다. 장애우들의 열등한 경제력, 사회적 지위는 장애로 인해서 부과된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차이의 피할 수 없는 결과 때문에 생긴 것이다."

  펀크가 주장하기에 이러한 역사적 결과는 결국 장애우들을 "의존적인 존재"로 취급했다. 미국의 인종차별정책은 이들에게도 존재하여 온 것이다. 학교교육을 위한 자금지원은 특수학교를 비장애학생들의 학교와 분리시켜서 열등한 교육을 제공하였다. 모든 버스에 휠체어리프트를 설치하기보다는 밴(VAN)을 이용한 보조교통수단을 제공하였다.

  분리되고 불평등한 이러한 교통수단은 일반적으로 장애우들이 24시간 전에 요구해야 하는 것이었고, 대부분의 경우 비장애우들이 장애친구들과 그 밴을 타는 것이 허가되지 않았다. 또 시각장애, 뇌성마비, 혹은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보호작업장이 세워졌다. 일부 보호작업장들은 그들에게 통합적인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을 가르쳤지만, 대부분의 작업장은 일종의 "어른들의 탁아소"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연방정부는 분리된 시설과 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감옥과 같은 의료기관을 계속 세워서 정신지체 혹은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수용하였다.

  2차 세계대전은 많은 영구장애우를 낳았다. 그리고 이들은 부모와 함께 그저 집안에 처박혀 있거나 혹은 분리된 시설에 들어가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살아가고 일할 수 있도록 동등한 기회를 갖게 해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에게는 사고 바로 전까지 누렸던 많은 권리들을 계속 갖는 것이 매우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우체국장과 같이 이러한 장애우들 때문에 기존 시설을 당장 바꿔야 한다는 요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때까지 사회에서 장애우들은 격리되어 있었으며, 그들에게 통합적인 태도, 프로그램, 독립적인 삶을 위한 법률의 개정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터와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로의 통합은 오늘날 장애우운동 중 최우선의 목적이 되었다. 이러한 통합은 단지 경증장애우들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우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남다른 능력을 갖고있는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지역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인 CSAAC는 그들에게 일자리와 집을 제공하여 주기 위해 노력하였다.

  CSAAC의 회장인 굿맨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제된다"고 말한다. 수십 년 동안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의 일회용품으로 여겨졌으며, 희망도 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폐증은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은 불치의 뇌장애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버려졌었다. 일부는 다른 사람들과 전혀 의사소통이 안되었다. 많은 자폐증 사람들은 그들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였다. 소리치고, 자신의 머리를 때리기도 하는 등의 자해행동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자폐증을 가진 미국인은 약 20만 명 정도 되는데 이 증상은 일반적으로 생후 3년 사이에 일어난다. 그 발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이중 70% 정도가 정신지체를 어느 정도 동반한다고 여겨졌다. 다른 10%는 그 반대로 음악, 숫자, 예술, 혹은 기억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다. CSAAC의 한 회원인 리차드는 달력을 외우는데 비상한 능력이 있었다. 그에게 어떤 날짜를 무작위로 물어보면 그 날의 요일을 정확히 맞추었다. 그러나 취업하는데 정작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계산은 또 못하였다.

  굿맨이 설명하기에 CSAAC의 프로그램의 목적은 적어도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이 희망이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은 "알맞은 지원을 통해서 이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녀는 이야기한다. CSAAC는 1979년에 자폐아의 부모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는데, 그들은 자녀들을 시설에 보내는 대신 집에서 혹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 고통받아왔다.

  그러나 갖은 노력 끝에 굿맨의 아들을 포함한 52명의 자폐청소년의 후원자를 조직하였고, 성인이 되어 시설에서 벗어나서 소위 지역사회지원고용이라고 불리는 일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CSAAC는 심지어 일반적으로 자폐증과 정신지체와 같은 발달장애우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밖에 있는 직업에서 그들의 클라이언트의 직업을 찾아주었다.

 

 

 

더스틴 호프만을 보라

 

  필자가 1989년 굿맨을 찾아갔을 당시, 영화 "레인맨"이 그 해 아카데미상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레인맨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가족들은 자폐아인 레이몬드로부터 비장애동생 찰리가 혹시 해를 입을까 싶어 떨어뜨려 놓으려고 사설 정신요양원에 레이먼드를 숨겨놓는다. 그러나 성장한 찰리가 아버지의 유산 3백만불이 모두 형에게만 상속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강한 불만과 의심을 품고 사라졌던 형의 존재를 찾아 나서게 된다. 자기 중심적인 찰리(탐 크루즈)는 레이먼드(더스틴 호프만)를 찾아 유산 때문에 형을 납치하듯 시설에서 빼낸 후 아주 다채로운(?)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것은 레이먼드에게는 자유를 가져오고, 찰리에게 뜻밖의 사실을 알려주게 된다. 자신의 형이 단순한 장애우가 아니라 오히려 레이먼드는 복잡하고,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레이먼드는 비상한 기억력으로 모든 전화번호부를 다 외우는가 하면 순식간에 바닥에 떨어진 이쑤시개의 숫자를 셀 수도 있었다. 또 라스베가스에 갔을 때, 레이먼드는 탁월한 기억력으로 찰리가 불랙잭으로 9만불을 딸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생활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찰리와 레이먼드의 형제애는 깊어지게 되었다.

