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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에 펼쳐진 무지개빛 희망”

인화학교 출신 청각장애학생들 미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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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 인화학교 사태를 겪으며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그림을 통해 치유하다. 3개월 간 진행된 미술수업은 아이들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줬다.
“인화학교 사태로 닫혀버린 마음의 빗장을 풀다”

지난달 30일 인화학교 출신 청각장애 학생들의 새로운 배움터인 홀더지역아동센터에서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15명의 청각장애 학생들이 지난 3개월간 갈고 닦은 솜씨를 뽐냈다. 십시일반 돈을 거둬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후원인들이 속속 도착하자 조용했던 홀더아동센터는 금세 사람들로 북적였다.

김혜옥 홀더지역아동센터 사무국장은 “인화학교 사태를 겪으며 받은 상처를 어떻게든 보듬어주고 치료해줘야겠단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며 “강박관념이 심했던 애들도 미술치료를 통해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고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지난 10월부터 서구청 도움을 받아 ‘미술치료를 통한 청각장애학생자아성장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미술수업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자유화 그리기,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핑거 페인팅, 만다라 문양 색칠, 협동화 등 매주 다른 주제를 선정,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김수경 미술치료 강사(40)는 “애들의 자존감이 많이 약해있는 상태였다”며 “수업 초창기만 해도 마음껏 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걸 그리라고 해도 쭈뼛쭈뼛 거리거나 옆의 친구 그림을 보고 그려 어려움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손가락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핑거페인팅 시간. 열 손가락을 사용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반인들과 달리 몇 손가락만을 이용해 소극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김 강사는 저항력이 높아 새로운 걸 도전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시범을 보이며 긴장감을 풀어주었다.

이들의 3개월은 눈부셨다. 수업이 마무리 될 즈음엔 제법 완성도 높은 그림도 나왔다. 수업을 통해 새롭게 재능을 발견한 이들도 있었다.

도화지에 그려진 손과 발엔 알록달록 색이 입혀져 있다. 수많은 눈이 달린 손과 발. 이 그림을 그린 류철훈(18)군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다 그린 그림이다”며 “그림을 통해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졌고 몰랐던 재능도 살짝 발견하게 된 것 같다”고 수줍어했다.

애니메이션 작가가 꿈인 정지혜(17)양은 “인화학교를 다니며 느꼈던 절망과 복잡한 생각들을 그림에 다 쏟아내려 했다”며 “핑거페인팅 시간은 어릴 적 친구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협동화는 힘든 만큼 좋은 작품이 나와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오세연(15)군은 그림을 통해 평소 진중한 모습의 목사님을 불량학생 컨셉으로 바꿔 그렸다. 그린 이유를 묻자 대답 대신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강사는 “어린 나이에 겪어야했던 힘들었던 기억들은 다 잊어버리고 이제부터는 세상의 좋은 면만 보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이 더 이상 다치지 않으면 좋겠다”고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다.
작성자오윤미 기자  tiamo@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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