  결국 기차에서 레이먼드는 붙잡히게 되고 다시 오하이오에 있는 정신요양시설로 돌아가게 된다. 찰리가 레이먼드와 함께 있겠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사는 레이먼드와 같이 자폐증을 가진 사람은 시설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증거로 클라이멕스 장면인 레이먼드가 소리치고, 자신의 머리를 쉴새 없이 때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이기 때문에 그렇지, 실제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탐 크루즈가 옳았던 것이다. 레인맨은 시설로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 레이먼드는 그 자신이 스스로 잘 살아갈 있었다. 그는 직업을 가질 수도 있었고, 심지어 자신의 아파트에서 혼자서 살아갈 수도 있었다. 대체로 30만 명 이상의 장애를 가진 성인들이 레이먼드보다 더 낮은 기술만을 가지고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자폐라는 장애를 가진 남성과 여성들을 필자는 매릴랜드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레이먼드와 같이 매리 시우에르비어도 자폐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우에르비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혼자서 두 번 버스를 갈아타고, FIC회사에 출근을 해서 핵잠수함과 전투기를 위한 퓨즈를 조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일을 하기 전에 그녀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면서 군부대시설에 갇혀서 20년 넘게 살았었다. 이제 그녀는 3명의 다른 자폐증을 가진 여성과 2명의 사회사업가와 함께 살고 있다. 차려진 음식을 먹기보다는 그녀는 저녁을 위해 직접 스테이크를 만드는 일도 즐기고 있었다. 똑같은 옷을 입기보다는 직접 쇼핑을 하였다. 시우에르비어는 또 디즈니월드에도 여행하러 갔었다. 그녀는 정확하게 야구에 대해 이야기하였으며, 레인맨 이전의 아카데미상 수상자의 명단을 모두 외우고 있었다.

 

 

 

자폐증은 병이 아니다

 

  물론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고용한 것은 숨겨져 있는 장애우들의 능력을 밖으로 보여주기 위한 배려가 결코 아니었다. 이것은 더 이기적인 발상에 의한 것이다. 그들은 단지 신뢰할 만한 일꾼이 필요했던 것이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의 특성 중 특별히 반복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을 훌륭한 일꾼으로 만든 것이다. FIC에서 사우에르비르는 퓨즈램프를 싸는 일을 하였는데, 이것은 지루하고 또 정확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의 관리자인 낸시 미첼은 사우에르비르가 처음 이곳에 일하러 왔을 때 많은 의심을 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낸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그녀는 아주 정교하며, 완벽하다. 그녀가 5천 개의 램프를 모두 다 정확하게 똑같은 방향으로 쌌다." 직무지도원에 의하면 어떤 일에서는 사우에르비르와 노보트니가 다른 동료들에 비해 200%의 일을 수행할 수 있었다. 사우에르비르는 8년 동안 단지 이틀만을 아파서 쉬었을 뿐이다. "우리는 아침과 오후에 15분씩 쉬는데 그들은 우리보다 더 빨리 일로 돌아간다"고 미첼은 이야기했다. 실제로 사우에르비르가 나와 인터뷰하는 동안에 정확히 10시 15분이 되자 작은 칼을 집어 들고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시간에 그들의 동료들은 몇 분 더 커피를 마시면서 쉬고 있었다.

  두 명의 일꾼 외에 FIC사장은 CSAAC에서 월급을 주는 직무지도원인 루보르를 고용하였다. 고용주가 사우에르비르와 노보트니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루보르가 가장 먼저 파악했다. 그녀는 새로운 과업을 하나씩 배워서 이것을 두 사람에게 천천히 직접 가르쳐 주었다. 일부 CSAAC 근로자들은 이제 더 이상 직무지도원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자폐증을 가진 근로자들 옆에는 직무지도원이 매시간 지키고 있었다.

  노보트니와 사우에르비르의 사례는 성공적인 것이지만 그들은 상대적으로 CSAAC에서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경우였다. 둘 다 경증의 자폐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훌륭한 근로자였고 그들의 행동에서 자해행동 등의 나쁜 점이 없었다. 그러나 CSAAC는 어떠한 힘든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CSAAC의 직무지도원과 심리학자로부터의 지원을 통해서 어떠한 자폐증을 가진 사람도 성공적인 일꾼이 될 수 있다고 굿맨은 주장하였다. 샘 대쉬너도 그러한 경우 중 하나였다.

  그가 일하고 있는 컴퓨터가게에 접근했을 때 그는 달려나와서 팔을 휘두르면서 얼굴을 나에게 바싹 대는 것이었다. 그리고 쉴새없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이름은? 어디 살아요? 여기에 왜 왔어요? 어떤 종류의 차를 가지고 있으세요? 이름이 뭐예요?" 대답도 하기 전에 그는 또다시 이러한 종류의 질문을 쉴새 없이 계속하였다. 이렇게 그는 과잉행동을 보이거나 상당히 산만하였다. 하루 종일 직무지도원이 옆에서 같이 일하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레인맨에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또 그가 비를 무서워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CSAAC의 심리학자인 마샤 스미스는 대쉬너에게 그의 공포를 조절하는 점을 가르쳤다. 스미스는 대쉬너에게 어떻게 매일 아침 집에서 나오기 전에 날씨를 체크하는지를 보여 주었다. 비가 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는 비옷과 우산을 가지고 가도록 했다. 그리고 비가 올 때 스미스는 그에게 "비는 절대 무서운 것이 아니야. 그냥 이렇게 물같은 거야"라고 계속하면서 설명해 주었다. 이러한 의도는 대쉬너에게 비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더 쉽게 자신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쉬너의 과잉행동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그가 이제는 시간제로 근무하면서 최저임금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대쉬너는 일하는 것을 즐겼으며, 그룹홈에서 살면서 자신이 번 돈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때로는 프로이드처럼

때로는 셜록 홈즈처럼

 

  스미스의 업무 중 반은 프로이드였으며, 반은 셜록홈즈였다. 그녀는 자신이 보조하는 자폐증을 가진 사람이 사회적응에 실패하게 되면 그 원인을 밝혀내고, 그리고 나서 전략을 세워서 다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했다. "우리 모두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장점은 직업을 얻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 중 일부에게는, 매주 임금을 지불하는 대신에 매 15분마다 웃으면서 임금을 지불해야 하기도 하거나 혹은 등을 토닥거려 주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그녀는 이야기했다. 배고프면 발작까지 일으키는 사람을 위해서 스미스는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냈다. 직무지도원이 언제나 가까운 곳에 많은 양의 과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폐증을 가진 두 명의 남성을 자신의 인쇄회사에 고용하고 있는 로저비치 씨는 이렇게 직무지도원이 옆에서 그들을 돌보아주는 체계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약간씩이라도 안좋은 버릇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그 버릇이 간단히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것을 고치고 조절할 수 있도록 직무지도원들이 훈련한다"고 비치는 밝혔다.

  심지어 자폐증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 억압된 감정을 갑자기 나타날 때 직무지도원은 그 문제를 즉시 진정시킬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또 한 일꾼이 어떤 문제 때문에 감정을 폭발시키고 있을 때 직무지도원은 그 사람을 그냥 내버려두도록 한다. 만약 이것이 본인이 해결하기 힘든 일이라면 그 직무지도원은 즉시 다른 CSAAC 스텝들에게 긴급 호출을 한다. 그러면 10분 내에 그들은 도착한다. 짧은 소동을 끝내고 나면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예외적인 상황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것이라고 CSAAC의 설립자인 패트 주어스는 이야기한다. 비장애우들이 장애우들 곁에서 일할 때 그들은 장애우들을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그녀는 이야기한다. 주어스는 "직장동료들은 함께 일하는 장애우들을 특별한 사람이 아닌 같은 동료로 보기 시작한다. 또 사회의 짐이 되는 존재라기보다는 같은 납세자로 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물론 때때로 거기에는 편견이 존재한다. 인쇄회사인 비치 브라더스에서는 한 명의 근로자가 자폐증을 가진 사람과 바로 옆에서 일하게 된다면 자신이 당장 그만두겠다고 위협을 하였다. 로저 비치는 그녀에게 언제나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결국 다른 동료들을 대하는 것처럼 그 자폐증을 가진 일꾼을 대하게 되었다고 비치는 이야기했다.

  장애우에 대한 고용인들의 인식이 변화보다 훨씬 더 두드러진 것은 자폐증을 가진 고용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였다. 수다스럽고 활발한 프랭크모르간은 그 인쇄회사에서 다른 근로자들에게 그의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연주해주었던 "사운드 오브 뮤직"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혹은 그가 지난번에 갔던 식료품점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그가 23년 간 살던 시설을 떠나10년 전 처음으로 이 회사에 왔을 때, 단지 "안녕"과 "좋아"라는 단어밖에는 말할 줄 몰랐었다.

  CSAAC는 그들이 단순하고 인간적인 가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즉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지역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같은 지위와 역할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폐증은 복잡하고 어려운 장애이다.

  그러나 자폐증을 일종의 병으로 간주하면 안된다. 흥분한 행동들이 병적인 것으로 간주되기보다 오히려 의사소통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로 간주되어야 한다.

  CSAAC는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알맞은 지위와 역할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실질적인 일이 제공되어야 하고,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직장동료들과 이웃사람들이 그들을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그들의 행동을 참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이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응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가 달려있다.(계속)

 


글/ 서동명

 

 

작성자서동명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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